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오나 김 뉴욕음악원 원장
청소년기에 악기 레슨을 받는 아이들은 다양한 이유들로 하고 있는 경우가 많다. 어렸을 때부터 하던 레슨을 계속하는 경우도 있고 또는 중단했던 레슨을 다시 시작하거나 아니면 이 시기에 새로 시작하는 아이들의 경우도 점점 늘어나고 있다.특히 후자의 경우에는 하고자 하는 본인의 의지가 많이 개입되어 있는 아이들이 대부분이라고 할 수 있다. 음악 교육의 시기는 어릴수록 좋다고들 하는데 그렇다면 이때 시작하는 아이들은 과연 너무 늦어버린 것일까?
이때는 아이들의 대부분이 자신이 원해서 하는 경우가 많은 만큼, 진지하고 열심히 하는 태도를 가지고 있다. 음악 교육을 어릴 때부터 시작하면 좋은 점이 많지만 그렇다고 해서 이 시기가 늦은 것은 절대 아니다. 장단점이 다 있는데 너무 어렸을 때 시작해서 바른 방법을 익히지 못했거나, 또는 본인의 의사에 상관없이 마지못해 하다가 중도에 포기하는 학생들이 많은 반면, 오히려 이 청소년기는 늦게 시작하긴 하였어도 본인들의 태도와 각오가 남다르기 때문에, 경우에 따라서는 자신의 의지와 노력에 따라 얼마든지 급성장 할 수 있는 가능성이 있다. 이 시기를 놓치고 그 이후에 시작하는 건 많은 노력이 필요하므로, 이것이 좀 더 수월하게 악기를 배울 수 있는 마지막 기회라고도 할 수 있다. 아이들의 태도가 진지한 만큼 시간이 허락하는 한도 내에서 연습도 얼마든지 열심히 할 각오가 되어있으므로, 선생님은 레슨 시간을 통해 적절한 연습 방법을 제시해주어야 하겠다.
부분 연습의 중요성, 다양한빠르기로 하는 연습, 양손 따로 해보는 연습 등 다양하고 구체적인 연습의 방법을 학생들에게 가르치며 시범을 보여, 아이들이 주어진 시간을 극대화시켜 현명하게 잘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제 막 레슨을 시작한 아이의 경우라면 간단한 부분 연습 정도로도 진도를 따라가기가 충분하겠지만, 단계가 올라갈수록, 점점 더 다양해지며 어려워지는 곡들을 적절하게 연습을 못해 어려움을 겪는 확률이 높아지는데, 나는 이럴 때 학생들에게 음악 저널을 쓰도록 권유한다. 단순히 연습의 양을 기록하는 숙제 노트가 아닌 음악을 배워나가는 과정 속에서 자신이 겪고 느끼는 점들을 기록하는 것이다. 이 저널은 될 수 있으면 매일 쓰는 것이 좋은데 그 내용은 대략, 연습을 생략했다면 왜 그럴 수밖에 없었는지에 대한 간단한 언급을 하는 것부터 시작해서 연습을 하면서 느끼는 그날그날의 문제점과 느낀 점들, 어느 부분을 얼마나 어떠한 방법으로 연습했는지에 대한 기록, 어떤 부분이 잘 안 된다면 그 부분을 해결하기 위해 구체적으로 어떠한 노력을 했는지 등을 적는 것이다.
이 외에도 연습을 하면서 생기는 질문들, 음악에 관한 궁금한 점들을 생각 나는대로 수시로 적어서 기록해 두었다 레슨 시간을 통해 그러한 문제들을 선생님과 같이 해결하는 것이다. 이렇게 꾸준히 저널을 쓰다 보면 계획성 있는 연습을 하는 습관도 생기게 되며 자신의 부족한 부분도 보이게 된다. 누구든지 아무 기록 없이 연습을 하게 되면 무작정 연습하게 된다. 공부도 계획을 세워서 한 부분 한 부분 차근차근 마스터 하듯이 음악도 마찬가지이다.
이렇게 기록을 하다 보면, 어느 한 부분이나 한 곡의 연습에 치우치지 않고, 안 되는 부분을 위주로 한 모든 부분에 관심을 가지고 골고루 공략하는 균형 잡힌 연습이 이루어질 수 있게 된다. 이러한 저널을 통해 선생님은 학생의 발전 과정을 일목요연하게 지켜볼 수 있으며 학생 개개인의 연습 방법의 문제점을 파악해서 조언해주고 같이 해결해 나갈 수 있다. 이렇게 학생과 선생님의 의사 소통과 음악 토론의 장으로서 저널을 적극 활용한다면 레슨 시간은 더 이상 단
순한 악기 레슨이 아닌 음악적 성숙을 위한 시간으로서 그 배움의 깊이가 달라질 것이다.이러한 저널 쓰기의 방법은 나이가 들어 시작하는 어른들의 음악 레슨에도 그대로 적용된다. 어른들의 경우에는 학생 개개인의 관심 분야와 목표를 파악한 다음 레슨을 시작하는 것이 좋다. 무작정의 음악 레슨은, 힘들고 그 끝이 안 보이는 긴 여정처럼 지루하게 느껴져 중도 포기하게 될 확률이 어른들은 아이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찬송가 반주가 목표인 사람은 그 목표를 가지고 매진하게 되면 더 효율적인 레슨이 될 수 있으며 거기에 맞춰 커리큘럼을 짤 수 있고, 좋아하는 곡들을 치는 것이 목표인 사람이라면 그에 맞춰 레슨의 방향을 설정할 수 있으며, 또한 아이들 레슨을 봐주기 위해 레슨을 시작하는 엄마의 경우라면 아이
와 엄마의 레슨을 같이 묶어서 하는 계획을 세울 수 있다.이렇게 음악 저널을 매개로 한 선생님과 학생의 적극적인 대화와 토론으로 즐겁고 나날이 발전하는 성숙한 음악 배우기를 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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