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방학이 예비 수험생들에게 얼마나 중요한 시간인지는 두말할 필요가 없다. 그 만큼 스스로 해야 할 일들이 적지 않다는 뜻이다. 그 가운데는 자신이 지원할 대학을 고르는 일도 있다. 무슨 일이든 목표가 있어야 방향을 잡을 수 있는 것처럼 입시 역시 그 출발점은 어느 대학을 목표로 할 것인지를 정해야 그에 맞춰 필요한 준비를 진행할 수 있다. 어느 대학에 지원서를 제출할 것인가. 유에스 에듀 콘 대표 양민 박사를 통해 방법을 알아봤다.
여름방학이 중요한 이유
1. 시간을 번다
예비 12학년 학생들은 바쁜 여름방학을 보내고 있다.
10월에 실시되는 SAT시험 준비도 해야 하고, 과외활동을 더욱 빛내기 위해 여러 가지 프로젝트나 봉사활동 등에 참여하고 있다. 또 AP클래스 과제를 해야 하는 경우도 있다.
그래도 개학 이후에 벌어질 상황에 비처보면 지금이 시간적인 여유가 있다. 막상 12학년이 시작되면 고등학교 생활 중 가장 바쁜 한 학기를 보내야 한다. 학교수업도 만만치 않은데다, 여러 개의 지원서를 준비하고, 작성하는 시간까지 함께 겹치기 때문에 말 그대로 정신없이 시간이 흘러가 버린다. 때문에 두 달이란 시간을 잘 활용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최종 결정을 내리지 않았지만, 자신이 지원할 대학 3-4개 만 결정하고, 입학정보를 수집해 놓는 것만으로도 상당한 시간을 절약하게 해준다.
2. 지원서가 알차진다
대학 지원서는 맘만 먹으면 한 대학 당 한 두 시간이면 완성할 수도 있다. 문제는 지원서의 완성도이다.
예를 들어 8월1일 오픈되는 공통원서 온라인 신청서에는 두 개의 에세이를 작성하도록 하고 있다. 하나는 과외활동에 관한 것을, 또 다른 하나는 주어진 주제 중 하나를 골라 작성하는 것이다.
시간에 쫓기면 에세이 내용이 매우 건조해 지고, 자신의 존재를 부각시키는데 상당히 미흡해 질 가능성이 매우 높다. 지원서는 여러 번 검토를 반복하면서, 수정해 나가야 한다. 특히 에세이가 그렇다.
많은 지원자들이 과외활동에 관한 에세이를 쓰면서 과외활동 그 자체만을 설명하는 것으로 끝나고, 다른 에세이 역시 지원자가 누구인지, 어떤 사람인지를 파악할 수 없는 내용으로 꾸며 입학사정관의 관심을 끄는데 실패한다. 자신의 진로 또는 목표에 대한 깊은 생각이 없었거나, 급하게 쓴 탓이다.
어떻게 고를까
1. 부모와 자녀의 대화가 우선
지원할 대학을 고르는데 어려움을 겪는 이유 중 적지 않은 부분이 부모와 자녀와의 의견 불일치 때문이다.
아이를 누구보다 잘 안다고 생각하는 부모와 자신의 의견을 무시한 채 일방적인 지시만 한다는 자녀의 불만이 서로 마찰을 일으키면서 평행선을 이루어 결정이 나지 않는다.
이런 경우 부모가 원하는 대학 리스트와 자녀가 희망하는 리스트를 만들어 타협점을 찾도록 한다. 자녀가 아무 것도 모른다고 생각하는 것은 금물이다.
2. 기준을 비교한다
대학은 저마다 다른 성격과 특징이 있다.
우선 생각해 볼 것이 자녀의 적성이다. 무엇에 관심과 재능이 있고, 어떤 성격인지를 다시 한 번 생각해 보고, 이를 바탕으로 지원할 대학을 좁혀간다.
기준에는 ▲성적 ▲대학 사이즈 ▲대학의 특성 ▲전공 ▲교수진 ▲합격률 ▲환경 ▲거리 ▲학비 등 여러 가지가 있을 수 있다. 특히 환경과 학비는 매우 중요한 요소이다. 대도시에서 성장한 자녀를 한적한 시골의 캠퍼스에 입학시켰을 때 적응이 쉽지 않을 수 있고, 명성만을 쫓아 유명대학에 입학시켰다가 엄청난 학비로 부모의 등골이 휠 수도 있다.
