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LACMA ‘린다 스튜어트 레스닉 파빌리온’ 개관
LA카운티 뮤지엄이 지난 23일 언론에 처음 공개한 ‘린다 스튜어트 레스닉 파빌리온’(Lynda and Stewart Resnick Exhibition Pavilion)을 둘러보면서 무한한 기쁨과 자부심과 감사로 가슴이 벅차올랐다. 문화의 불모지 혹은 황무지라고 늘 예술계에서 홀대받고 천대받던 LA가 이제는 너무나 당당하게, 아니 오히려 자랑스럽게 내세울 수 있는 복합공간을 갖게 된 것이다. 조금 과장해 말한다면 이건 참 역사적인 일이다. 이런 일을 가능케 한 레스닉 부부와 마이클 고반 라크마 관장, 그리고 건축가 렌조 피아노에게 찬사를 보낸다.
오픈기념 3개 기획전
내달 2~3일 무료개방
2년전 완공된 브로드현대미술관(BCAM) 옆에 나란히 지어진 레스닉 파빌리온은 20에이커의 라크마 캠퍼스의 모양을 완전히 바꿔놓았다. 두 건축물은 모두 렌조 피아노가 설계한 역작으로, 같은 컨셉과 디자인, 건축재료를 사용하고 ‘렌조 레드’로 불리는 밝은 빨간색 액센트로 더할 수 없이 컨템포러리 한 건축물을 창조했다.
그는 캘리포니아가 맘껏 드넓고 태양빛이 충만한 고장이라는 특징을 살려서 자연채광 조명(부드러운 북향 빛이 한번 걸러서 내려오도록 톱니모양 지붕 설계)과 단층의 광활한 스페이스(4만5,000sq)를 전시 규모에 따라 유연하게 재구성할 수 있는 오픈 플로어 플랜으로 설계했다. 흰색 대리석과 빨간색 메탈이 돋보이는 기하학적 건축물은 조경전문가 로버트 어윈이 조성한 초록색 ‘팜 가든’의 자연과 함께 캘리포니아의 매력을 활짝 드러내며 방문객들을 맞고 있다. 두 건물 사이와 주변을 조화롭게 채운 팜트리와 야자수 등 정원의 나무들은 세월이 갈수록 더 아름답고 풍요롭게 자라날 것이다.
레스닉 파빌리온의 개관을 기념해 라크마는 오프닝 주말인 10월2일과 3일 무료로 전체를 개방한다. 이틀간 누구든지 찾아와 레스닉 파빌리온은 물론 아만슨, 해머, 아메리카, 재패니즈 파빌리온 등 다른 건물의 전시장에서 열리고 있는 모든 쇼를 무료로 관람할 수 있으며 하루 종일 열리는 음악, 공연, 스토리, 아트 웍샵 등에 참가할 수 있다.
레스닉 파빌리온은 개관전으로 3개의 대형 기획전을 동시에 열고 있다. ‘레스닉 컬렉션’(Eye for the Sensual: Selections from the Resnick Collection), ‘올멕: 고대 멕시코 석상’(Olmec: Colossal Masterworks of Ancient Mexico), ‘유럽 의상전, 1700~1915’(Fashioning Fashion: European Dress) 등이 그것으로, 전혀 다른 전시물들을 전혀 다르게 디자인 된 공간에서 감상할 수 있다.
전시장에 들어서면 중앙에서 만나게 되는 올멕 전은 거대한 석상들의 위용에 압도당하는 전시다. 수십 톤에 달하는 돌조각상들이라 운송에 많은 노력을 쏟았다는, 미서부지역에서는 처음 선보이는 멕시코 고대유물들은 신기하게도 표정이 모두 살아있어 정겹고 재미있다.
별로 기대하지 않았던 유럽 의상전에서 많은 시간을 보냈는데 패션에 관심있는 사람이라면 아마 하루 종일 들여다봐도 성에 차지 않을 것이다. 모든게 수작업으로 만들어졌을 18~19세기 귀족들의 드레스와 코트, 모자, 신발, 속옷, 단추, 장식품, 유아복 등이 기가 막히게 정교하고 아름다워서 벌어진 입을 다물지 못하게 한다. 당시엔 남자들이 얼마나 멋을 냈는지, 요즘 갈수록 여성스러워지는 꽃미남들의 패션은 명함도 못 내밀 정도로 화려하고, 그 섬세한 디자인과 컬러 감각은 현대의 패션 디자이너들이 울고 갈만큼 세련되다.
레스닉 컬렉션 전시는 18~19세기의 신고전주의 미술, 조각, 가구들이 주를 이룬다. 인상파로부터 시작된 현대미술 바로 직전의 마지막 고전적인 아트의 진수를 볼 수 있는 전시다.
LACMA 5905 Wilshire Bl. LA, CA 90036
문의 (323)857-6000, www.lacma.org
수요일 휴관. 입장료 15달러.
<정숙희 기자>
브로드현대미술관(BCAM)과 함께 로스앤젤레스 문화의 심장부가 될 레스닉 파빌리온. 두 건물 모두 건축가 렌조 피아노가 통일성을 주어 설계했다.
미셸 가르니에의 1787년 작품 ‘파리왕궁 회랑의 멋지게 차려입은 젊은 여인’.
BC 800-1,200년에 만들어진 멕시코 푸에불라 지역의 세라믹.
1850년경 프랑스 귀부인이 입었던 실크 드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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