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55,000명 지원쭻성적순 22,000쭻에세이 검토-12,000명’
병법에 ‘지피지기면 백전백승’이란 말이 있다. 나를 알고 상대방을 알면 늘 승리할 수 있다는 뜻이다. 이를 대학 입시에 적용하면? 만약 내가 지원하려는 대학의 입학 사정 프로세스를 정확히 꿰고 있다면? 그렇다면 ‘무작정 지원’에 비해 합격 가능성이 현저하게 올라가지 않을까? 미국에서 한인 학생 비율이 제일 높고, 또 대표적인 명문 주립대인 UCLA는 어떻게 지원서를 검토하고 합격자를 결정해 나가는지 살펴본다. UCLA Admission Officer로 2년, Assistant Director of Admission으로 1년 일하고, 현재는 Admission Masters의 시니어 컨설턴트로 일하는 제니 김 칼리지 컨설턴트의 설명이다. UCLA의 경우를 자세히 살펴보면 다른 대학의 입학 사정 프로세스도 짐작할 수 있겠다.
40여명 사정관 지원서당 15~20분 검토 60% 탈락
UC 가이드라인에 7개학부 딘 기준 적용
리더십·자원봉사·개인환경 고려 가산점 부여
UCLA의 입학사정 과정은 크게 두 단계로 이뤄져 있다. 하나는 지원서를 검토하여 점수를 매기는 일. 다음은 첫 번째 단계를 통과한 지원자의 에세이를 검토하여 합격자를 가려내는 일. 두 단계를 자세히 살펴보자.
■ 첫 번째 단계
지원서를 검토하여 점수를 매기는 일이다.
지원자 수가 기록적이었던 2009년 입시. UCLA는 모두 약 5만5,000장의 지원서를 받았다. 하지만 이 중에서 합격자 통지를 보내는 수는 약 1만2,000명. 결국 4만3,000명의 지원자를 탈락시켜야 한다. UCLA는 첫 번째 단계인 지원서 검토 및 점수 부여에서 이미 약 60%인 3만3,000명을 탈락시킨다.
12월1일 지원서 마감 직후. UCLA의 7개 department의 dean들이 모여 입학사정관들에게 줄 가이드라인을 만든다. ‘우리 학부의 경우 특성상 이를 좀 더 강조했으면 좋겠고, 저것은 덜 강조해도 되겠다’는 내용이다. 물론 UC 전반에서 사용하는 가이드라인이 있다. 하지만 이 기준은 학교별로 또 같은 학교라도 전공별로 조금씩 달라지게 된다.
Dean들이 만든 가이드라인은 바로 입학사정관들에게 제공된다. 이때가 대략 12월 중순. 이제 입학사정관들은 50박스에 달하는 프린트된 5만5,000장의 지원서를 이 기준 하에 검토해 나간다. 약 40명의 UCLA 입학사정관들이 이 일을 하게 되는데, 결국 1인당 약 1,400매의 지원서를 검토하게 된다. 입학사정관들은 지원서 한개 당 약 15~20분 정도의 시간을 들여 검토한다.
■ AIS(Academic Index Score)
첫 단계에서 제일 중요한 기준이다. UC 일반으로는 GPA 4,500점, SAT 3,200점, 최소 수강규정 초과 수강 점수 500점 등을 합해 8,200점이 만점이 된다.
그런데 여기에 가산점 규정이 있다. ELC 해당 학생인 경우 300점, 또 재학하는 고등학교의 프로파일이 우수하면 또 300점이 가산된다. 간단히 말해 재학 중인 학교에서 상위 3% 안에 들고, 또 다니는 학교가 공부를 열심히 가르치는 학교면 더 많은 점수를 받을 수 있다는 뜻이다. 해서 가산점까지 다 합하면 AIS는 8,800점이 만점이 된다.
하지만 2009년의 경우 UCLA는 7,000점이 안 되는 지원자를 다 탈락시킨다. 그러니까 다른 요소들이 뛰어나도 우선은 UCLA 문턱을 넘기 위해서는 학교 성적, SAT 성적이 좋아야 한다는 뜻이다.
■ AIS가 부족하지만 구제되는 경우
물론 여기에도 예외가 있다. 학교 성적이나 SAT 점수 외에 (1)각종 특별활동 점수와 (2)지원자의 사회 경제적 배경에 따른 점수를 감안한다는 것이다. 바로 이 규정 때문에 점수가 한참 평균 이하인데도 UCLA에 합격하는 이변이 생긴다.
구제는 AIS가 6,000점 이상인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다. 즉, 원래 기준으로는 탈락시켜야 하지만, 그 경계선 상에 있는 6,000~7,000점의 지원자들 중에서 특별활동 기록과 사회 경제적 배경을 감안해서 구제하는 경우가 있다는 것이다. 그 구체적인 기준은 다음과 같다.
우선 특별활동 점수는 총 1,700점 부여된다. 리더십 300점, 자원봉사 300점, special talent 300점, advanced 과목 수강 300점, personal characteristics & achievement 500점으로 이뤄진다.
각 항목별로 어떤 경우에 높은 점수를 받게 되는지 알아보자.
(1) 리더십은 단위가 클수록, 직책이 높을수록 높은 점수를 받고, 단위가 작고 직책이 낮을 수록 낮은 점수를 받는다. 예를 들어 학교 전체의 대표를 했다면 이는 학년 대표를 한 것보다 높은 점수를 받는다. 클럽의 대표를 한 것은 이보다 더 낮은 점수를 받는다. 또 학교 전체의 리더십 body에서 일을 했어도, president가 높은 점수를 받고, vice president나 secretary, treasurer는 이보다 낮은 점수를 받는다.
