탁탁 소리를 내며 장작이 타 들어가는 벽난로 앞에 옹기종기 모여 앉아 대화를 나누는 것 만으로도 깊어가는 가을의 정취를 느낄 수 있다.
샌버나디노 마운틴
1박2일 추억만들기
날씨가 쌀쌀해지고 찬바람이 불어오는 요즘. 남가주에도 어느새 겨울이 성큼 다가왔음을 실감할 수 있다. 본격적인 스키시즌이 시작되면서 스키나 스노보드 매니아들은 설원을 질주할 꿈에 설레기도 한다. 남가주에서 겨울이 가장 먼저 찾아온다는 샌버나디노 마운틴은 요즘 같은 때 찾아가기 가장 좋은 곳이다. 눈이 내리기 전인 지금은 은은한 황금빛 가을 단풍이 늦가을의 운치를 가득 담고 있으며, 눈이 오고 나면 백설이 뒤덮인 찬란한 ‘원더랜드’로 변하기 때문이다. 떨어지는 낙엽에 찬바람을 맞으면 오십, 육십의 어르신들도 기분이 싱숭생숭해지며 어디론가 떠나고 싶은 충동을 느끼는 법인데 피 끓는 청춘들이야 오죽하랴. 남가주 사랑의 교회 청년부(담당목사 윤대혁) 77또래 회원들이 한걸음 먼저 겨울을 맞이하기 위해 샌버나디노 마운틴의 레익 그레고리로 1박2일 짧은 ‘산장여행’을 다녀왔다. 30대 싱글들의 특징은 너무 혈기왕성한 10~20대 어린 청춘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기성세대는 아닌, 경제력과 자립심을 갖춘 또 다른 신세대라는 점이다. 이번 여행의 테마를 오락과 휴식을 겸비한 실속 여행으로 정한만큼 신체적으로 무리가 갈 수 있는 스키나 스노보드 일정은 과감히 포기했다. 하지만 가을 운치가 가득한 산장에서 만끽한 낭만과 여유만으로도 충분히 값진 시간 이었단다. 1분 1초도 버릴 게 없을 만큼 너무나 즐거웠던, 너무 짧아 아쉬웠던 30대 청춘들의 산장여행. 그 신나는 순간들을 살짝 들여다봤다.
■레익 그레고리-크레스트라인
실속과 낭만을 동시에 추구한 여행인 만큼 여행지 선택이 관건이었다. 이들이 1박2일 산장여행지로 꼽은 곳은 샌 버나디노 마운틴 레익 그레고리(Lake Gregory)의 크레스트라인(Crestline).
사실 산장여행이라 하면 빅베어(Big Bear)나 레익 애로헤드(Lake Arrow-head)가 더욱 유명하겠지만 레익 그레고리는 LA에서 찾아가기 더 가까울 뿐 아니라 스키 리조트와 약간 떨어져 있다는 이유만으로 숙박 가격도 훨씬 저렴하다는 이점이 있다.
주방시설과 벽난로 등을 갖춘 편안한 산장을 많이 갖추고 있으며 산장 주변에는 호수, 하이킹 트레일 등이 있어 스키나 스노보드가 아니더라도 늦가을과 초겨울 자연의 아름다움을 즐기기 좋다.
이들은 방 2개에 커다란 로프트 1개, 주방과 벽난로 등을 갖춘 분위기 좋은 2층 산장을 1박에 150달러에 빌렸다. 다른 리조트처럼 야외 자쿠지나 당구대를 갖춘 게임방 등의 다소 ‘럭서리’한 편의시설은 없었지만, 편안하고 소박한 1박 2일을 보내기에는 그만이었다.
이번 여행을 진두지휘한 김동준씨는 “레익 그레고리는 빅베어에 비해 지리상으로도 가깝고 가격도 훨씬 저렴할 뿐 아니라 필요한 시설이 잘 구비돼 있어 자주 찾고 있다”며 “가족이나 친구들과 휴식이 필요할 때 찾는 짧은 여행지로 안성맞춤”이라고 말했다.
레익 그레고리는 산 위에 마련된 인공 호수로 낚시 매니아들에게 사랑을 받는다. 여름에는 수영이나 페달보트, 아쿠아 사이클 등 다양한 수상 스포츠를 즐길 수 있다.
또한 겨울에는 스노보드와 스키뿐만 아니라 미끄럼틀과 썰매, 스케이트도 즐길 수 있어 어린 자녀들과 함께 여행하기도 좋다.
산장 단체여행 팁
▲선발대와 후발대
여러 명의 인원이 움직이는 만큼 선발대와 후발대로 나뉘어 일사분란하게 움직이는 것이 중요하다. 요리를 담당하는 주방팀은 먼저 도착해 여유있게 식사준비를 시작하도록 했으며, 다른 회원들은 산장에 도착하자마자 편안하게 음식을 먹을 수 있도록 배려했다.
▲카풀은 기본
쓸데없는 개스비와 에너지 낭비를 막기 위해 4인 1차로 카풀을 해 움직였다. 김동준씨는 “운전자에게는 개스비와 마일리지, 또한 운전해 준 수고를 감안, 각 10달러씩 지원금을 제공했다”고 말한다. 카풀을 통해 서먹했던 친구들이 서로 친해지는 계기가 마련되기도 했으니 일석이조였다고.
▲지도 준비
가까운 거리이지만 산에 위치한 산장인 만큼 운전해 찾아가기가 쉽지 않다. 신세대들인 만큼 대부분 아이폰 등 스마트 폰, 혹은 차의 내비게이션을 이용하지만 만약의 경우를 대비해 미리 주소와 지도를 뽑아서 회원들에게 나눠주는 것도 바람직하다.
▲연락처
대부분의 산장은 핸드폰의 리셉션이 좋지 않다. 산장마다 받을 수 있는 내선 번호가 있으니 회원들에게 미리 알려주면 찾아오다가 길을 잃었을 때 연락하기 좋다. 또한 여행 중 중요한 전화 받을 일이 있을 때도 산장의 전화번호를 알려주는 것이 좋다.
▲뒷정리는 철저히
호텔이 아닌 산장 여행의 경우 무엇보다 뒷정리가 중요하다. 한국 음식은 요리하는 과정에서 집 안에 음식 냄새가 배일 수 있는데 환기를 시켜주는 것은 물론 반드시 진공청소기(대부분 산장들은 청소기를 갖추고 있다)를 사용해 깔끔히 청소해 주는 것이 바람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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