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꺼진불도 다시 보자’
무슨 70년대 불조심 광고 표어 같지만 필자가 융자 상담을 해보면 정말 어처구니없는 일들로 융자가 어려워지는 경우가 간혹있다. 이번에는 우리가 자칫 쉽게 생각하고 넘기는 몇가지 것들이 얼마나 큰 영향을 주는가 알아 본다.
1.홈에퀴티 페이먼트
홈에퀴티 라인 오브 크레딧(Home Equity Line of Credit)은 대부분 주거용 주택에 주어지는 것으로 빌린 금액에 이자만 내거나 추가로 원금을 더 상환할 경우 상환한 원금 만큼 또 크레딧으로 추후에 사용할 수가 있다. 본국에 마이너스 통장과 그 역할이 비슷하다. 최근 필자의 고객중 홈에퀴티로 황당한 일이 발생했는데, 고객은 수년전 7만5,000달러의 홈에퀴티 라인을 열고 매달
원금을 조금씩 갚아오다 5,000달러 정도만 남겨두고 모두 다 갚았다. 7만5,000달러에서 이제 고작 5,000 달러가 남은 고객은 지난 5월을 마지막으로 남은 5,000달러까지 갚았다. 그리고 갑자기 목돈이 필요해서 당연히 7만5,000달러가 사용가능하겠거니 하고 홈에퀴티 체크를 떡하니 하나 발행했다. 그러나 왠걸 바로 잔고부족으로 발행한 체크가 바운스가 났다. 어찌 이런 일이?
급하게 홈에퀴티 은행으로 알아보니 모기지 연체로 인해서 본인의 홈에퀴티 라인이 그냥 클로즈가 되었다고 한다.
당황한 고객은 다급한 목소리로 홈에퀴티가 어떻게 된 상황인지 좀 알아봐 달라고 요청을 했고 알아보니 분명 고객은 지난 5월에 나머지 밸런스인 5,000달러를 분명 지불하였다. 하지만 5,000달러가 남은 시간부터 해서 5,000달러가 추가 입금된 그 기간 동안 3달러50센트라는 이자가 발생 한 것이다. 이것을 은행에서는 6월에도 청구서를 보내고 7월, 8월에도 보낸 것이었다. 3달러50센트에서 연체 이자가 불어서 18달러 가량 되었다. 고객은 본인 스스로 홈에퀴티를 모두 갚았으니 은행에서 보내주는 청구서는 그냥 광고성 메일이겠거니 무시한 것이었다. 그러나 3달러50센트의 연체는 분명 실수이지만 실수로 받아야 하는 댓가는 너무나 참혹했다. 이 고객의 800점 가까운 크레딧 점수는 모기지 연체로 인해서 500점대로 떨어졌고 크레딧 리포트에 모기지 지불을 90일 동안 연체한 기록이 남게 되었다. 물론 홈에퀴티 라인은 클로즈가 되었고 현재 가이드라인은 과거 2년 안에 모기지 연체가 있으면 모든 융자가 어렵게 된다. 이런
식으로 한번의 실수가 엄청난 결과를 가져왔다.
2.전화 청구서 연체
고객의 크레딧상 콜렉션 기록 중 자주 볼 수 있는 게 휴대전화 연체 기록이다. 특히 렌트로 있다가 자주 이사를 다니는 고객들은 유심히 보길 바란다. 고객들 중 이런 저런 이유로 전화를 클로즈 하고 새로 오픈하거나 혹은 전화 회사 자체가 바뀌는 경우도 있다. 이런 시기에 이사를 하게 될 때 본인은 모든 전화 요금을 지불하고 클로즈를 했다고 생각하는데 간혹 그것의 진행 과정에서 몇십달러 정도가 추가로 청구될 때가 있다. 이때 고객이 주거지를 옮기게 되면 전화 회사는 옛날 주소로 계속 고지서를 보내고 연체된 몇십달러를 매정하게 콜렉션 에이전트로 넘겨버린다. 이런 경우 고객은 전혀 알지 못하다가 추후에 자동차 융자를 받거나 주택 모기지를 신청하게 되면 그때 가서야 콜렉션 기록으로 고생하게 된다.
또 한인들처럼 본국에 친척이 많을 경우 친척들이 이곳에서 전화를 개설하거나 유학으로 공부하러온 조카들이 전화가 필요할 때 코사인을 해주게 되는 경우가 종종 있다. 전화를 사용할 기간 동안은 별문제가 없다. 하지만 학교를 마치고 돌아갈 때 전화를 닫고 마무리가 잘 되어야 되는데 몇 십달러씩 남겨진 사례가 있다. 이런 경우에도 코사인 해준 고객의 크레딧에 치명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
3.병원 고지서 연체
잘 아시다시피 이곳 미국은 병원 시스템이 아주 다르다. 본국은 병원 한 곳에서 피검사며 X-Ray며 일반적인 검사를 마무리 하고 그 자리에서 돈을 지불한다. 하지만 이곳 미국은 병원 시스템과 아울러 의료 보험 시스템이 아주 다르다. 의사는 의사선생님대로 따로 만나고 경우에 따라 피검사와 추가적인 검사는 검사만 하는 랩(Lab)에서 따로 하게 된다. 또한 검사소에서도 그 결과를 다른 곳으로 요청하기도 한다. 이럴 경우 몇 개월 뒤에 아주 다양한 의료 고지서를 받게 된다. 몇개의 고지서를 받아서 끝났나 싶으면 엉뚱한 데서 고지서가 또 날라온다. 의료보험도 아주 복잡하게 되어있어 보험회사가 내어야 할 부분이 있고 본인이 부당해야 될 부분이 있다. 그리고 좀 애매한 부분도 있다. 어떤 경우 보험회사가 얼마정도 까지는 의료비를 부담을 하는데 의사가 본인에게 추가로 얼마를 더 청구 할 수도 있다는 등 이런 애매한 고지서까지 아무튼 한번 아파서 병원 신세를 진 고객들은 지금 무슨 이야기를 하는지 알 것이다.
그런데 항상 이런 비용 문제로 분쟁이 생긴다. 즉 본인은 해당 비용을 분명히 지불했는데 또 의료 기관에서 청구서를 보내오는 경우가 있다. 사실 자세히 알아보면 같은 병원에서도 청구하는 기관이 다를 수도 있는데 고객들은 이런 것을 대부분 무시하게 된다. 이렇게 해서 의료 보험 콜렉션이 발생하게 되는 것이다. 고객들중에 의료 보험 콜렉션이 있는 고객에게 왜 이런게 발생 했냐고 물으면 흥분하지 않는 고객은 하나도 없다. 하지만 현명한 방법은 청구 금액을 지불하지 않고 고집을 피울게 아니라 가능한 늦지 않게 먼저 지불을 하고 추후 중복된 지불에 대해서는 돌려받는 방법을 해야 될 것이다. 다행히 의료 보험 콜렉션은 대부분 3곳의 크레딧 회사 중에 한곳에 보고를 하게 되어 3개의 크레딧 중 중간 값을 사용하는 주택 구입에 있어서는 위기를 피하는 경우도 있다. 이처럼 단순히 몇십달러와 몇 백달러의 의료비용이 내 집 마련 꿈의 발목을 잡을 수도 있다. 꼭 꺼진 불도 다시 보는 습관을 가지자.
곽동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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