(2) 자원봉사는 고교 재학 4년 동안 꾸준히 한 자원봉사가 높은 점수를 받는다. 자원봉사를 몇 시간 이상 했어야 한다는 규정은 없다. 다만 학생의 고교생활을 감안했을 때 얼마나 많은 자원봉사를 했는지를 본다. 자원봉사 시간의 절대 양보다는 time management를 중점으로 본다는 뜻이다. 이어 자원봉사 과정에서 대통령 자원봉사상 같은 상을 받았는지를 본다. 결국 정리하자면 자원봉사에서 높은 점수를 받기 위해서는 고교 재학 중 꾸준히, 자신의 여건 내에서 최선을 다해 활동하고 그에 따른 상을 받았을 경우다.
(3) Special talent는 지원자가 가진 특별한 재능이다. 취미 수준에서 하는 것은 해당되지 않는다. 하지만 그게 아니라면 태권도든 피아노든 종류는 상관없다. 랭킹이나 상을 받는 것을 중시하는데, 단위가 높을수록 높은 점수를 준다. 간단히 말해 지역 단위에서 상을 받은 것보다는 주 단위에서 상을 받은 것이 높은 점수를 받는다는 뜻이다.
(4) Advanced 과목 수강은 AP나 IB, 아너 등 일반 과목이 아닌 과목을 수강한 기록이다. IB 전 코스를 이수했을 경우 300점을 다 준다. 대개 8~10과목이면 좋은 점수를 받을 수 있다.
(5) Personal characteristics & achievement는 지원자가 질병 등 특별한 조건에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극복해서 성과를 냈을 경우를 가리킨다. 여기에 500점이 배점되어 있다.
이상과 같은 1,700점의 특별활동 점수 외에도 지원자의 사회 경제적 조건을 고려한 점수가 600점 배점된다. 사회 경제적 조건에는 (1)지원자가 가족 중 대학에 진학하는 첫 번째 케이스인지, (2)저소득층 출신이지 등의 지원자 사회 경제 환경을 고려한 점수다.
이렇게 특별활동 점수와 사회 경제적 점수를 합하면 2,300점이 된다. 여기에서 높은 점수를 받으면(그러니까 총 1,700점 정도를 맞으면) 앞서 말한 AIS가 6,000~7,000점 정도로 기준점보다 약간 낮아도 구제되어 두 번째 관문인 에세이 검토로 넘어간다는 것이다.
■ 두 번째 단계
에세이 검토를 통해 최종 합격자를 가려내는 과정이다.
첫 번째 단계, 즉 지원서를 검토해서 점수를 매긴 후 이중 약 2만2,000명을 가려내면 이미 시간은 1월 중순이다. 3월 말의 합격자 발표까지는 이제 두 달 반 정도 밖에 남지 않았다.
이번에는 에세이 검토다. UC에서는 특별히 에세이를 ‘Personal Statements’라고 한다. 입학사정관들은 8명씩 3그룹으로 나뉘어, 그러니까 모두 24명의 입학사정관들이 2만2000명의 에세이를 검토한다. 1인당 약 1,000명분의 에세이를 검토하는 셈이다.
에세이를 검토하는 입학사정관들에게는 이미 사전 교육을 통해 어떤 에세이에 좋은 점수를 주고, 어떤 에세이를 탈락시킬 것인지가 전달돼 있다. 이 기준 하에 입학사정관들은 에세이를 하나 하나를 읽어나간다.
눈에 띌 정도로 부실한 에세이라면 이 단계에서 가려진다. 탈락해야 할 숫자의 약 절반 정도가 이 단계에서 탈락한다. 그런데 입학사정관이 혼자 판단하기에 좀 망설이게 되는 에세이는 따로 모아 상급자들에게 전달된다. 이때가 2월 말이다.
입학사정관실의 상급자들은 합격 여부를 확연히 가릴 수 없는 지원서와 에세이를 받아 최종 심사한다. 이 단계에서 마지막으로 최종 합격자인 1만2,000명을 가려낸다. 이들은 3월 말 합격통보가 배달된다.
<글로벌 에듀뉴스, www.GlobalEdunews.org>
UCLA 입학사정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학교 성적과 SAT 점수이다. 학업능력 검증이 합격을 위한 첫 번째 관문이다.
“에세이 탈락기준은 대외비” 제니 김 (컨설턴트)
-이번에 설명한 UCLA의 입학사정 프로세스가 다른 UC계열이나 사립학교에도 해당된다고 보는가?
▲구체적인 배점 비율이나 cutline은 다를 것이다. 하지만 프로세스 자체는 비슷하다고 본다.
-에세이 탈락 기준이 궁금하다.
▲그건 밝힐 수 없다. 이것은 UCLA 입학사정관실에서 일하기 시작할 때부터 서약한 것이다.
-예를 들어 자원봉사는 배점이 300점이다. 이 점수를 포기하고 자원봉사를 전혀 하지 않았다면?
▲그런 경우 문제가 된다. 배점도 중요하지만, 모든 분야에서 골고루 노력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이 좋다. 잘은 못해도 최소한은 해야 한다.
-이렇게 배점이 다 나와 있는 것이라면 칼리지 컨설팅이란 어떤 의미가 있는가?
▲물론 지원서를 쓸 때 쯤 되면 GPA나 SAT 점수 등은 다 결정돼 있을 것이다. 하지만 (1)대학 선정, (2)좀 더 높은 배점을 받기 위한 지원서 작성, (3)에세이 지도, (4)필요하다면 인터뷰 지도에 이르기까지 칼리지 컨설팅이 중요한 도움을 준다고 생각한다. 특히 에세이는 아무리 아카데믹 점수가 높다 하더라도 에세이가 훌륭하지 않으면 떨어질 수 있는 요인이 될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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