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명욱 객원논설위원
기자는 사람을 만나는 직업이다. 기자를 직업이라 표현했지만, 사실 기자는 글을 쓰는 사람이란 뜻이다. 혹은 기자는 글을 만드는 사람이다. 어디, 글을 만드는 사람이 한 두 사람이랴. 글을 만드는 사람들 중에는 시인도 있다. 수필가도 있다. 소설가도 있다. 또, 종교인도 있다. 그 외에도 글을 쓰는 사람들은 많다. 그런데 왜, 기자는 사람을 만나는 직업인가. 글을 쓰는 사람들 중 시인이나, 수필가나, 소설가는 혼자서 글을 쓴다. 물론, 자료 구입을 위해 사람을 만나는 경우는 있다. 그러나 대부분 혼자서 글을 쓴다. 하지만, 기자는 반드시 사람을 만난 후에 글을 쓴다. 아니, 사람을 만나지 않고는 글을 쓸 수 없는 게 기자란 직업이다.
기자는 여러 가지 분야의 기자가 있다. 사회부, 정치부, 경제부, 문화부, 특집부 등등. 이렇듯, 기자들은 자신에 속한 분야의 사람들을 만난다. 사회부는 사회 각 부문의 사람들을. 정치부는 정치가들을. 경제부는 경제인들을. 문화부는 문화인과 예술 혹은 종교인들을. 특집부는 특집에 따라 관계되는 사람들을 만난다. 아직까지 종교는 한국이나 미국의 신문사들 중 따로 부를 두는 곳은 거의 없다. 모든 종교기사는 문화부 안에 소속돼 종교 관련 기사들이 나온다. 그러니 종교부문의 기사를 쓰는 기자는 문화부에 소속되기 마련이다. 그런데 미국의 한인 신문 같은 경우는 워낙 종교, 특히 개신교에 의해 한인들의 이민이 정착되었기 때문에 종교난이 따로 있어 기사가 작성된다.
기자들이 만나는 사람들은 사건이 터져 만나는 경우가 있다. 사회부 기자들이다. 이들은 사회에서 일어나는 각종 범죄 소식을 다룬다. 그러기에 만나는 사람들은 피해자나 혹은 가해자일 수 있다. 이럴 때엔 가족들이 만나주지를 않아 기사쓰기에 난감한 때도 많다. 기자는 경찰을 만나거나, 경찰 리포트에 의해 기사를 쓴다. 문화부 기자와 종교 기자는 다양한 행사 때문에 사람들을 만난다. 문화와 종교분야 사람들은 거의가 전문성이 있어 기자도 그 분야에 대해 잘 알아야 한다. 문화와 종교 행사의 기사는 사회에 상당히 긍정적인 영향을 주기에 기자는 관계자들을 만나기가 그리 어렵지는 않다. 범죄 소식 보다는 문화와 종교 소식은 주로 밝은 소식이 많기 때문이다.
필요에 의해 먼저 기자가 사람을 만나자고 할 때가 있다. 반면, 사람들이 먼저 필요에 의해 기자를 만나자고 할 때가 있다. 사람들이 먼저 기자를 만나자고 할 때는 문제가 없다. 만나면 된다. 얘기를 듣고 판단하여 기사를 쓰면 된다. 그러나 기자가 만나자고 할 때 만나기 싫어하는 사람들이 있다. 반드시 이유가 있을 수 있다. 기자를 만나기 싫어하거나 기피하는 사람들에겐 기자에 대한 선입감이 나쁜 경우일 수 있다. 또는 기사를 통해 본인의 명예나 이름이 피해를 당했거나 손해를 본 경험이 있을 수도 있겠다. 혹은 숨기고 싶은 비밀이 있어 그것이 기자를 통해 외부에 알려지는 것이 싫어서 만나기를 꺼려하는 경우도 있을 것이다.
수많은 사람들을 만나다 보면 기자에겐 사람들에 대한 또 다른 눈이 띄어지기도 한다. 사람을 알아보는 눈이다. 몇 마디 대화를 나누어 보면 상대방의 심중을 알아 낼 수 있는 그런 눈을 기자는 갖게 된다. 또는 기자를 만나서 무엇을 필요로 하는지를 알아내게 된다. 반은 관상쟁이가 된다. 상을 보면 대충 알 수 있게 된다. 기자는 사람을 만나는 직업이기도 하지만 역사의 증인이 되기도 한다. 이 말은 기자가 쓰는 기사 자체가 하나의 역사 자료가 되기에 그렇다. 신문이나 방송엔 매일 매일 일어나는 세상의 일들이 기자를 통해 알려진다. 이 일들 중엔 어두운 것도 있고 밝은 것도 있다. 기자는 세상의 명암을 골고루 사람들에게 알려주고 기록해 나간다. 그것이 바로 역사다.
사람들을 수없이 만나야만 되는 기자는 어떨 때, 지치기도 한다. 만나기 싫은 사람도 만나야 할 때가 있어서 그렇다. 그런 사람들은 언론을 이용하여 자신의 이익만을 채우려 하는 사람들이다. 기자가 말려들지 말아야 할 사람들이 이런 사람들이다. 하지만, 기자들이 만나고 싶어 하는 사람들도 있다. 이웃을 도와주려고 발 벗고 나서는 사람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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