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캘리포니아 단풍 명소들
벌써 가을인가 싶더니 어느새 10월이 코앞에 다가왔다. 한국에 비해 사계가 뚜렷하지 않은 남가주지만 그래도 가을이 숨어 있다. 그 가을의 맛을 진하게 느끼게 하는 것은 역시 단풍이다. 많은 사람들은 단풍을 통해 계절의 바뀜과 세월의 흐름을 깨닫는다. 조금만 몸을 움직이면 가을의 정취를 느낄 수 있는 곳들이 남가주에도 있다.
물론 동부처럼 세상의 색이 뒤바뀐 것 같은 큰 그림은 아니지만, 아기자기한 단풍의 맛을 볼 수 있다. 또 남가주보다 사계절이 비교적 뚜렷한 북가주 지역에서도 동북부의 뉴햄프셔나 버몬트주에 버금가는 가을의 풍경을 즐길 수 있다. 가을의 정취가 한창 무르익어가는 10월의 단풍 명소들을 모아봤다.
남가주의 단풍 여행지
■에코 마운틴
LA에서 비교적 가까운 패사디나에 위치한 에코 마운틴은 가벼운 마음으로 단풍구경 여행을 나서기 가장 쉬운 곳이다.
맑은 날 등산을 하면 LA 다운타운까지의 전경이 한 눈에 들어오는 곳으로 사시사철 등산객의 발걸음이 끊이지 않는다. 에코 마운틴은 과거 ‘화이트시티’라고 불리며 명성을 떨치기도 했는데, 1893년 관광철도가 개통되어 1936년 폐지될 때까지 LA에서 온 수많은 관광객들로 붐볐으며, 흰색 건물의 호텔과 식당이 많아 화이트시티라고 불렸다고 한다. 현재는 산림국에서 마련한 안내판을 통해 당시의 모습들을 엿볼 수 있다.
한국처럼 화려하진 않지만
LA에서 한시간 내외 거리
10월이면 노랑·빨강의 물결
한편 에코 마운틴에서 위쪽으로 나있는 캐슬 캐년(Castle Canyon) 등산로를 따라 인스퍼레이션 포인트(Inspiration Point) 역시 빼놓을 수 없는 가을의 절경을 자랑하는 곳으로, 시간이 허락한다면 꼭 함께 들러볼 만한 곳이다. 에코 마운틴에서 왕복 2시간 거리에 위치하는 인스퍼레이션 포인트는 맑게 갠 날에는 LA 주변 도시들과 멀리 카타리나섬까지의 경치를 즐길 수 있다.
▲찾아가는 길: LA에서 210번 프리웨이 북쪽 방면으로 향하다 레익 애비뉴(Lake Ave.)로 내려 북상하다가 길이 끝나는 지점에서 시작된다. 길가로 주차를 하고 돌기둥 정문을 통과한 후 잠시 걷게 되면 샘 머릴 트레일(Sam Merrill Trail)이라는 사인과 함께 에코 산으로 올라가는 길이 시작된다.
■어바인 리저널 팍
오렌지카운티 오렌지시에 위치한 ‘어바인 리저널 팍’(Irvine Regional park) 역시 LA 가까이에 위치한 가을 분위기 가득한 곳이다.
하이킹을 좋아하지 않는 사람들은 아쉬운 대로 이곳에서 단풍을 구경할 수 있는데, 오크와 시카모어 나무들이 올리브색과 노란색이 어우러진 단풍을 즐길 수 있다. 특히 ‘어바인팍 레일로드’(Irvine Park Railroad)는 10월에 핼로윈 맞이 ‘펌킨패치’(Pumpkin Patch)를 마련, 방문객들은 미니 기차도 타고 다양한 색상의 펌킨도 고르면서 허수아비와 건초더미로 장식된 아름다운 가을풍경을 배경으로 가족사진도 찍을 수 있다. 건초로 만든 미로를 비롯해 유령의 집, 문 건초 트럭, 포니 라이드 등 어린이들이 열광하는 다양한 놀거리가 가득하며 피크닉 공간도 있어 가족끼리 도시락이나 음식을 가져와 즐길 수도 있다.
