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Morning Has Broken / 아침이 밝았군요
최정화 [커뮤니케이션 학 박사 / 캘리포니아주립대 교수]
Morning Has Broken / 아침이 밝았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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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rning has broken
Like the first morning
Blackbird has spoken
Like the first bird
아침이 밝았군요
마치 태초의 그 아침처럼
찌르레기가 노래를 하네요
마치 태초의 그 새처럼
여름방학 중 느슨했던 일상이 가을학기 개학으로 다시 틀 잡힌 제자리로 돌아옵니다. 느긋한 여름이 일하는 가을로 바뀌는 가운데 가장 반가운 건 바로 아침 기운입니다. 새벽의 소리입니다. 해와 달이 교차하는 갭[gap], 바로 그 사이에 머무는 상쾌함입니다.
동트기 전에 일어나 잠시 가만히 앉습니다. 동네 수영장에서 반 시간 정도 달 새벽 물속에 머물다, 어슴프레 동틀 무렵 680 하이웨이에 들어섭니다. 그렇게 한 시간 정도 운전해 오피스에 들어설 즈음, 아침 해가 낮게 드리워진 캠퍼스 잔디 위에 여명[黎明]이 터옵니다.
새벽은 그렇게 나타납니다. 아침도 서서히 나타납니다. 긴 시간은 아니지만 느끼기에 따라선 ‘Eternity’ [이터~니티, 영원/불후(不朽)]가 되기도 하는 게 새벽입니다. 그렇습니다. 새벽 속에 가만히 있다 보면 간혹 시간이 그대로 멎는 때가 있더군요. Be Still and Feel. Be Still and Know!
Each time dawn appears, the mystery is there in its entirety. [Rene Daumal]
“새벽이 나타날 때마다 거기엔 신비가 통째로 들어있다.” 그렇습니다. 새벽은 참으로 신비롭습니다. 말과 글을 넘는 직관의 신비, 바로 봐야 겨우 보이는 그런 신비가 ‘통째로’ 들어 있습니다. 새벽 달과 별들, 그리고 검은 듯 뿌연 여명의 하늘. 그리고, 이 모두를 감싸고 도는 새벽 기운(氣運). 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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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aise for the singing
Praise for the morning
Praise for the springing
Fresh from the Word
새들의 노래를 찬양합니다
이 아침을 찬양합니다
그 말씀에서 이제 막 솟아난
이 새로움을 찬양합니다.
주차장에서 나와 오피스까지 10분 정도 캠퍼스를 가로질러 걷습니다. 밤/아침 이슬로 잔뜩 젖은 녹색 잔디, 그 위에 흐드러진 여명을 밟으며 걷는 길. 간간이 새들의 지저귀는 소리가 들립니다. 초가을 이른 아침 냄새와 소리, 그리고 밝게 열린 그 풍광 속에 불현듯 캣 스티븐스의 그 노래, "Morning Has Broken"이 잔잔히 공명해옵니다.
마치 그 ‘처음 아침’같이 오늘도 그런 아침이 열림을 찬양합니다. 마치 그 ‘처음 새’가 노래했듯 오늘 아침도
그런 새의 노래가 들려옴에 찬양합니다. 오늘 새벽 오늘 아침 오늘 새소리에 ‘태초(?初)’를 연상하는 시인의 감성이 감미롭습니다. ‘첫 아침’이란 느낌이 생경한데 익숙합니다. 그렇게 태초와 지금이 이어지는 가운데 찬양이 이어집니다. 노래와 아침과 ‘그 말씀에서 나온 새로움’을 칭송합니다.
Praise with elation
Praise every morning
God’s re-creation
Of the new day
들떠 찬미합니다
모든 아침을 찬미합니다
새 날로 나타난
신의 새로 만드심을
오피스에 들어와 책상을 정리하는 중에도 노래는 계속 들려옵니다. "with elation’이란 구절이 절실하게 다가옵니다. ‘elated’[일래~잇티드]는 한껏 고양(高揚)된 느낌을 전하는 단어입니다. ‘uplifted’ [업리~프티드] 또는 ‘exalted’ [이그졸~티드]처럼 기분(氣分)이 한없이 위로 올려진 느낌을 그리고 있습니다. 명사 ‘elation’을 쓰니 벅찬 느낌이 한층 더 강해집니다.
그렇게 터질 듯 벅찬 기분으로 아침을 찬양하라는 겁니다. 조물주의 거듭 만듦으로 우리 앞에 새롭게 나타나는
매일 새벽 매일 아침을 벅찬 감동으로 칭송하란 겁니다. Praise with elation! 프래~이즈 위드 일래~이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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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rning has broken
Like the first morning
Blackbird has spoken
Like the first bird
아침이 밝았네요
마치 태초의 그 아침처럼
찌르레기가 노래를 하네요
마치 태초의 그 새처럼
늘 현재 진행중인 새벽은 수평적 시간이 아닙니다. 바로 ‘지금 여기’를 수직으로 내려 꽂는 찰나적 영원입니다.
어슴프레한 박명(薄明)의 침묵이 "Morning Has Broken" 노래와 잠시 섞인 후, 이내 ‘첫 새벽’ [원효(元曉)]의 고요로 환원합니다. 내일도 어김없이 ‘첫 새벽’같이 나타날 그 아침, 그 고요한 침묵의 소리, 그 새벽의 신비와 아침의 새로움에 한없는 찬미를 올립니다.
인도의 시성 타고르의 말씀이 생각납니다.
Faith is the bird that feels the light when the dawn is still dark.
믿음이란 아직 검은 새벽 안에서 빛을 느끼는 새와 같다. 분명 새벽 안에는 빛이 있습니다. 아직 어둡긴 합니다. 엷은 빛이긴 합니다. 하지만 분명 그 어둠 속에선 빛이 새어 나오고 있습니다. 그렇게 새벽/아침은 신비 그 자체로 매일 나타납니다.
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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