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약함 보였던 디펜스 정비
박지성·이청용 중원 누벼라
수비 집중력 살려야 우루과이 잡을 수 있다.
2010 남아공월드컵이 25일까지 조별리그 일정을 모두 마치고 26일부터 16강 토너먼트에 돌입한다. 한국은 26일 오전 7시(LA시간) 포트엘리자베스 넬슨만델라베이 스테디엄에서 벌어지는 16강전 첫 경기에서 남미의 강호 우루과이와 8강 티켓을 건 운명의 일전으로 격돌한다, FIFA랭킹 16위인 우루과이는 조별리그 A조에서 2승1무로 조 1위, 랭킹 47위인 한국은 B조에서 1승1무1패로 2위를 차지해 8강 문턱에서 만나게 됐다.
한국과 우루과이의 조별리그 결과를 살펴보면 양팀의 특성을 짐작할 수 있다. 우루과이는 3경기에서 4골을 넣고 실점은 하나도 없다. 포르투갈과 함께 단 둘 뿐인 무실점 팀으로 철벽 디펜스가 눈에 들어온다. 반면 한국은 3경기에서 5골을 넣고 6골을 내줘 전형적인 ‘많이 넣고 많이 먹는’ 팀이다. 5골은 출전 32개국 가운데 아르헨티나와 포르투갈(이상 7골)에 이어 득점랭킹 공동 3위고 6실점은 북한(12실점)에 이어 실점랭킹 공동 2위다. 복싱에 비유하면 돌주먹과 유리턱을 모두 가진 복서인 셈이다. 전체적으로 우루과이의 전력이 더 안정됐다고 평가하지 않을 수 없다. 한국으로선 허약한 수비진의 약점을 최대한 보완하고 공격에서 파괴력을 발휘해야만 승리를 기대할 수 있다.
이번 월드컵에서 한국은 공격, 특히 골 결정력 부문에서 눈에 띄게 성장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그리스와 아르헨티나전에서 나온 박지성과 이청용의 골은 상대 수비수의 실수에 편승한 것이지만 그 실수도 타이트한 압박을 통해 유도해 낸 것이고 상대실수를 놓치지 않고 골로 연결시킨 결정력은 높이 평가할 만하다. 나머지 3골은 모두 세트피스를 통해 나온 것으로 약속된 플레이로 골을 만들어내는 능력에서 뛰어난 능력을 보여줬다. 그 외에도 골로 연결되지는 못했으나 여러차례 공격수들의 순간적인 움직임으로 많은 골 찬스를 만들어낸 것은 항상 단조로운 공격패턴으로 일관했던 과거 한국 대표팀들에 비해 훨씬 발전한 모습이다.
반면 상대적인 수비진의 취약함은 한국팀이 발목을 잡기에 충분한 불안요소다. 그리스와의 1차전에선 비교적 안정적인 모습을 보였으나 아르헨티나와의 2차전에선 여지없이 허물어졌고 나이지리아전에서도 2골을 모두 수비실수로 내주는 등 수비불안은 한국팀의 아킬레스건으로 드러났다. 4골이나 내준 아르헨티나전에서 실망스런 플레이를 보여준 오범석과 나이지리아전에서 선제골 실점시 순간적인 대처가 늦었던 차두리 때문에 오른쪽 풀백이 최대약점으로 거론되고 있으나 그와 함께 눈에 잘 띄지 않지만 중앙수비진의 불안도 간과하기 힘든 수준이다. 이정수와 조용형이 지키는 중앙수비가 상대의 공세에 쉽게 흔들리면서 좌우 풀백이 이를 커버하기 위해 안쪽으로 몰리다가 다시 측면을 뚫린 케이스가 여러차례 눈에 띄고 있기 때문이다. 그 때문에 나이지리아전에서 동점골을 터뜨린 이정수는 중앙수비 강화를 위해 김남일을 투입했으나 문전에서 볼 처리 미숙으로 페널티킥을 내줘 질타를 받았고 그에 앞서 이정수도 두 차례나 위험지역에서 패스를 가로채여 아찔한 장면을 자초하기도 했다. 대회 직전 평가전에서 부상을 당해 대표팀에서 낙마한 곽태휘의 공백이 갈수록 크게 느껴지고 있다.
결국 이번 우루과이전에선 수비라인이 얼마나 실수없이 집중력을 가지고 상대 공격수를 잡아줄 수 있느냐에서 승부가 판가름 날 전망이다. 한 가지 다행인 것은 우루과이엔 뛰어난 공격수들이 많지만 리오넬 메시처럼 종횡무진 필드를 누비며 우리 수비수를 공포에 몰아넣을 만한 선수는 없다는 사실이다. 수비수들 자신감을 가지고 플레이를 하고 끝까지 집중력을 잃지 않는다면 그리스전같은 수비력을 되찾지 말라는 법이 없다. 또한 지금까지 드러난 한국 공격력은 우루과이의 철벽수비를 상대로도 충분히 골을 기대해 볼만한 수준이다. 수비 집중력, 8강으로 가는 길목에서 한국팀의 필수 키워드다.
<김동우 기자>
우루과이와 16강전이 하루 앞으로 다가온 25일 남아공 포트엘리자베스 갈벤데일 스테디엄에서 태극전사들이 가볍게 몸을 풀고 있다. <연합>
한국의 경계대상 1호인 우루과이의 골잡이 디에고 포를란.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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