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입학 컨설팅 할까 말까
12학년 자녀를 둔 학부모들의 마음이 바빠졌다. 이럴 때 꼭 던지는 질문이 있다. ‘대학 입학 컨설팅, 꼭 해야 하나?’ 대학 입학을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선택의 하나로 생각하는 한인 학부모들은 12학년 자녀들의 성공적인 대학입학을 위해 뭐라도 할 입장이다. 그럼에도 이를 쉽게 ‘저지를 수 없는’ 사정이 있다. 돈 문제다. 대학 입학 컨설팅을 어떻게 할 것인지, 그리고 받는다면 올바른 이용법은 무엇인지 알아보자.
■ 추세
대입 컨설팅은 2005년 무렵부터 한인 커뮤니티에 퍼지기 시작했다. 그리고 이제는 상당한 마켓을 형성하고 있으며, 계속 늘어가고 있다
남가주에서 고등학생을 대상으로 한 학원을 운영하는 B씨는 “우리 학원의 12학년생들 중 60~ 70%는 어떠한 형태로든 대입 컨설팅을 이용하고 있다.”고 말한다.
이진화 대입 카운슬러는 “세금보고 때 회계사를 고용하듯, 대입에서도 전문 컨설턴트를 고용하는 것은 주류사회에서는 상식”이라며, “한인 사회에서도 이제는 대입 컨설팅을 하나의 전문 서비스로 인정해 가는 경향이 늘었다”고 소개한다.
■ 대입 컨설팅이 증가하는 이유
가장 중요한 배경은 치열해진 경쟁이다. 베이비부머 세대의 후손들이 대학에 진학하는 시기를 맞아 2009년 미국 대학 입학은 최고의 경쟁을 치러내야 했다. 그리고 그 여파는 앞으로도 최소한 5년간 지속될 것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견해이다.
매년 2만 명 정도가 지원했던 하버드 대학이 50%가 늘어 3만명이 지원하고 있는 것, 대학 원서를 대개 6개 정도 쓰던 것에서 이제는 10개, 나아가 20개까지 쓰는 학생이 나타날 정도가 된 것 등이다. 결국 경쟁은 치열해지고, 또 훨씬 많은 대학에 지원해야하니 여기에서 ‘전문가의 도움’이 필요하게 된 것이다. 대입 컨설팅이 확산되는 근본적인 배경이 여기에 있다.
찬성-영어 약한 한인 학부모 복잡한 지원과정 도움
반대-컨설팅 받는다고 전체 고교생활 기록 못바꿔
■ 찬반 입장
대입 컨설팅에 찬성하는 입장인 사람들은 ‘현실적인 필요’를 들어 그 이유를 설명한다.
첫째로 한인 부모들의 미국 대학 입학 경험이 없는 것. 한국에서 대학을 나온 부모들에게 미국 대학 입학은 문턱이 너무 높아 보인다는 것.
두 번째는 핵가족. 형제자매라도 많으면 그 경험으로 동생들을 지도할 수 있는데, 요즘은 한 명 내지 두 명의 자녀를 두는 것이 대다수라 대학 입학 경험이 전수되지 않는다.
세번째는 복잡하기 짝이 없는 미국 대학 입학. 조기입학과 정기입학이 나눠지는데, 조기입학만 해도 종류가 3가지다. 대학은 4,000개가 넘어 4년제만 골라도 2,500개다. 여기서 내 아이에 맞는 대학을 10개 정도 골라내기란 한강 모래사장에서 바늘 찾기. 거기다 입학지원서도 common application이 생겨 많이 편해졌지만, UC는 별도의 지원서를 쓰고, MIT 같은 곳도 별도의 지원서를 쓴다.
네번째로 에세이. 영어를 읽고 이해하는 정도의 실력이 대부분인 한인 커뮤니티에서 요즘 대학 입학에서 중요하다고 하는 에세이를 도와주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
다섯 번째는 공립학교 카운슬러가 태부족한 것. 카운슬러 한 명이 수백 명을 상대해야 하는 조건에서 귀하고 귀한 내 자녀만을 위해 특별한 시간을 내주기를 기대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반면 반대론자들은 대입 컨설팅의 효과가 부풀려져 있다는 점을 지적한다. 그들은 우선 미국 대학 입학이 고교 전체 생활의 각종 기록으로 도전하는 것이란 점을 강조한다. 12학년 때 갑자기 대입 컨설팅을 받는다 하여 이 기록 자체를 바꿀 수 없는 만큼 대입 컨설팅보다 중요한 것은 고교 생활을 충실히 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것이다.
두 번째, 예를 들어 common application을 보면, 학생 스스로 작성하는 분량은 절반이 채 되지 않는다. 그보다 많은 분량을 선생님과 카운슬러가 작성한다. 또 선생님과 카운슬러의 견해를 더 신뢰한다. 학생, 선생님, 카운슬러가 보내는 서류가 모두 일치하고 잘 작성되어야 좋은 결과를 갖게 된다.
세 번째는 에세이. 그러나 입학 사정관들이 중시하는 요소에서 4위에 그친다.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GPA, SAT, 특별활동 기록들. 에세이만 잘 쓰면 기적이 일어나는 것처럼 이해해서는 곤란하다는 것 등이 주요 반대 이유이다.
지나친 기대말고 도움범위 확실히 정해야
■ 올바른 활용법
우선 부모의 대입에 대한 적극적인 관심은 필수다. 대입 컨설턴트에게 의뢰하더라도 이쪽에서 아는 게 많아야 더 정확한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힘들지만 공부해야 한다. 각종 교육 관련 미디어를 꼼꼼히 읽고 입시철이면 여기저기서 벌어지는 설명회에 참가하여 지식을 쌓는다.
두 번째로 대입 컨설팅에 지나친 기대를 하면 안 된다. 우선은 혹시나 있을 수 있는 큰 실수를 사전에 막고, 학생 학부모가 직접 준비하는 것에 비해 좀 더 경험 있는 서비스를 받는다는 정도로 기대하면 마음이 편하다.
대입 컨설팅에 의뢰할 때는 서로 약속을 정확히 하는 것이 좋다. 이 약속을 서로 다르게 이해하면 분쟁이 발생한다. 서로 돕자고 시작한 관계가 짜증나는 관계로 바뀐다. 몇 번을 만나는지, 얼마동안 만나는지, 지원서는 몇 개를 쓸 것인지, 에세이는 구체적으로 어떤 과정으로 도와주는지 등에 대해 분명히 해두는 것이 좋다.
대입 컨설팅을 의뢰할 때는 사전에 대입 컨설턴트에 대해 자세히 알아봐야 한다. 가장 중요한 포인트는 전문 교육을 받았는지, 해당 분야의 경험이 풍부한지, 그리고 컨설팅을 대하는 대입 컨설턴트들의 태도가 어떠한지 등이다.
대입 컨설팅에 의뢰하려면 빨리 움직이는 것이 좋다. 지나 킴 어드미션 매스터즈 디렉터는 “11월을 넘어서면 대입 컨설턴트로서도 너무 바빠진다. 이때 찾아가 봐야 시간이 없어 할 수 없다는 대답을 듣거나 덜 만족스러운 서비스를 받을 가능성이 있다. 하려거든 빨리 하는 것이 좋다”고 설명한다.
컨설팅을 받더라도 부모가 충분히 이를 이해할 수 있는 준비가 돼야 훨씬 효과적인 것이 될 수 있다. 콜롬비아 대학 캠퍼스. <뉴욕타임스>
<글로벌 에듀뉴스, www.GlobalEdunews.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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