어바인 리저널 팍에는 펌킨농장 이외에도 100여종의 남가주에 사는 동물들을 구경할 수 있는 오렌지카운티 동물원이 있어 가족 나들이 장소로 안성맞춤인데, 2바퀴 정도 태워주는 ‘포니 라이드’도 어린이들에게 인기다.
▲찾아가는 길: LA에서 5번 프리웨이 남쪽 방면으로 운전하다 잼보리 블러버드에서 내린다. 좌회전 한 뒤 북쪽으로 향하면 1 Irvine Park Road, Orange에 도착한다.
한인들이 많이 찾는 비숍의 단풍. 시간을 잘 맞추면 시에라네바다 산맥에 내린 설경과 어울려 멋진 모습을 볼 수 있다. <비숍 비지터센터>
사계절 뚜렷 북가주 수백마일‘컬러풀!’
■파인 마운틴 빌리지
샌버나디노 마운틴의 빅베어 지역, 마운틴 볼디에 이어 남가주에서 가장 높은 지역으로 손꼽히는 마운트 파이노스. 태평양 연안 샌타마리아에서부터 5번 골든스테이트 프리웨이까지 동서로 길게 뻗은 시에라마드레 산맥 최고봉으로 해발 8,831피트의 고도를 자랑하는 지역이다.
이 마운트 파이노스 봉우리 아래에는 숲과 캐빈이 어우러져 마치 동화책에서 튀어나온 것 같은 아름다운 마을이 있는데 이 마을이 바로 ‘파인 마운틴 빌리지’(Pine Mountain Village)이다.
굽이굽이 끝없이 늘어진 언덕 사이사이에 크고 작은 캐빈들이 띄엄띄엄 자리 잡고 있는데, 노란 애스펜 나무와 함께 캐빈들이 연출해 내는 아름다운 황금빛 가을 정취를 만끽할 수 있다. 파인 마운틴 빌리지는 남가주에서 눈이 가장 먼저 내리는 동시 눈이 가장 많이 내리는 지역이기도 하다. 늦가을부터 시작해 눈이 내리기 시작하는 12월 전까지가 단풍여행을 즐기기 가장 좋은 시즌이다.
▲찾아가는 길: LA에서 5번 프리웨이 북쪽 방면으로 가다 발렌시아와 캐스테익 레익과 프렌치맨스 플랫, 피라미드 레익을 지나면 테혼패스가 나온다. 헝그리밸리를 지나고 고갯길을 내려서자마자 프레지어 팍 출구가 나오면 내린다. 프리웨이에서 내린 뒤 좌회전해서 서쪽으로 가면 프레이저팍 마을에 도착한다.
이곳에서 쿠디밸리 로드를 타고 서쪽 방향으로 계속 간다. 프리웨이에서 13마일 정도 가면 출라비스타 피크닉 장으로 향하는 마운트 파이노스 로드가 나온다. 이 길을 지나서 다시 5마일 정도 가면 파인 마운틴 빌리지가 나온다.
■샌디에고 클리블랜드 포레스트
샌디에고 카운티의 클리블랜드 포레스트는 남가주에서 가장 아름다운 가을 풍경으로 유명한 곳이다. 이 지역의 특징은 알록달록한 가을 풍경을 만끽할 수 있다는 점. 남가주의 대부분 산악지역은 침엽수로 덮여 있어 진정한 한국식 알록달록 단풍을 구경하기 힘들지만, 이 지역에는 카튼 우드와 애스펜 나무가 많아 노란색과 붉은색의 단풍나무들이 수채화처럼 아름다운 가을의 정취를 연출해 내고 있다.
