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아침 일어나면서 행복한 웃음과 기대를 가지고 살기는 그리 쉽지 않다. 왜 그렇게 어렵고 힘든 일들이 파도처럼 밀려갔다가 또 밀려오는지 모른다. 인생은 아름다운 것이지만 그 아름다움은 다가오는 것이 아니라 찾아가야 만나는 것이다.
사람들이 골프를 좋아한다. 나는 아직 골프를 모르지만 골프를 사랑하는 사람들은 복음을 전하는 사도들의 열정만큼 골프를 전하고 권장한다. 그 이유는 간단하다. 다른 운동경기의 공들은 계속 움직이는 것이지만 골프공은 그 자리에 가만히 있기에 그 공이 움직이도록 내가 치는 묘미가 있다는 것이다. 내가 원하는 거리, 그리고 내가 원하는 방향대로 공을 때릴 때 그 흥미는 대단하다는 것이다. 단지 운동이라서가 아니라 어떤 삶의 교훈을 준다. 행복이라는 공은 다가오는 것이 아니라 찾는 것이라 한다면 사는 동안에 갖는 웃음과 기쁨 만족은 어떤 기준을 맞추는 상태(狀態)가 아니라 그것을 받아들이는 태도(態度)에 의한 것이다.
중세의 수도사들은 서로 만날 때 마다 세 마디의 인사를 했다고 한다. “밝습니다. 맑습니다. 고요합니다.” 뭐 그리 좋은 인생들이라고 만날 때마다 그리고 날마다 그렇게 인사를 했겠는가? 그렇게 잘 먹지도 못했을 것이고, 요즘처럼 재미있는 일도 없었을 것이고, 별로 입지도 놀지도 못했을 것인데 그렇게 인사를 했다니 어떤 면에서 존경심을 드리지 않을 수 없다. 기 수도사들의 신앙이 개혁주의 차원에서 평가하기에 앞서서 그들이 노력하고 받아들였던 삶의 태도는 우리가 배울 필요가 있는 것이다.
요즘 사람들마다 입에서 살기 힘들다고 한다. 경제가 어려워서 온 나라 온 세계가 몸살을 앓고 있다. 그래서 늘 마음속에는 ‘부정적인 생각,’ 즉 어두운 앞날에 대해 염려를 하고 있는 사람들이 많다. 사실 어제보다 그리고 과거의 우리보다 지금은 훨씬 부요해 졌다. 자동차를 타고 다니는 사람들이 과거에는 부의 상징이 되었는데 지금은 생활수단의 필수품으로 여기고 있다. 결코 사치가 아니다. 그런데도 마음에는 어두운 근심이 구름을 치고 있다. 왜 그러한가? 마음이 부자여서 그렇다. 이제는 맛있는 것만 골라 먹을 정도로 배가 불러졌다. 옛날을 비교하여 산다면 오늘을 사는 우리는 늘 잔칫날이다. 떡 먹고, 고기 먹고, 과일 먹고……. 정말 환상적인 삶의 축제인데 그것을 모른다. 우리 마음을 비우고 다시금 내가 지금 살고 있는 환경을 바라본다면 반드시 ‘밝습니다’라고 말하게 될 것이다.
사람의 본질은 악한 것이다. 악한 것, 곧 죄를 숨기고 우리는 아름다움, 건강, 그리고 지혜로움을 말한다. 그러나 내면에 숨겨진 사실은 우리는 너무 다른 사람들 앞에 치장하고 외식하며 살고 있다. 예수님께서 바리새인들을 향해서 하신 말씀처럼 우리는 “회칠한 담”처럼 겉은 깨끗한데 속은 썩어 있는 우리 자신을 발견한다. 나 혼자서 깨끗하게 살고 싶은데도 남이 그러지 못해서, 나만 바보 되는 것 같아서, 정직하게 살면 뒤처지는 것 같아 그러지 못해 동화작용으로 세속에 물드는 우리 모습을 알게 된다. 하기는 권력과 재력을 가진 사람들조차 악하니 속담처럼 “위엣 물이 고와야 아랫물도 곱다”라는 말로 나의 깨끗지 못함에 대해서 스스로 면죄부를 발행하기 그지없다. 수도사들은 날마다 “맑습니다.”라고 했으니 그들은 얼마나 힘들었을까? 그들도 욕심이 있었을 텐데 자기를 날마다 쳐서 복종하여 살았으니 그들의 인생에 별로 재미난 쾌락은 없었을 지라도 하늘에서는 큰 상을 내렸을 것이다.
아침부터 저녁까지 신문, TV, 인터넷, 이메일, 뉴스, 음악, 드라마 등 여러 가지의 정보로부터 머리와 가슴이 쉴 틈이 없다. 수도사들은 “고요합니다.”로 인사를 하면서 자기의 음성에 귀를 기울이고 하나님의 음성에 귀를 기울이는 묵상이 있었다. 예수님은 하나님이시며 하나님의 아들이면서 그렇게 바쁜 시간 속에서도 “새벽 오히려 미명에 예수께서 일어나 나가 한적한 곳으로 가사 거기서 기도하시더니(막1:35)” 말씀처럼 예수님은 한적한 곳을 찾아 기도하셨다. 그 이유는 사람의 소리를 듣기보다 하나님의 소리를 듣기를 원하셨기 때문이다.
서로 나누는 인사가 우리 삶의 목적이라면 단지 “안녕하세요?”라는 인사도 좋지만 이렇게 인사를 나누어 보면 좋겠다. “밝습니다. 맑습니다. 고요합니다.”
김범수 목사
워싱턴 동산교회, M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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