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약이 구두로 되어서는 안되고 문서로 작성되야 한다는 것은 많은 경우 상식적으로 알만한 일이다. 그런데, 과연 문서로 남긴다는 의미는 무엇일까? 법원에서 과연 쌍방이 앉아서 문서화된 계약서에 서명한 것만을 증거로 취해 줄까 하는 것이 관건이다. 가주의 증거법 상(증거법 250항), 법정에서 증거물로 고려되는 대표적인 문서들로는 필기, 타이프, 프린트, 사진촬영, 복사 등에 의해 작성된 문서들이 있다.

방법이나 형식에 상관 없이 얇은 표면에 기록된 제반의 기록이나 이러한 것들의 조합으로 이루어진 커뮤니케이션을 기록한 문서들이 이에 포함된다.

컴퓨터나 휴대전화기 등의 전자 전송매체 사용이 급증함에 따라,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이메일이나 문자메시지 등을 통해 많은 커뮤니케이션이 이루어지고 있는 때에 이러한 전자기록(electronic recordings)들이 법적으로 어떠한 결과를 가져다 줄 수 있나를 알아둘 필요가 있겠다. 법정에서 하나의 문서가 증거물로 받아들여지기 전에, 이메일이나 문자메시지, 팩스도 진위를 가리는 감정과정을 다른 문서와 똑같이 증거법 1400항 조항에 따라 과연 그 문서를 증거로 사용하기 원하는 측이 주장하는 ‘바로 그’ 문서인지를 검토하는 문서의 진위를 가리는 과정을 밟으면 채택이 될 수도 있다는 사실이다.

다시 말해서, 문서를 증거로 삼고자 하는 측이 문서의 진위를 가리기에 충분한 증거를 제출하는 한, 법적으로 허락된 수단을 통해 진위를 확립한다면, 캘리포니아 법원 규율 2.1040 조항에 따라서, 이러한 전자 기록들도 정식적인 법원 문서 증거물로 받아들여 질수 있다.

따라서, 이렇게 이메일과 문자메시지를 전자 매체들을 통해 빈번히 주고 받을때 짧고 간략한 내용의 메시지라 할지라도 법원에서 효력을 발휘하는 정식적인 문서 증거물로 채택될 수 있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 다음의 예는 신중한 매체 사용의 중요성을 보여주는 좋은 예가 될 것이다.

한 자리에서 수년간 비즈니스를 해오던 임대인이 있었다. 올해 초 임대계약이 종료되기 이전 임대계약을 연장 할계획으로, 옵션에 관해 건물주와 몇차례 대화를 가졌다. 대화를 통해 연장 때 변경될 임대료등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었다.

건물주는 이메일을 통해 건물주 측이 원하는 계약사항들을 전달해 왔다. 이메일 안에는 임대인이 동의 의사를 전달해 올 때 건물주 측이 제시한 계약사항에 의거해 계약이 연장될 것이라는 내용도 담겨 있었다.

임대인은 혹시나 좀 더 좋은 조건을 얻을 수 있지는 않을까하는 생각에, 건물주 측이 제시하는 계약조항들을 좀 바꿔 줄 것을 제시했다.

시간이 지나도 건물주로부터 답변이 오지않아, 전화를 했더니, 건물주는 제시간에 옵션을 행사하지 않았다며 나가 줄것을 요구했다. 청천벽력 같은 뉴스를 접하게 된 임대인은 변호사를 고용했고, 변호사는 그간 주고 받은 이메일을 검토 후, 즉시 건물주 측이 제시하는 계약사항들에 동의한다는 이메일을 보냈다. 그러자, 건물주 측은 서면으로 작성된 계약서가 없다는 사실을 이유로 계약 연장을 무효화 한다는 것을 통보했다.

임대인과 건물주가 늘 서면계약서에 서명을 통해 계약을 맺어왔으니 이번에도 이전과 같은 서면계약서가 있어야 한다는 주장이었다.

하지만, 임대인 측 변호사는 건물주 측의 변호사 주장과는 달리 임대인이 받았던 이메일은 위에서 언급한 캘리포니아 법원 규율 2.1040 조항에 따라 전자 기록으로 취급된다는 것을 지적했다. 더불어, 건물주측의 변호사 가 건물주의 제시를 무효화한다는 서면으로 된 통보를 보내기 전에, 임대인 측 변호사가 건물주의 제시를 받아들인다는 통보를 먼저 이메일로 보냈기 때문에 계약 성립 주장을 할수 있었다.

소송이나 중재등을 통해 법적 문제를 해결하고자 할 때, 다양한 문서의 중요성을 간파하고 모든 문서 증거물들을 적절하게 사용할 수 있는 경험있고 세심한 변호사의 도움을 받는 것이 중요한 또 하나의 이유이다.

(714) 739-8828


김진환 <변호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