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기업들의 미국시장진출 노력에 비해 결실이 부족한 이유
한국중소기업들이 해마다 중앙정부와 지방정부의 경제부처들 중심으로 미국시장진출을 위한 각종 행사와 투자유치를 위한 세미나 및 현지방문을 활발하게 진행해 오고 있다. 미국경제의 불황속에서도 그 규모는 줄어 들었으나 여전히 아직까지 세계에서 가장 큰 소비시장의 문을 두드리고 있지만 그 결실을 맺는 기업은 극소수인 것같다.
삼성전자, LG가전업계등 대기업의 미국진출초기를 보면 실수와 실패의 연속과 많은 고난과 역경 그리고 막대한 자본의 투자가 이루어졌다. 1990년대초 삼성과 LG는 자체디지털 TV조차 만들어 낼 수 없었던 미국에서 볼때 삼류기업이었다. 시장초기 일본과 미국등 아날로그 TV에서 디지털혁명이 시작되고 있었고 삼성과 LG는 후발주자로서 디지털 TV를 만들어 본 경험이 있는 기술자들도 없었다. LG는 디지털 시그널을 수신하고 이미지를 압축하는 기술도 없었는데 불과 2년만에 디지털 HD TV를 만들어 낼 기술을 확보하게 된다. 1990년대초만 하더라도 유럽과 일본에서는 아날로그기술을 이용한 HDTV가 주요기술로 미국시장을 선도해 나가고 있었다.
그 당시 미국은 Digital HD TV에 관한 기술의 스탠다드도 정해지지 않았기 때문에 삼성과 LG로서는 미국시장에 팔 수가 없었는데 삼성에서 누구도 생각지 못했던 아이디어를 생각해 내는데 가장 미국의 대표적인 디지털 TV스텐다드 4개를 각각 준비했던 것이다. 어떤 스텐다드로 결정이 되던 그 중 하나이기 때문에 미국 디지털TV 시장 진출에 구애를 받지 않아도 되는 기발한 아이디어 였다. 그후 20년이 지난 지금 삼성과 LG는 전세계 HD TV의 선두주자이며 미국에서 디지털TV관련특허중 90%는 삼성과 LG가 보유하고 있다.
정부와 기업의 개발컨설시엄도 삼성과 LG가 세계디지털 TV업계를 선도하는데 매우 큰 역할을 하였다. 산업자원부, 정통부(2009년 지경부통합), Kitech등 정부기관이 앞서서 개발자금을 투자하고 인재를 육성하는데에 이바지한 것이 성공의 주된 요인중 하나라고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처럼 중소기업이 미국시장에 직접 성공적으로 진출하기 위해선 삼성과 LG가 했던 노력과 수고가 필요하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자금력, 인력, 경험, 기술, 정보력, 정부지원등이 모든 면에서 부족한 중소기업은 삼성과 LG가 했던 그 전철을 따라갈 수 없다는 것은 명백한 사실이기 때문에 미국진출시 다른 전략이 필요하다는 것을 필자는 강조하고 싶다. 사람이 성숙되는 과정을 볼때, 부모의 도움이 필요한 때인 Dependent, 이후 스스로 자립하는 홀로서기인 Independent, 그 다음의 가장 성숙한 인간이 하는 Inter-dependent라는 것이 있다. 홀로 가는 것보다 서로 협력할 때 더 멀리 갈 수 있다는 교훈이다. 전문분야가 아니라면 Outsourcing을 통해 과감히 전문지식을 갖춘 인재와 협력하고 파이를 키우며 미국의 파트너쉽을 통해 보유기술을 나누는 대신 시장선점한 미국기업과 손을 잡고 나홀로 가기보다는 금융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상장 및 M&A등 다각적인 Exit을 통해 시간과 자금을 아끼는 전방위 시장공격이 지금 중소기업경영인들에 숙제라 하겠다.
또한, 기술중심에서 시장중심의 사고의 선순환이 이루어져 기술개발에만 전념하지 말고 그 기술의 IP를 확보하는데 주력해야 하고 가장 결정을 신중히 해야 할 경영적 판단은 과연 베트남, 중국, 일본시장진출 때처럼 미국시장도 그럴까하는 질문이다. 이 질문에 대답할 수 없다면 아직 시기상조이고 삼성이나 LG처럼 장기간 지속적으로 수천억원의 자금투입해 실수를 한두번 하더라 회복이 되는 상황이 아니기 때문에 보다더 신중히 결정해야 한다. 삼성은 미국에서 특허등록을 가장 많이 하는 회사중의 하나다. 이유가 무엇인지 간과해서는 안된다.
비싸다는 이유로 미국시장정보수집에 자금투입을 꺼리고 여러면에서 노력은 하고 있으나 한국정부기관의 제한된 범위에서 제한된 인력으로 제공한 정보에만 의존하는 것은 큰 바다에서 바람만 의지해서 목적지를 향해 가는 돛단배와 같다고 할 수 있다. 철저한 자본주의와 시장정보주의가 발달한 미국은 다른 지역과 다른 접근방법이 필요하다. 며칠전 삼성 이건희 회장이 한 말이 새삼 기억난다. “사실 대기업이 일류가 되기 위해서는 중소기업이 먼저 일류가 되지 않으면 안 된다.” 이 발언은 아직 이회장에게 중소기업이란 대기업 하청업체라는 인식인 것이다. 중소기업에게 미국시장은 이를 벗어내는데 중요한 밑거름이 될 수도 있다. 마치 삼성이 십수년전 한국엔 시장이 전무했던 HDTV를 미국에 수출을 시작할 때처럼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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