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빈 박사 <프라피스 교육센터>
부모의 입장에서 자녀에게 ‘커서 의사가 되라’는 말을 해 보지 않은 부모도 별로 없다. 이렇게 대부분의 부모들은 자녀가 장성해서 의사가 되기를 희망한다. 어떤 학생들은 이러한 권유와 회유같은 이야기를 어렸을 적부터 귀에 못이 박힐 정도로 많이 들어와서, 자신의 미래를 자신이 선택할 자유도 없이, 그냥 의사의 길로 떠밀려 살아가는 의사들도 많다.
자녀들에게 ‘너는 커서 훌륭한 의사가 되라’고 권유할 때에, ‘내가 왜 의사가 되어야 해?’라고 말하면, 설득력 있는 대답이 언제나 궁색하다. 이렇게 조리 있게 말해보면 어떨까 생각해 본다. 첫째로, 의사가 되면, 어려움에 처한 사람, 특히 생명과 관계되어 곤경에 처한 사람들을 구해줄 수 있는 기회가 많다는 것이다. 그러한 의술을 통해서, 시술자는 어떠한 직업에 비교할 수 없는 큰 행복을 느끼며, 삶의 보람을 갖는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벤 카슨 신경외과 박사는 최초로 머리 붙은 쌍둥이의 뇌분리 수술에 성공했을 때, 그는 얼마나 행복했고 흥분했고, 존경과 찬사에 기뻐했겠는가를 생각해보라! 의술에서는 이러한 크고 작은 기적 같은 기쁨과 행복과 만족이 거의 언제나 의사들의 마음에 흐르고 있다.
인도에 많다는 언챙이를 보면서, 죽어가는 후천성면역증 환자를 보면서, 의사들은 자신들의 투철한 직업의식에 자긍심을 갖고서 새로운 치료법과 의술을 개발한다. 또한, 세계 여러 곳에서 간절히 의사들의 손길을 기다리는 사람들이 많다. 선교사로서의 사명을 받은 자라면, 또한, 얼마나 어울리는 직업이겠는가! 특히, 자녀가 생명의 신비나 과학, 인체 등에 관심이 많다면, 더욱 금상첨화로 준비된 직업이 될 수 있다.
둘째로 손꼽는 이유는 보장된 고소득이다. 박사학위는 이학 또는 공학박사와 의학박사로 크게 나눌 수 있다. 영재나 천재로 찬사를 받으면서, 수학과 과학에 뛰어나서, 세계적으로 유명하게 될 것만 같았던 많은 이학 또는 공학박사, 소위 Ph.D.박사들은 학위이후에 큰 회의에 부딪친다. 이들도 대학을 졸업해서 학위를 딸 때까지는 적어도 오년에서 십여년은 공부와 연구생활에 매진한 학생들이다. 그러나, 학위를 마치고, 학위 후 연수, 즉 Post-doctoral Fellowship이 시작되면, 고작해야 연봉 삼만에서 오만정도밖에 받지 못한다. 교수가 된다 해도 육만 달러에 도달하기 쉽지 않고, 핫토픽으로 각광을 받는 과학자들이라도 연구비지원, 중간보고 등 항상 쫓기듯 살아가지만, 기실 연봉 십만 달러를 넘기는 쉽지 않다. 아울러, 해고와 퇴직준비에 큰 부담을 갖고 살아간다. 반면에, 의사는 평균 연수입이 모든 전문분야에서 최소한 이십여만 달러에 육박한다. 특히 마취의사인 경우에는 삼십만 달러까지도 가능하다고 통계로 제시되고 있다. 연수입 십만 달러와 이십만 달러의 차이는 어마어마하다. 돈은 단지 물질이 아니다. 현시대에 있어서, 돈은 거의 모든 모양으로 변할 수 있는 신통한 에너지라고나 할까! 돈을 통해서, 많은 좋은 일을 할 수 있으며, 행복을 구가할 수 있으며, 자신의 꿈을 실현할 수 있다.
세째로, 공부의 즐거움이다. 일반적으로 전자나 물리, 공학 또는 화학을 공부하는 것은 많은 학생들에게 의학의 분야에서 배우는 것과는 다른 종류의 호기심과 기쁨을 맛본다. 이에 비해서, 생리학, 해부학이나, 생화학이나 생물 등 살아있는 신비를 배우는 즐거움은 너무나 크고 경이롭다. 이는 의학에 관한 과목들은 바로 자신의 몸에서 일어나는 모든 현상들을 배우기 때문에 더욱 깊은 관심을 가지고 공부하게 된다. 약간 다른 비유일 수도 있으나, 자동차나 컴퓨터의 내부구조를 살펴보면서 느끼는 신기함이 태중에서 손가락을 빨고 있는 아이를 보거나 눈에도 보이지 않는 작은 유전자에 수백만 개의 유전명령이 들어 있음을 배울 때에 느끼는 경이로움과는 어느 정도 틀리다고 볼 수 있다.
네째로, 동료의식이다. 일단 의과대학에 들어가게 되면, 서로의 질시와 경쟁의 상대라기보다 동일한 토픽을 가지고 일생동안 유지해야할 인생네트웍에 서로가 일원이라는 생각을 하면서, 우정과 사랑과 신뢰를 쌓으면서, 힘 합쳐서 공부하며 연구하며 미래로 매진한다. 그러므로, 의사라는 프라이드와 자부심에 섞인 수준높은 삶을 다른 직업에서는 찾아보기 힘들다고 한다.
다섯째로, 의사가 되면, 해고될 걱정이 비교적 적다. 의료도움의 손길이 필요한 인구는 늘어나서, 의사는 점점 부족할 전망이다. 통계적으로 의사의 수가 부족할 것으로 예측되었기 때문이다. 벌써, 여러 의과대학들이 입학생수를 15%정도 늘렸다. 근무했던 병원에서 해고된다 해도, 개인오피스를 열거나, 또는 다른 병원에서 일할 수 있다. 은퇴를 한다 해도, 나름대로 보람 있게 살아갈 수 있는 방법이 많이 있다. 파트타임으로 계속 일할 수 있으며, 자원봉사로서 어려운 지역을 돕거나 선교지에서 자신의 의술을 사용할 수 있다.
그러나, 모든 사람이 의사가 될 수는 없다. 의사가 되면 여러가지 유익한 삶을 살 수는 있다고 해도, 모든 사람들은 각기 다른 능력과 다른 꿈에 기쁨과 자부심을 가지고 살아간다. 다른 직업도 모두 아름답고 화려하고 보람있고 유익하다. 학생들은 ‘내 적성에 맞지 않을 것이다’라는 말을 한다. 어떤 한 방면에 특출 나지 않다면, 적성이란 개발될 수 있으며, 찾아질 수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견해이다. 어떤 학생들은 의사라는 직업에서 갖는 몇 가지의 부정적 선입관념 때문에 의사의 길을 처음부터 포기하기도 한다. 피를 보기 싫어하는 학생들도 있다. 하지만, 의사라도 전문분야에 따라 전혀 피를 보지 않는 과목이 더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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