▲찾아가는 길: LA에서 5번 프리웨이 남쪽 방면으로 1시간30분 정도 가면 오션사이드에 도착하고 이곳에서 시작되는 76번 하이웨이 동쪽 방면으로 30분 정도 가면 팔로마 마운틴이 나오면서 포레스트가 시작된다. 76번을 타고 좀 더 동쪽 방면으로 가면 레익 헨쇼가 나오고 79번 남쪽 방면을 만나게 된다. 79번 남쪽 방면으로 8마일 정도 가면 78번과 만나는 곳에서 줄리안이 나온다. 줄리안에서 다시 78번을 타고 남쪽으로 10마일 정도 향하면 쿠야마카 호수를 만나면서 단풍지역이 이어진다.
북가주의 단풍 여행지
남가주보다 사계절이 비교적 뚜렷한 북가주 지역에서는 동북부의 뉴햄프셔나 버몬트주에 버금가는 가을의 풍경을 즐길 수 있는 곳도 있다. 남가주에서 비교적 가까운 북가주 단풍명소로는 레익 타호 북서쪽의 플러마스 카운티, 오웬스밸리 등이 있다.
■플러마스 카운티와 인디언 크릭
레익 타호의 북서쪽에 위치한 플러마스 카운티(Plumas County)는 캘리포니아 최고의 단풍 드라이빙 지역으로 드라이브 코스를 통해 새 옷으로 갈아입은 커다란 떡갈나무, 버드나무, 인디언 루바드(Indian Rhubard), 애스펜 나무 들을 구경할 수 있다. 9월 말부터 10월을 거쳐 11월 초까지 단풍구경을 할 수 있으며, 100여개가 넘는 알파인 호수와 무려 1,000마일에 달하는 강과 계곡이 가을 단풍과 어우러져 숨 막히게 아름다운 절경을 자아낸다.
특히 하이웨이 70번과 89번이 만나는 인디언 크릭 지역은 노란 단풍이 아닌, 산을 온통 붉게 만든 붉은 단풍 숲으로 유명하다. 이 지역은 또한 낚시, 하이킹, 야생새 관찰, 보트타기, 사냥, 승마, 스키, 금광체험 등 각종 레크리에이션 활동이 가능해 가족 여행지로도 안성맞춤이다.
▲찾아가는 길: LA에서 5번 프리웨이 북쪽 방면으로 가다가 새크라멘토 지나서 나오는 70번 도로 북쪽 방면으로 갈아탄다. 인디언 폴스를 만나면 바로 인디언 크릭에 들어서게 된다. 70번 도로가 끝나는 지점에서 레익 타호로 향하는 89번 도로를 만나게 되고 이 길을 따라 남쪽으로 가면 캘리포니아의 첫 번째 하이웨이인 49번 골드 컨트리 프리웨이를 만나서 가면 된다.
■샤스타 캐스케이드
캘리포니아에서 가장 북쪽에 위치한 샤스타 캐스케이드(Shasta Cascade)는 자연의 아름다움을 가장 잘 간직한 곳으로 손꼽히는 지역이다.
특이하게도 단풍 여행지로 매우 잘 알려진 ‘아주마위 라바 스프링스 주립공원’(Ahjumawi Lava Springs State Park)은 화산지역이라 땅에서 흘러나오는 용암과 함께 가을을 함께 즐길 수 있는 이색적인 경험을 즐길 수 있다. 주립공원 측에서 운행하는 보트를 타고 즐기는 호숫가의 단풍, 함께 즐기는 수십 개의 폭포는 영화 속에서나 즐길 만한 아름다운 풍경을 자아낸다.
▲찾아가는 길: 새크라멘토를 지나서 레딩에 도착하면 299번 도로를 이용해서 북동쪽으로 향하다가 89번 북쪽 방면으로 다시 갈아타고 10여마일 정도 가면 공원에 도착한다.
■비숍 크릭
요세미티 국립공원의 동쪽에서 데스밸리의 서쪽 사이에 위치한 오웬스 밸리(Owens Valley) 역시 황금색과 붉은색이 어우러진 아름다운 단풍으로 유명하다.