3. 드림과 현실
지원할 대학을 선택할 때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방법이 자신의 현재 실력이나 조건에 비해 높은 대학(reach), 자신의 실력과 조건이 맞는 대학(match), 그리고 합격이 거의 확실한 대학(safe)으로 나누는 것이다.
그러나 많은 지원자들과 학부모들을 보면 드림스쿨에 대한 강한 애착 때문에 자신들도 모르게 올려 잡게 된다.
냉정하게 객관적인 자세로 대학을 선택하는 자세를 잃지 말아야 한다.
4. 캠퍼스 방문
적지 않은 재정 부담을 감수해야 하기 때문에 쉽게 결정을 내리기 힘들지만, 가능하다면 이번 여름방학에 지원하고 싶은 대학 몇 곳을 골라 직접 방문해 보는 것도 대학을 고르는데 많은 도움이 된다.
직접 눈의 캠퍼스와 주변 환경, 그리고 재학생들과의 대화를 통해 그 대학이 자신에게 맞는지를 판단하는데 큰 도움을 받을 수 있다.
숫자가 전부가 아니다
대학을 고를 때 많은 학생들과 학부모들이 대학 순위 자료 등에 나타난 SAT점수 등을 자녀의 것과 비교해 지원여부를 결정하기도 한다.
하지만 이는 하나의 자료일 뿐, 그것이 당락의 기준이 될 수 없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좋은 대학일수록 실제 합격자들의 점수는 훨씬 높다. 또 유명 사립대의 경우 학교성적이나 각종 평가시험 점수는 당연히 우수해야 한다는 기본을 바탕으로 과외활동이나, 에세이, 추천서 등 다른 요소들이 변수로 작용할 수 있음도 잊어서는 안 된다.
대학 선택 유형별 대처법
지원할 대학을 고르는 과정을 보면 크게 세 가지 유형으로 나눌 수 있다. 첫 번째가 지원자가 주체가 되는 경우이고, 두 번째는 학교에서 시작되는 경우, 세 번째가 목표 대학이 분명한 경우이다.
1. 지원자가 주체
어쩌면 부모들이 가장 싫어하는 것일 수 있다. 자녀가 중심에 있기 때문에 부모의 말이 제대로 먹히지 않을 수 있기 때문이다. 반면 자녀는 자신이 원하는 쪽으로 진행할 수 있고, 나중에 합격했다면 그만큼 만족도가 높아진다.
이런 경우라면 자녀와 충분한 대화를 통해 선택 범위를 넓히면서 방향을 잡아가도록 한다.
2. 학교에서 시작
이는 주로 대학의 대외적인 인지도 등 네임 밸류를 따지는 것으로, 결국 그 대학에 자신이 맞는지를 맞춰보는 형식이다.
이때는 자신이 왜 이 대학에 지원하려 하는지에 대해 곰곰이 생각해 봐야 한다. 아주 분명한 이유를 찾아야 하고, 나중에 후회도 없다.
또 다른 주의 점은 이런 경우 상당수가 자신의 실력보다 높은 수준의 대학들을 선택할 가능성이 높다. 때문에 가급적 선택의 폭을 넓히는 노력을 하되, 안정권 대학들에 비중을 두는 것을 잊어서는 안 된다.
3. 목표가 분명
여기에 해당하는 지원자들은 성적과 과외활동 등에서 매우 우수한 경우가 많다. 그래서 상위권 대학들이 주요 목표가 된다.
이런 경우 초심으로 돌아가 지원서 작성에 세심한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 특히 자신이 대학 입학 사정관의 입장이 돼 비판적으로 자신이 작성한 지원서를 꼼꼼하게 살펴봐야 한다.
매년 당연히 아이비리그에 합격할 것이라고 믿었던 우등생들이 단 한 곳에서도 합격통지를 받지 못하는 일이 벌어지는 이유를 타산지석으로 삼고, 지원서를 반복해 살피며, 부족한 것을 찾아내 보강하는 노력이 중요하다.
<황성락 기자>
여름방학을 이용해 자신이 지원할 대학들의 윤곽을 잡아 놓으면 지원서 작성이 한결 쉬워진다. 코넬 대학 캠퍼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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