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이다 . 해마다 오는 가을이지만, 요즘 나이들어 맞는 가을은 해마다 더 큰 변화를 느끼게한다. 한해만 더 젊었다면 하는 아쉬움과 함께 지난 날들을 돌아본다.
이제는 주위 사람들의 아들 딸 결혼 이야기로 화제를 이룬다. 그러다, 손자 손녀의 재롱이 주를 이루겠고, 그 후론 누구의 병문안에다, 장례식에 가야한다는 이야기가 주가 될 것이다. 그만큼 세월이 빠르게 흐르고 있다. 매년 구월이 오면, 지난 날 있었던 어느 가을의 씁쓸한 기억을 되살리기도 한다.
지난 토요일, 지인의 딸 결혼식장에 다녀왔다. 하객들 중에는 아는 사람들도 많이 있었는데, 매주 목요일이면 한국일보에 실리는 이 칼럼이 이야기의 촛점이 되었다. 대화가 결혼한 신랑 신부보다도, 칼럼으로 방향이 바뀌니 오히려 불편했다. 이 칼럼은 당분간 그냥 신문 칼럼 그대로 남아있었으면 하는 바램이다. 매주, 한편의 칼럼을 써서 마감 시간까지 송고해야 한다는 것이 때로는 숙제를 다 못한 학생의 초조한 마음을 가지게도 만든다. 이 칼럼은 필자의 개인적인 견해이다. 신문사가 이렇게 저렇게 쓰라는 지시없이 혼자 쓰는 칼럼이므로, 신문사의 편집 방향과는 다를 수가 있다.
한번은 발표된 칼럼을, 제삼자를 통해 어느 교회의 발행물에 게제하고 싶다는 연락이 왔다. 누구든 타인에 의해 칼럼이 재사용되는 것을 원치 않기에, 그 교회 출판물에 관여하는 한분께 연락을 했다. 누가 처음 생각한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싣지 말아 주십사고 전했다. 그랬더니 버럭 화를 내면서 자신이 출판물에 관계하는 모든 사람들에게 일일이 연락해야 되겠느냐고 언성을 높여서 오히려 미안했다.
신약 성경의 마태복음 5:29를 보면, “… 누구든지 네 오른 뺨을 치거든 왼편도 돌려대며”라는 말씀이 있다. 그리스도께서는 “이에 예수의 얼굴에 침뱉으며 주먹으로 치고 혹은 손바닥으로 때리며 (마태복음 26:67)”라는 말씀을 통해 친히 자신이 우리에게 가르치신 바를 실천하셨다. 하지만, 남이 나의 오른 뺨을 치기도 전에, 상대방의 오른뺨, 왼뺨은 물론이고, 박치기에다 발길질까지 하는 크리스찬은 아닌지 우리는 스스로 돌아봐야한다. 사도 바울은 고린도 전서 15:31 에서, “나는 날마다 죽노라”고 했다. 남을 죽이지 않고 나를 죽인다는 말이다.
빌리 그레이엄 목사는 1997년 시월 구일 카우 팰러스 (Cow Palace)에서 있었던 상항 지역 전도 대회 첫날, 다음과 같은 요지로 말씀의 문을 열었다. “요즘은 컴퓨터 시대가 되어서, 전화를 해도 진짜 사람과 이야기하기가 어려워졌다. 이것을 하려면 일번을 누르고, 저것을 하려면 이번을 누르라는 등 진짜 사람이 나오기까지는 오랜 시간과 노력이 필요한 시대이다. 하지만, 하나님께서는 우리가 기도의 전화를 하기만 하면 항상 직접 받으신다. 천국 전화에는, 죄를 남기려면 일번을, 간구를 하려면 이번을 누르라는 등의 자동 응답기나 컴퓨터가 없다.”
바로 이 상항 전도 대회 두주 전, 산호세에서 있었던 전도 대회의 한국어 팀을 총괄하면서 전도 대회 중 설교 말씀을 한국어로 통역하실 분을 찾아야 했었다. 영어를 잘한다고해서 통역을 잘하는 것은 아니다. 미스 유니버스 대회에서 미스 코리아들의 발언을 잘못 통역한 실수들을 중계방송을 통해 여러번 보아온 터였다.
교통 사고 피해자의 진술을 통역한 적이 있었는데, 변호사는 한국어를 전혀 몰라도 그 흐름을 통해 빠르게 눈치채곤 했었다. 미국 교회에 다니던 터라 어느 분이 통역을 할 수 있는지 몰라 수소문을 하다 한분의 목사를 소개받아 전화를 드렸다. 평신도냐는 질문에 그렇다고했더니, 곧 평신도가 감히 나에게 전화했다는 식으로 버럭 화를 내면서, 가타부타하는 이야기도 없이 내일 전화 해주겠다며 끊었다. 하나님께서도 이렇게까지는 안하실
것 같았다. 참 어이가 없어 씁쓸했던 나머지 뒷조사를 해봤더니 나이도 나보다 어린 분이 오늘까지도 전화가 없다. 하나님은 다른 목사님으로 채워주셨다. 바로 그날, 전화 응답기에 한 메세지가 있었다. 내용인 즉, “영어는 잘 못하지만 도울 일을 말씀해주시면 돕겠습니다.”라는 어느 목사님의 메세지였다. 그로부터 꼭 13년이 지난 지금, 그 두분의 목회자 중에서 어느 분이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는 목회를 하고 있을까?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