이 지역에서 가장 유명한 단풍 지역은 송어 낚시로도 유명한 ‘비숍 크릭’(Bishop Creek)으로 노란 애스펜 나무가 차분하면서도 아름다운 경치를 빚어낸다. 이 지역은 9월 중순부터 단풍이 시작돼, 9월 말부터 10월 중순까지 절정을 이루는데, 고도에 따라 색깔이 다른 경치를 감상할 수 있어 더욱 아름답다. 이 지역의 작은 호수는 평화롭고 조용한 휴식처로 가을철 나들이로도 손색이 없다. 나이가 4,000년이 넘었다는 지구상에서 가장 오래된 나무인 ‘브리스톨콘 소나무’도 빠뜨리지 말고 구경해야 할 아이템이다.
또한 비숍 크릭에서 395번 도로를 타고 북쪽으로 20마일 지점에 위치한 ‘락 크릭 레익’(Rock Creek Lakes) 역시 자연의 신비감을 간직한 곳으로 산악인들의 사랑을 받는 곳이다. 락 크릭에서 10마일 정도 북상하면 ‘콘빅트 레익’(Convict Lake)에 도착하는데, 1871년 탈옥수들과 보안관들이 총격전을 벌인 곳이라는 뜻에서 붙여진 이름이다.
콘빅트 레익은 살벌한(?) 이름과는 달리 호숫가를 따라 동그랗게 둘러선 애스펜 나무들의 단풍이 눈을 뗄 수 없을 정도로 아름답다. 이 지역 역시 하이킹, 낚시, 캠핑과 레익에서 송어 낚시도 가능해 당일치기 여행 장소로도 좋다.
▲찾아가는 길: LA에서 5번 프리웨이 북쪽 방면으로 가다 뉴홀 지역에서 연결되는 14번 프리웨이 북쪽 방면으로 갈아타고 계속해서 북쪽으로 달리면 14번 프리웨이가 395번 프리웨이로 자연스럽게 바뀐다. 비숍 시내로 들어서면 비숍 비지터센터(690 N. Main St. Bishop, CA 93514)에 도착하는데, 이곳에서 단풍 및 트레일 관련 정보를 얻을 수 있다.
■단풍여행 준비해야 할 점
단풍은 아름다운 만큼 쉽게 사라지는데, 온도에 따라 단풍의 시기나 색상이 변하는 것이다. 단풍 시기를 맞춰서 여행을 가려면 준비해야 할 것들이 있다.
1. 미리 확인한다
목적지를 결정하기 전에 해당지역 레인저 사무실이나 비지터센터 등에 단풍 상황에 대해 문의한다. 인터넷을 이용해 단풍의 진행상황을 체크할 수도 있다.
▲에코 마운틴 - (626)574-5200 ▲파인 마운틴 빌리지 - pinemountainvillage.com ▲어바인 리저널 팍 - (714)973-6835 혹은 (714)973-3173 ▲샌디에고 클리브랜드 포레스트 - (858)673-6180, fs.fed.us ▲플러마스 카운티 - (800)326-2247, (530)283-6345, plumas county.org ▲샤스다 캐스케이드 - (530)365-7500, shastacascade.com ▲비숍 크릭 - (760) 873-4484, bishopcreekresort.com
2. 지역 지도를 준비한다
산이란 크고 작고를 떠나 항상 안전에 신경을 써야 한다. 특히 일반 도로를 벗어나 하이킹을 하게 될 경우 반드시 비지터센터 또는 레인저 사무실에서 지도를 얻거나, 안내를 듣는다.
3. 비상용품도 챙긴다
혹시 발생할 수 있는 상황에 대비해 물과 두툼한 재킷 등 간단한 비상용품을 휴대한다.
4. 차량을 점검한다
단풍이 있는 곳은 대부분 산악지대인 만큼 차량 안전을 위해 타이어 등을 점검한다. 또 도로를 벗어나 무리하게 운전하는 것 역시 피한다.
캘리포니아 최고의 단풍 관광지로 손꼽히는 플러마스 카운티의 인디언 크릭. 아름다운 자연의 모습을 그대로 보여준다.
푸른색에서 노란색으로 옷을 갈아입은 애스펜 나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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