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오나 밸리로 체리 따러 가요
매년 6월이면 팜데일 인근 레오나 밸리(Leon Valley)는 타지역에서 오는 방문객들로 인산인해를 이룬다. 남가주에 여름철이 시작됐음을 알리는 체리시즌이 시작되기 때문이다. 싱그러운 여름 햇살 아래 금방 나무에서 떨어질듯 달려 있는 잘 익은 체리는 보기에도 먹음직스러운데, 체리 따기의 묘미는 따자마자 바로 즉석에서 먹는 맛. 체리나무 사이로 까치발을 하고 나뭇잎을 하나씩, 하나씩 들추며 체리를 따먹는 재미는 수퍼마켓에서 그냥 사먹는 체리맛과는 천지차이다. 이번 주말 레오나 밸리에서 열리는 축제와 함께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체리 시즌, 그 상큼한 유혹에 흠뻑 빠져보자.
올해 비 흡족해 맛도 좋고 알갱이도 커
과수원 대부분 이번주말~내달초 문열어
내일 ‘축제’ 시작… 해마다 1만여 인파
레오나 밸리의 올해 체리 수확은 그야말로 ‘GOOD’이다. 지난 3~4월 계속된 비로 인해 체리 나무들이 대지로부터 충분한 영양분을 섭취했으며 그동안 따뜻한 태양이 열매를 잘 익히면서 예년보다 큰 사이즈의 체리가 나무에 주렁주렁 달려 있다.
이곳에 있는 농장 중 하나인 C&D 체리의 신디 쉬어즈 매니저는 “지난 우기 비가 많이 내려 체리 수확이 약간 늦은 감은 있는 반면 그 사이즈와 맛이 지난 몇 년간 최고”라며 “올해 레오나 밸리를 찾는 방문객들이 느끼게 되는 체리에 대한 만족도는 우리 농장 업주들이 보장 한다”고 자신감을 나타냈다.
20여개의 체리 과수원이 밀집해 있으면서 한인들이 자주 찾는 레오나 밸리 체리 과수원들은 대체적으로는 평균적인 작황을 보이면 보통 메모리얼 데이를 기해 오픈하기 시작하는데 올해는 이번 주말부터 문을 여는 과수원들이 많다. 일부 과수원들은 다음 주말인 12일부터 문을 연다. 시즌이 늦게 시작됐기 때문에 보통 6월말에 끝나는 체리 시즌은 7월초까지 계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레오나 밸리에서 재배되는 체리의 종류는 크게 3가지로 나눠지는데 색채가 가장 진하고 맛이 단 빙(bing)체리와 사과체리라고도 불리는 노란(yellow)체리 그리고 맛이 시면서 음식 재료로 많이 쓰이는 유타 자이언트 레드체리 등이다. 이밖에도 하티 자이언트, 램버르트, 로얄 앤, 타타리언 등 25종류의 체리가 이곳에서 재배되고 있다.
체리 농장은 아이들이 좋아한다. 일단 과일을 따기가 쉽기 때문이다. 남가주에는 체리 외에도 딸기 농장, 상추 농장 등 아이들과 함께 직접 방문해 열매나 채소를 수확할 수 있는 체험 농장들이 많지만 아이들에게 가장 인기 있는 곳은 단연 체리 농장이다. 일단 딸기는 허리를 굽히고 따야 하기 때문에 아이들은 물론 어른들도 한번 가면 아픈 허리의 기억 때문에 재방문을 꺼린다.
반면 아이들은 체리 농장을 방문하면 반가운 마음에 나무들이 일렬로 심겨져 있는 곳으로 달려간다.
대부분 농장의 체리나무는 키가 낮기 때문에 아이들도 사다리가 필요 없다. 태양 빛을 머금은 열매는 뜨겁기까지 하지만 물에 씻기도 전 입에 가져갈 수밖에 없을 만큼 유혹적이다.
살충제를 전혀 쓰지 않기 때문에 그냥 먼지만 닦고 먹으면 되는데 새콤달콤한 체리를 나무에서 금방 따먹는 맛이란 경험해 보지 않은 사람은 도저히 알 수가 없을 것이다.
