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쉬워 보이지만 가장 어려운 글쓰기 중 하나가 내러티브 에세이(narrative essay) 입니다.
학기 초 글쓰기 시간에 자기소개 혹은 자서전 형식으로 쓰게 되는 글의 종류가 이 내러티브 에세이인데 어찌 보면 참 평이해 보이지만 이렇게 무덤덤한 글을 쓰는 게 더 어려운 게 사실입니다. 그러나 내러티브 에세이를 잘 쓰는 학생은 다른 모든 장르의 글을 잘 쓴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내러티브 에세이는 모든 에세이의 기본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대학 진학을 위한 입학 에세이도 내러티브 에세이이며 대학 리포트 역시 내러티브 에세이 형식을 취하게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내러티브 에세이를 간략하게 설명하자면 ‘스토리 텔링’(story telling)이라고 생각하면 됩니다. 그래서 많은 학생들이 내러티브 에세이를 쓰면서 개인적인 경험에 의존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다보니 장황하게 특별한 주제 없이 이야기만을 늘어놓게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내러티브 에세이 역시 다른 여타의 글처럼 플롯과 캐릭터, 클라이맥스, 결론을 갖고 있다는 것을 명심해야 합니다.
그러면서 이야기가 타당성을 갖게 하기 위해 그를 뒷받침해 주는 근거들과 충분한 자료들이 글 속에 적절히 녹아 있어야 함은 물론입니다. 그렇지 않으면 글을 읽는 독자로 하여금 ‘도대체 왜 이글을 쓴 것인지’ ‘독자들에게 무엇을 전달하려 하는 것인지’를 알 수 없어 글을 읽는 동안 시간낭비만 했다는 생각을 하게 합니다.
일반적인 내러티브 에세이도 그렇지만 대학 입학 에세이나 학교 리포트라면 더 이상 설명이 필요 없을 만큼 더 명백한 ‘주제의식’을 가지고 글을 써야 할 것입니다. 그렇지 않고 주저리주저리 신변잡기적인 얘기만을 늘어놓다 보면 심사관은 앞의 몇 줄을 채 읽지도 않고 그냥 넘겨 버릴 가능성이 크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잊지 말아야 하는 것은 내러티브 에세이 역시 글을 통해 말하고 싶은 바를 적는 수단이라는 것입니다. 따라서 글을 쓰면서 한시도 잊지 말아야 하는 것은 ‘내가 쓰고 있는 것이 주제와 벗어나지 않으면서 주제를 충분히 뒷받침해 주고 있는가’ 하는 것입니다. 또 내러티브 에세이를 쓰면서 알아두면 좋은 것은 ▲능동사를 주로 사용하며 ▲대화문을 통해 단조로움을 피하고 ▲충분하면서도 인상적인 수식어를 사용할 것 등입니다.
내러티브 에세이의 대표적인 글인 독후감을 예로 들어보겠습니다. 많은 학생들에게 독후감을 작성하라고 하면 다들 줄거리를 한 80%쯤 쓰고 난 뒤 느낀 점을 마지막에 덧붙이는 것으로 글을 완성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심지어 일부 학생들은 독후감이라 하면 자신이 읽은 책을 그냥 요약하는 것이라 생각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그러나 독후감이란 말 그대로 책 줄거리보다는 책을 통해 얻고, 느끼고, 말하고 싶은 자신의 의견을 쓰는 것이 훨씬 더 중요한 장르라는 것을 명심해야 합니다. 따라서 단순한 줄거리 외에도 그 책의 저자가 하고 싶은 이야기, 논쟁점, 표현법 등을 꼼꼼하게 짚어낼 수 있어야 합니다.
또 독후감을 쓸 때 유념할 점은 또 다른 이야기를 창조한다는 생각을 갖고, 즉 책에 대한 자신의 의견을 분명히 해 독자가 충분한 재미를 갖고 읽을 수 있게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남들과 비슷한 의견, 똑같은 주제를 가지고 접근하기보다는 남들이 보지 못한 주인공의 특성이나 지금까지와는 전혀 다른 의견을 내는 것도 독창성면에서 좋은 점수를 얻을 수 있습니다. 예를 들면 ‘신데렐라’라는 고전의 독후감의 경우, ‘권선징악’이 아닌 신데렐라라는 캐릭터를 분석할 수도 있고, 새 언니들 입장에서 의견을 개진하는 등 지금까지 알려지지 않은 방법으로 접근하는 것도 새롭다 할 수 있겠습니다.
이처럼 독창적이고 창의적인 글을 쓰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어려서부터 ‘사고력’고 ‘비평 정신’을 키울 수 있도록 부모님께서 도와주는 것이 필요하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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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처드 이
<뉴베리러닝센터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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