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진수정 워싱턴 가정상담소 결혼 및 가정치료 디렉터
부부의 연을 맺고 꿀같은 신혼을 흘러 보내고 나면 하루라도 보지 않으면 안 될 것 같은 열정은 사그라지고 습관처럼 내 뱉는 ‘사랑’이란 말이 난무하며 때로는 후회하고 다른 부부들의 모습을 부러워하며 마음 속 혼잣말로 ‘이혼할까’ 하고 생각해본다. 이 세상에서 부부로 살면서 한두 번쯤 이혼을 고려해 보지 않은 부부가 있을까?
이혼을 고려하고 부부 상담을 찾아오는 이유 중 하나가 부부 성관계이다. 부부 성관계가 부부사이에서 없어지면서 부부의 연을 놓아버리려는 사연들을 자주 접한다. 그러나 섹스리스 증후군이 가장 큰 문제라고 생각하고 상담소를 찾아오는 부부들을 보면 그 부분은 표면으로 나타나는 부부문제의 후유증의 하나일 뿐 그 내면에는 더 큰 문제들이 있음을 부부들은 알아야 한다.
부부란 사랑이라는 단어에 큰 의미를 담고 기반이 되어 성립이 된다. 부부간의 사랑은 서로 아껴주고 위해주는 정신적인 사랑과 밤에 같이 잠자리를 하는 육체적인 사랑이 함께 어우러져 부부가 말하는 사랑이 이루어진다고 볼 수 있겠다.
유교문화의 전통이 잠재해 있는 우리 사회에선 부부관계라 할지라도 부부 ‘성’에 대해 얘기하는 게 쉽지 않다. 요즘 젊은 세대들은 솔직하고 당당하게 욕구나 기대를 당당히 요구하는 반면, 구세대들에게는 그리 쉬운 일만은 아니다. 특히 여성들에겐 더욱 그러하지 않은가? 잠자리에서 남편 옆구리 한 번 찌르기라도 하면 남편들에게서 이상한 여자로 핀잔을 받기도 하고 와이프가 샤워하는 소리만 나도 심장이 벌렁거린다는 우스갯 소리도 농담반 진담 반으로 하기도 한다.
부부가 서로를 이 핑계 저 핑계로 잠자리를 피한다면 부부의 의무를 유기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겠지만 그 핑계의 이유에 더욱 귀를 기울여야 한다. 왜냐하면 부부가 잠자리를 원하는 것이 다만 육체적인 것만은 아니기 때문이다. 여자들은 잠자리를 통해 육체적인 욕구충족만이 아니라 심적으로도 남편으로부터 사랑을 확인하는 행위가 될 수 있고 남자 또한 성관계뿐만이 아닌 가벼운 스킨십만으로도 아내로 부터 위안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부부간의 성관계가 소홀해 지는 이유는 무엇일까? 부부 각각 다른 이유들이 많겠지만 신체적인 변화가 한 이유일 것이고 심적으로부터 오는 부담감 또한 무시 못 할 것이다. 대체적으로 여자가 아이를 낳고 나면 신체적인 변화와 육아 스트레스에 서로에 대한 성적욕구가 많이 떨어지기도 하고 결혼생활을 하면서 잦은 다툼과 스트레스가 쌓이다 보면 부부 성관계가 기쁨이나 즐거움이 아닌 의무와 노동으로 전략해 버리는 경우가 많다. 남자는 젓가락 들 힘만 있어도 성욕이 생긴다고 하지만 요즘은 각종 스트레스와 술, 담배 때문에 섹스리스 증후군이 많이 생기고 있다고 한다. 남편의 소홀함에 아내들은 사랑을 받지 못 한다고 우울해 하고 아내의 소홀함에 남편들은 가정에서의 자신의 존재감에 대해 많이 고민들을 하고 있다.
부부 성관계가 문제가 되고 있다면 부부관계에 적신호가 왔다고 생각해야 한다. 앞에서 말했듯이 부부 잠자리는 그 부부들이 갖고 있는 문제들 중 표면으로 나타나는 한 이유일 뿐 그 내면에는 더 심각한 문제들이 잠재되어 있기 때문이다. 심적인 욕구가 채워지지 않은 채 잠자리가 만족스러울리 없고 잠자리를 멀리하면서 서로에게서 또한 멀어지기 마련이다. 잠자리가 문제가 되어 상담을 찾는 부부들은 보통 성 치료(Sex Therapy)와 함께 부부 상담이 이루어진다. 상담이 진행되면서 내면에 가려졌던 문제들을 해결해 가고 서로에 대한 이해의 폭을 넓혀가면서 부부간의 사랑의 기술을 배워간다.
부부 간의 사랑의 기술이란 단순히 스킬이나 테크닉이 아니다. 사랑의 기술은 사랑의 본질을 아는 행위이며 서로를 존중하는 방법을 배우고 익히는 것이다. 그 기술은 서로에 대한 이해 없이는 성취할 수 없는 것이다. 그 때문에 부부사이에도 가정에 생길 수 있는 변화가 있을 때 마다 사랑할 수 있는, 사랑하는 기술을 익혀야만 한다. 서로를 탓하기 전에 당신은 사랑을 영위할 기술을 지니고 있는가 다시 한 번 짚어보자.
문의 (703) 761-222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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