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작스럽게 터진 부실주택 차압처리 이슈가 주택시장을 연일 강타하고 있다. 미미한 회복의 기미를 보이던 주택시장은 이번 사태로 인해 조만간에 회복을 기약할 수 없게 됐다.
하지만 최근 주택 융자 시장 여건이 서서히 개선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그나마 주택시장 회복에 대한 희망을 포기하지 않을 수 있게 됐다. 부동산 업계 관계자들은 융자 시장 개선 징후가 차압 사태 한복판에서 주택시장을 살려줄 것으로 기대를 걸고 있다. 전반적인 융자 업계의 규정은 아직도 서브프라임 사태 이전에 비해 깐깐한 편이지만 최근 일부 융자 은행과 정부 융자기관이 크레딧 규정과 다운페이먼트 규정 완화에 나서고 있다.
또 융자 규모가 큰 점보 융자에 대한 승인율도 최근 점차 상승 추세인 것으로 나타나 융자 규정이 다소 완화된 것이 아니냐는 관측을 낳고 있다.
융자 금액 높은 점보론 비율 2배로 늘어나
평균다운페이 28%… 조만간 10%대 기대
◇ 점보 모기지 증가 추세
서브프라임 사태 이후 큰 폭으로 떨어진 점보 모기지 비율이 최근 들어 다시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모기지 정보 업체 코어로직사의 조사에 따르면 올해 1월에서 5월 사이 전체 모기지 시장에서의 점보 모기지 비율이 약 3%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대형 융자 은행들의 점보 모기지 발급 비율 증가를 주도했는데 웰스파고 은행이 가장 공격적으로 점보 모기지 승인에 나섰던 것으로 나타났다.
웰스파고 은행이 올해 2분기에 발급한 점보 모기지 금액은 약 37억달러로 지난해 2분기의 2배 수준으로 늘었다. 또 다른 대형 융자 은행인 체이스 은행도 같은 기간 점보 모기지 발급 비율을 16%나 높였는데 앞으로도 점보 모기지 비율을 계속 늘려갈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서브프라임 사태가 발생한 2007년 이전 점보 모기지가 전체 모기지 시장에서 차지한 비율은 약 22%로 상당히 높았다. 당시 느슨한 융자 규정 덕택에 그다지 어려움 없이 점보 모기지를 받을 수 있었다. 반면 서브프라임 사태 직후 점보 모기지 비율은 큰 폭으로 떨어져 최근 전체 모기지 시장에서 점보 모기지가 차지하는 비율은 약 6%대이다.
점보 모기지는 금액면에서 컨포밍 모기지보다 크기 때문에 만약 연체가 발생하면 그만큼 은행이 입는 손실도 커지게 마련이다. 은행들이 이같은 위험요소를 감수하고도 점보 모기지 비중을 늘려나가는 것은 주택시장 회복에 어느 정도 자신감을 가지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도 풀이할 수 있다.
만약 주택 차압률이 일단 하락 궤도에 진입하면 점보 모기지 비율을 늘리는 은행들도 큰 폭으로 증가할 것으로 전문가들은 내다보고 있다.
점보 모기지 발급에 나서는 은행이 늘고 발급 절차가 완화되면 주택 가격이 비교적 높은 뉴욕, 보스턴, 워싱턴 등의 주택시장이 우선적으로 회복하는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 다운페이먼트 비율 하락세
모기지 정보 업체 코어로직사의 집계에 따르면 2007년 이후 까다롭게 적용되어 오던 다운페이먼트 관련 규정이 지난해부터 다소 완화되고 있다. 주택담보 대출비율(LTV)이 서서히 상승하고 있어 적은 현금으로도 주택 구입이 가능해 지고 있다.
코어로직사의 조사에 따르면 올해 5월 평균 다운페이먼트 비율은 주택 구입 금액의 약 28%로 지난 평균인 34%보다 크게 줄었다. 서브프라임 사태 직전 성행했던 ‘노 머니 다운’ 주택 구입은 조만간에 기대할 수 없지만 다운페이먼트 비율은 계속 낮아질 것으로 업계 전문가들은 내다보고 있다.
모기지은행조합 렌더스 원의 스캇 스턴 CEO는 “최근 6개월간 다운페이먼트 비율 감소에 나서는 은행이 많이 늘었다”며 “조만간 10% 다운페이먼트 시대도 기대해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서브프라임 사태 이후 융자 규정 중 가장 먼저 손질된 부분이 다운페이먼트 관련 부분이었다.
크레딧 점수가 높아 융자 자격을 갖춘 바이어들도 최근에는 주택 구입 가격의 20% 이상을 다운페이먼트해야 주택 융자를 받을 수 있다. 최근 조사된 다운페이먼트 비율은 2007년 전과 비교하면 아직도 높은 편이지만 서서히 하락 추세로 주택시장 회복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기대된다.
◇ 크레딧 점수 하한선 낮춰
주택 융자를 받기 위해 필요한 크레딧 점수 하한선도 점차 낮아지고 있는 것이 감지됐다.
지난 5월 주택 융자를 받은 바이어들의 평균 크레딧 점수는 약 757점대로 1년 전에 비해 8점 정도가 떨어졌다. 특히 최근에는 600점 중반대의 크레딧 점수를 보유한 바이어들도 주택 융자가 가능할 정도로 크레딧 점수 관련 규정이 완화되고 있는 추세다. 렌더스 원의 스캇 스턴 CEO은 “1년전 600점 중반대의 크레딧 점수로 주택 융자를 받는다는 것을 꿈도 꾸지 못했다”며 크레딧 점수 완화 추세를 반겼다.
최근 감지되고 있는 주택 융자시장의 규정 완화 추세가 주택시장을 단숨에 회복세로 전환시키기에는 역부족이지만 주택시장 회복에 불씨를 제공할 것으로 업계 관계자들은 기대하고 있다.
주택시장 상황이 아직 불투명함에도 불구하고 위험을 감수한 채 융자 규정 완화에 나서는 은행이 늘고 있어 주택 구입 수요 증가에 모티브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다.
“주택시장 회복 신호탄”
재정 컨설팅 업체 노스윈드 파이낸셜의 칩 커밍스 회장은 “주택 융자 은행들이 적극적으로 융자 승인에 나서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며 “이같은 움직임을 통해 향후 주택시장의 동향을 (긍정적으로) 가늠해 볼 수 있지 않겠느냐”고 분석했다. 물론 몇몇 은행들이 융자 규정 완화에 나섰다고 해서 주택시장이 당장 살아날 것으로 기대하기는 힘들다.
주택시장 침체가 회복되려면 오랜 기간이 걸릴 것으로 보는 것이 현재 주택시장에서의 지배적인 의견이다. 하지만 최근 나타난 융자 시장 개선 징후들은 주택시장 회복의 첫 신호탄으로 받아 들일 수 있다고 관계자들은 기대하고 있다.
<준 최 객원기자>
최근 주택 융자시장의 문턱이 조금씩 낮아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주택시장 회복에 기대를 걸고 있는 은행들이 점보 융자 발급을 늘리고 다운페이먼트 비율도 낮추고 있다.
주택 융자를 받기 위한 크레딧 점수 기준도 점차 낮아지고 있어 주택 구입이 수월해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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