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년은 총선거의 해다. 2년 간격으로 있는 민선 공직자(elected officer)를 선출하는 선거이다. 미국에서는 주(州)나 연방할 것 없이 많은 정부요인(공무원)을 선거로 선출해서 임직(任職)을 한다. 대통령부터 연방 상 하의원, 주지사, 부지사, 주 상 하의원, 학구(School District) 요원들, 각급 재판관(판사) 등 범위가 넓다. 이러한 요직에는 정당을 배경으로 출마하는 직위가 있고, 교육구 요원이라던가 재판관(판사) 등 정당과는 관계없이 입후보 하는 직위가 있다. 정당을 통해서 출마하는 입후보자를 “정당소속 입후보자(partisan nominee)”라고 하며, 당과는 관계없는 직책을 목표로 출마하는 입후보자를 ”무소속 입후보자(non-partisan nominee)”라고 한다.
이러한 수많은 정부요인을 직책마다 개별적으로 선거를 한다면 각 관서에서는 1년 12달 만사 제쳐놓고 선거에만 매달려 있어야 됨으로, 그러한 폐단을 근절하기 위해서, 그 해에 선출하여야 하는 민선 정부요직의 입후보자를 전부 같이 모아서 한꺼번에 투표를 하는 것이다. 즉 같은 날 같은 시각에 모든 직분이 같이 나열된 선거용지에 각 투표인은 각 입후자에 대해 일일이 찬부 (贊否)의 표시를 하는 것이다.
모든 입후보자의 명단이 순서대로 나열된 투표용지를 “스레이트(slate)”라고 한다. 결국 투표 때 마다 각 투표자는 못해도 수십명의 민선 관직에 오를 인사를 뽑아야 하는데, 직책마다 경쟁하는 입후보자를 모두 기재 해 놓았기 때문에 스레이트는 비교적 복잡해 보인다. 투표자가 정확한 판단을 할 수 있도록 선거를 제도적으로 단순화 하였고, 유선화 하였으며 각 소관 관서에서는 투표자가 투표대상 인물이나 법안에 대하여 충분한 지식을 갖고 투표에 임하도록 유인물을 통해서 중립적이며 교육적인 홍보를 시간의 여유를 두고 각 투표인에게 주거지로 우송을 해 준다.
전체적으로 너무 복잡해서 오리 무중에 빠지게 되면 본인이 분명히 아는 입후보에게만 찬부 표시를 하면 된다. 이를테면, 대통령 선거인 경우 대통령에 관해서는 일가견이 서 있으니 선거용지에 대통령에 대해서만 찬부 표시를 하고 나머지는 백지로 둔 채로 투표용지를 제출을 해도 그 용지는 유효한 투표가 된다. 본인의 역량으로 할 수 있을 만치만 해도 된다는 원칙이다. 잘 알지도 못하는 입후보에게 찬부표시는 하지 말라는 뜻이다. 선거가 도리여 역효과를 낼 수 있기 때문이다.
본 칼럼은 우리 교민들이 복잡하고 모호하게만 느끼는 미국 총성거를 좀더 단순하고 체계있게, 그리고 쉽게 이해를 하는데 도움을 제공하고, 그러한 사전지식이 유권자로 하여금 미국 시민으로서 보다 보람있고 긍지를 느끼게하는 참정으로 이어지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집필된 것이다.
선거는 투표자가 자기 일상생활에서 얻는 세계와 국가, 그리고 지역 정치, 경제, 사회, 문화에 관한 지식을 바탕으로 일정한 이슈에 관하하여 본인의 의견을 세상에 표명하는 정치적인 수단인 것이다. 선거에 참여를 한다는 것은 정치적인 변화를 초래할 절차에 관여한다는 뜻이며, 공직자 선거는 투표자 본인에게 직접적인 정치적인 영향을 줄 사람을 선출하는 절차이다.
투표자들의 투표에 의해서 선출되는 공직자는 본인을 선출해 준 투표자들을 대표해서 정치활동이나 공무수행을 하게됨으로 투표자들을 언제나 정치적인 영향 하에 두게 되며, 투표자들은 선출된 피선자의 정치적 역량의 수혜자가 될 수도 있지만 피해자가 될 수도 있다.
진정한 민주주의에서는 선거인은 선거 때 올바른 판단을 내릴 수 있도록 항상 주변정세에 관심을 갖고 민심의 동향이라던가, 정부시책에 관해서 밝아 지도록 노력을 하여야 한다. 한국에서는 한국을 영구히 떠났으며 한국의 정치적 영향을 젼혀 받지 않으며 관심도 없는 생활을 하고 있는 재외 이민에게도 선거를 종용하고 있는데, 선거의 정의와 성격상 어불성설인 것이다.
호주에서는 해외에 나가서 거주하는 기간이 1년 또는 1년 이상이 되는 국민에게는 “해외 부재자 투표권”을 주지 않는다. 해외에 1년 이상 나가 있으면 거소가 국내에 있건 없건, 생활 기반이 국내에 있으면서 기한부로 해외생활을 하건 말건, 일단은 국내정세에 어두워지며, 관심도 없어지는 것이 인지상정임으로 투표권을 거부하는 것이다.

이상에서는 선거의 본질을 좀더 실감있게 설명하기 위해서 현재 한국정부에서 시행코자하는 “재외국민 참정”이 얼마나 부당하고, 비상식적인 처사인가를 지적한 것이다. 영어표현을 잠시 빌리겠다. 선거는 “serious business”인 것이다. 선거는 엄숙하고 진지한 국사라는 뜻이다. 이민의 처지를 그렇게도 이해치 못하고, 교민을 우롱하는 것과 같은 대한민국 처사는 미국 이민 정책에 정면으로 도전하는 꼴이 될 수도 있다는 사실을 우리는 잊어서는 안되겠다.
미국 총선거는 매 짝수 해 11월 첫번 월요일 다음에 오는 화요일 이다. 이날을 총선거일(General Election Day)이라고 한다. 이 중 4로 나눌 수 있는 숫자의 해에는 대통령 선거가 있다. 짝수 해이지만 대통령 선거가 포함되어 있지 않은 해의 선거를 중간 총선거(Midterm Election)라고 하고, 대통령 선거가 있는 해의 선거를 관례적으로 대통령 선거(Presidential Election)라고 한다. 금년의 선거는 “중간선거”가 된다.
금년 선거에서 연방 공직자는 하원의원 435명 전원(임기 2년임으로 2년마다 전원 재선), 상원의원 100명중 37명이 임기 만료로(임기 6년인데 동시 선출이 아니고 1년에 1/3이 임기 만료되게 짜여져 있으므로 총선거때마다 30여명만 재선을 함) 재선출이 되어야하고, 연방은 아니지만 전국 50개 주지사 중에서 38명이 임기 만료로 재선출이 되게 되어 있다. (다음에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