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약 내용이나 에이전트의 능력과 정성에 관계없이 끝나지 않는 에스크로가 늘고 있다. 각별한 주의가 요청된다.
처음 에스크로를 열 때 바이어와 셀러가 서로 동의하는 정해진 시간이 발생한다. 그에 맞추어 일이 진행된다. 빠르게는 30일, 길어봤자 45일안에 에스크로를 닫는 것이 그 동안의 관례였다. 에스크로를 열면서 바이어는 계약금을 에스크로에 납입하고 바이어에게는 17일, 그리고 셀러에게는 7일이 주어진다.
셀러 편에서는 에스크로 시작 후 7일 내에 집에 관련된 모든 서류를 바이어에게 제공하는 한 편 이사 갈 다음 집을 알아보게 된다. 이사 일정을 정해야 한다. 그 일정은 계약서상의 날자에 따라 정할 수 밖에 없다. 즉 합의가 끝나는 날로부터 17일이 지나며 바이어의 확답에 따라 이사 갈 집을 구하고 짐을 꾸리고 이사 짐 센터의 트럭까지 맞추게 된다.
바이어 역시 에스크로에 필요한 목돈부터 이사 준비까지 마음이 바쁘다. 에스크로가 시작되며 융자 신청에 들어가는 바이어, 은행이 요구하는 서류들이 개인의 상황에 따라 천차만별이다. 수입을 나타내는 세금 보고서, 은행 계좌, 자금 출처 그리고 직업 확인 등이 필요하며 이에 따른 제반 증빙 서류 등이 이에 속한다. 집을 사는 것을 보여 주는 에스크로 서류를 제출하고 또한 전문 감정인에 의한 감정 보고서가 요구된다.
감정 역시 예전과는 다른 양상을 보이고 있다. 금융 위기가 터지기 전에는 에스크로를 열면서 융자 신청과 함께 바로 감정이 이루어지는 편이었다. 서류 준비와 감정이 동시에 진행되어서 보통 그 결과가 거의 함께 나오고 바이어는 모든 절차를 17일 안에 끝낼 수가 있었다. 그로부터 열흘 동안 나머지 남은 미비 서류나 절차를 마감하면서 이에 맞추어 처음의 이사 계획대로 30일이나 45일 정도에 이 모든 숨 가쁜 일정이 끝나곤 했다. 많이 늦어져 보아야 1주일이나 열흘 상관이었다.
요즘은 바이어에 대한 서류 심사가 끝난 후에야 비로소 은행 자체에서 제 3의 감정 기관에 의뢰하게 된다. 서류 준비에 보통 2, 3주가 소요되고 다시 실제 감정사가 집을 보러 나오고 보고서를 만들고 하면서 또 2주 이상이 걸린다. 이렇게 30일 이상이 지난 후에 또 다시 이런 저런 이유로 은행은 마지막 의사 결정 및 펀딩을 미룬다.
구체적인 이유가 없는 경우 사소한 서류 확인 작업 한 가지에 4, 5일이 걸린다. 1주일이 또 지나간다. 매일 매일 전화하지만 결국 서로 전화 받기를 피하는 지경에 이른다. 메시지를 남긴다 한들 해 줄 대답이 없기는 은행 직원도 마찬가지 메시지에 대답을 하지 않는다. 꾹꾹 참으며 매일 이메일을 보낸다. 말 그대로 어르고 달래고 화내고 사정하는 에이전트의 역할이 시작된다.
손님에게도 에이전트에게도 답은 없다. 은행에도 답이 없다. 융자 조건의 원칙과 실무에 있어서 무척 엄격해지고 까다로워졌을 뿐만 아니라 과중한 업무량에 치솟는 책임론이 그들의 행보를 갈수록 더욱 조심스럽게 만들고 있기 때문이다. 불경기의 기나긴 터널을 지나며 우리 모두가 겪고 있는 어려움이요 아픔이다.
어떻게 대처할 것인가? 기존의 계약서상의 정해진 시간과 날짜를 보다 여유 있게 잡는다. 예컨대 에스크로를 끝내는 날짜를 45일 이상으로 잡는다. 현금 일시불이 아닌 이상 요즈음 30일 에스크로는 불가능하다. 바이어의 17일 조건 해제 기간도 30일 정도로 늘린다. 감정 결과가 나오지 않고서 융자 조건을 없애는 것은 바이어에게 해로운 계약서가 되기 쉽다. 다음으로 중요한 것이 이사 일정이다. 정해진 에스크로 기간보다 최소한 2,3 주 길게는 한 달 이상 지연될 수 있다는 전제 하에 다음 집을 구하거나 이사 일정을 잡는다.
내 에이전트가 상대방 셀러나 바이어를 혹은 그들의 에이전트를 봐주거나 질질 끌려가며 당해서 일어나는 일이 아님을 이해한다. “내일까지 안되면 당장 다 없던 일로 해 버릴 거야!” 보다는 서로 협력하며 가능한 한 손해를 최소화하는 지혜와 인내가 아쉽다. 공동의 목표는 에스크로를 무사히 닫는 것이지 마지막으로 치닫는 감정싸움이 아니다. 길고도 지루한 불경기이다. 서로 이해하고 돕는 가운데 그 끝이 곧 보일 것임을 나는 믿는다.
(818)952-4989 sunnyms@pacbell.net
서니 김
<리맥스 부동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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