난방비 걱정이 늘어나는 겨울철이다. 그렇지 않아도 문틈으로 새나가는 달러를 아끼기 위해 각종 준비들을 할 때지만 연방정부와 뉴욕시가 주택을 에너지 절약형으로 개조, 수리할 경우 지원을 약속하고 있어 리모델링 수준의 공사도 고려해 볼만 하다. 정부의 각종 지원 내용과 간단한 난방 절약 요령을 소개한다.
■ 홈 에너지 스코어
조 바이든 부통령은 지난 9일 ‘홈 에너지 스코어(Home Energy Score)’ 프로그램의 시행을 발표하고 9개 도시 시범 실시를 거쳐 2011년 여름까지 전국적으로 확대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정책은 정부가 파견한 홈 인스펙터에 의해 주택 실사를 받은 뒤 각종 절약형 개조에 따른 수리 비용을 시중 은행보다 저렴한 이율로 최고 2만5,000달러까지 장기 융자받는 내용을 담고 있다. 바이든 부통령은 “이 프로그램으로 에너지를 절약할 수 있을 뿐 아니라 건축, 건설업계 활성화에도 기여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자레드 번스타인 프로그램 디렉터도 “현재 미국에는 수천만가구가 넘는 오래된 주택들이 비효율적으로 에너지를 소비하고 있으며 장기적으로 개조가 이루어지면 큰 효과를 얻을 것”이라고 밝혔다.
■ 에너지 스타 제품 설치
에너지부는 ‘에너지 스타(Energy Star)’ 로고가 붙은 절약형 제품을 설치할 경우 최고 1,500달러까지 세금 크레딧을 준다. 해당 제품을 올 12월 31일까지 구입·설치하면 구입비의 30%까지 돌려받을 수 있다. 제품을 구입하는 데 1,000달러가 들었다면 300달러까지 혜택을 받을 수 있는 것이다. 크레딧 한도는 1,500달러. 인건비 등을 포함한 설치비는 해당되지 않는다. 대상은 해당 주택에 살고 있는 집주인으로 제한된다. 렌트를 하고 있거나 신축 주택은 제외된다. 신청자의 소득 제한은 없다. 소득세 신고 마감일인 내년 4월 15일까지 증빙 서류를 첨부해 신청하면 된다. 국세청(IRS) 5695 양식을 이용하면 된다. 이 때 구입 영수증과 함께 제조업체에서 발행하는 증명서를 동봉해야 한다.
■ 태양열 주택 혜택
에너지 효율이 높은 주택으로 개조할 경우 드는 비용도 세제혜택을 받을 수 있다. 태양열을 비롯해 지열이나 풍력 시스템을 이용한 친환경 주택으로 업그레이드하면 인건비를 포함한 총 비용의 30%까지 세제혜택을 받을 수 있다. 기존주택은 물론 신축건물도 포함된다. 기간은 2016년 12월 31일까지. 그러나 친환경 주택 개조는 비용이 적지 않기 때문에 정부에서 지원을 해주더라도 혜택을 받기가 쉽지 않다는 것이 업계의 설명이다.한편 이규면 건축사는 “새 건물을 지을 때 에너지 효율적으로 시공하는 한인은 많지만 실제로 정부의 지원을 기대하고 리모델링을 하는 경우는 아직 거의 없다”고 말했다. 이 건축사는 “공공 건물 뿐이 아닌 상업 빌딩을 지을 때도 이제는 에너지 스타 제품이 아니면 사용하지 못하도록 규정화 되어 있는 경우가 많아 에너지 효율을 거스를 수 없는 대세”라고 강조했다.
■ 간단한 설치로 난방비 줄이는 법
외풍을 막는 것이 가장 단순하면서도 중요한 에너지 절약법이다. 창문 틈, 문풍지 틈새 등으로 새어나가는 열만 잡아도 난방비의 10% 이상이 절감된다. 주택이나 고층 아파트의 경우 창문과 창문 틈으로 들어오는 외풍이 제법 강하다. 창문 바깥쪽에 외풍을 막는 단열 필름을 바르면 차가운 외풍으로 인한 열손실을 막을 수 있다. 특히 기온에 민감한 어린아이 방에는 꼭 필요하다. 단열용 필름은 홈 디포 등에서 쉽게 구할 수 있다. 실리콘을 사용하는 방법도 있다. 베란다 벽과 섀시 사이, 창문과 안테나선 사이 등의 틈새를 실리콘으로 막으면 열손실이 줄어든다. 같은 실내라도 난방기구를 어디에 놓느냐에 따라서도 효과가 달라진다. 창가에서 떨어진 안쪽에 난방기구를 놓으면 창가의 찬 공기 때문에 실내 공기의 상하 온도차가 커진다. 반면 창 가까이 바람이 들어오는 곳에 난방기구를 놓으면 방 전체가 데워져 효과적으로 난방을 할 수 있다.
난방비를 아끼느라 안 쓰는 방의 보일러 밸브를 잠가버리는 경우가 많지만 집 안 전체를 가동하되 밸브를 조절하는 것이 더 좋은 방법이다. 한 곳만 난방을 한다고 해도 난방비는 그다지 크게 차이 나지 않고 오랫동안 밸브를 잠가두면 오히려 펌프에 과부하가 걸려 고장 날 수 있다. 창으로 인해 실내 온도가 내려가는 것을 차단하는 효과적인 방법은 커튼이다. 두꺼운 재질의 겨울용 커튼을 따로 준비해 35% 정도 열 손실량을 줄일 수 있다. 에너지 절약 정보 및 지원 웹사이트 www.energysavers.gov에서 자세한 내용을 확인할 수 있다.
<박원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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