■가는 길
LA에서는 5번 North를 타고 가다가 14번(Lancaster/Palmdale) North로 갈아탄다. Palmdale Blvd.에서 내려 좌회전, 서쪽 방향으로 10마일 정도 가면 길이 Elizabeth Lake Road로 변한다. 엘리자베스 레익 로드를 따라가다 보면 Bouquet Canyon Rd.나 90th 가에서 좌회전하면 과수원들을 만날 수 있다.
■레오나 밸리 체리 축제
레오나 밸리의 체리시즌은 5일 오전 11시 타운에서 열리는 퍼레이드를 겸한 축제를 시작으로 공식적으로 개막된다.
이날에는 LA, 오렌지, 벤추라, 컨카운티 등지서 밀려온 1만여명의 인파로 이 작은 도시가 갑자기 붐비게 된다. 체리 페스티벌이 오후 4시까지 커뮤니티 센터(8367 Elizabeth Lake Road.)에서 함께 열린다.
이 축제에서는 각종 바비큐 음식, 체리 파이를 맛볼 수 있으며 지역 아티스트들이 직접 창작한 예술품 관람 및 구입을 할 수 있다. 또한 어린이를 위한 각종 게임, 콘테스트 등이 마련된다.
퍼레이드는 레오나 애비뉴와 90가 West에서 시작해 엘리자베스 레익 로드를 따라 진행된다. 주최 측은 퍼레이드 때 길을 막아놓기 때문에 관람객들이 혼잡을 피해 10시 전이나 아예 오후 1시 이후 올 것을 권하고 있다.
■ 체리 따기 정보 및 주의할 점
레오나 밸리의 체리 농장은 20여개. 이중 10여개 농장이 체리 따기(U-Pick)를 실시한다. 항상 체리농장을 방문하기 전에는 반드시 전화를 걸어 농장 개방 여부와 시기를 확인하는 것이 좋다. 또한 과수원마다 개장시기가 다르기 때문에 방문하기 전 꼭 전화로 미리 알아보고 떠나는 것이 현명하다. 레오나 밸리 체리 핫라인(661-266-7116, www.cherriesupic. com)에 전화를 하면 대표적인 농장의 특징과 오픈 시기, 가는 길을 알 수 있다.
▲‘U-Pick Orchard’(체리 따기 과수원)은 말 그대로 현장에서 딴 만큼의 체리를 구입하는 것이다. 일부 과수원들은 따면서 먹기만 하고 사지 않는 얌체족이 늘고 있어 입장료를 받게 됐다고 한다. 따면서 지나치게 먹거나, 너무 많이 딴 후 무게를 줄이기 위해 버리는 행위는 삼가야 한다. 사갈 수 있는 만큼 따는 것이 현명하다. 가격은 파운드 당 2.95달러 정도.
▲레오나 밸리는 산간지대로 기온이 LA에 비해 15도 정도가 낮다. 두꺼운 재킷을 준비한다.
▲햇볕이 따가울 수 있기 때문에 선탠로션을 준비한다.
▲사다리 발판대, 의자 등은 가져가지 말 것 어떤 과수원의 경우 애완동물 출입을 금할 수 있다.
▲체리를 딸 때는 가지를 자르지 않도록 주의한다. 가지째로 꺾으면 새순이 함께 없어져 내년에 좋은 수확을 기대할 수 없다.
▲체리나무에 올라가지 않는다. 특히 어린이들에게 주의를 준다.
▲체리 가격은 파운드당 3달러선으로 일반 마켓에 비해 약간 비싼 편이다. 단 현장에서 따먹는 것은 대부분 공짜이다.
▲공짜라고 너무 많이 먹으면 설사 등을 유발할 수 있다.
▲체리 무게를 재러 줄을 설 때 참을성 있게 기다린다.
<백두현 기자>
체리 따기는 온 가족이 함께 즐길 수 있는 유익한 주말나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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