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문화와 정체성에 대한 강한 메시지”
샌타바바라 뮤지엄(Santa Barbara Museum of Art)이 오는 7월3일부터 9월19일까지 개최하는 한국현대사진작가 40인전(본보 5월13일자 3면 보도)에 대한 기대가 크다. ‘혼란 속의 조화’(Chaotic Harmony: Contemporary Korean Photography)란 제목의 이 사진전은 미국 내에서 현대 한국의 사진을 조명하는 첫 주요 대형작품전으로, 휴스턴미술관과 샌타바바라 뮤지엄이 공동기획하여 작년 말 휴스턴미술관에서의 전시를 마치고 올여름 캘리포니아로 오는 것이다. 샌타바바라 뮤지엄이 한국 관련 전시회를 여는 일은 10년전 백남준 작품전 이후 이번이 처음이다. 사진 큐레이터 캐런 신샤이머(Karen Sinsheimer)를 인터뷰했다.
직접 한국서 60여명의 작가 만나 선별
역동적이고 표현력 뛰어난 작품 많아
-이 사진전을 어떻게 기획하게 됐나
▲작년 여름 LA카운티미술관에서 열린 ‘당신의 밝은 미래’ 한국현대작가 12인전을 보고 휴스턴미술관(MFAH)의 사진 큐레이터 앤 윌크스 터커(Anne Wilkes Tucker)와 공동기획한 것이다. 라크마 전시회가 한국 현대미술의 거의 모든 분야를 보여주었는데 그중 빠진 것이 사진이었다. 그래서 앤과 함께 “우리가 해보자”고 의기투합했고, 양 뮤지엄의 소장품과 새로운 작품들을 모아 사진전을 만들었다.
-소장 사진작품이 얼마나 되나
▲전체 소장품이 5,500여점인데 한국사진작품은 18점인 것으로 기억한다. 기증받은 것도 있고 구입한 것도 있으며 여건이 허락되면 더 사고 싶다.
-사진작가를 40명으로 정한 이유가 있나
▲가능하면 다양한 작가들의 작품을 통해 광범위하고 역동적인 한국의 사진세계를 보여주고 싶었다. 이 쇼를 통해 국제 예술계가 더 많은 한국작가들의 좋은 작품들을 많이 찾아내 심도 있게 만나기를 기대한다.
-메시지가 강한 작품들이 많은 것 같다
▲해외를 많이 다닌 작가들이라 보이는 대로의 풍경이나 기록 같은 사진보다 개인적 표현이 담긴 작품들을 많이 하고 있다.
-작가들을 직접 만났나
▲물론이다. 아마 40명을 거의 다 만난 것 같다. 앤과 함께 한국을 방문해 여러 도시를 다니며 60명 정도의 작품을 리뷰했다. 모두 다 너무 좋았고, 한국의 사진작가들은 진지하고 정말 열심히 일하며 작업에 전념하는 모습이 인상적이다.
-한국 사진작가들의 작품에서 어떤 특징을 보는가
▲아름다운 기술로 세련된 작업을 한다. 그리고 사이즈가 굉장히 큰 작품이 많다. 자신들이 속한 문화를 탐구하고, 가족, 정체성, 추억 같은 것들을 잘 표현한다. 글로벌화에 열린 시각을 갖고 있으며 그 영향이 담긴 작품을 많이 한다.
-전시회의 주제를 6개로 나눈 특별한 이유가 있나
▲사진을 먼저 고른 다음 거기서 주제를 찾아냈다. 땅과 바다, 도시화와 세계화, 정체성, 가족, 추억, 불안감 등 6개 주제로 나누어 젊은 사람들의 생각들을 보여주고 싶다.
-작가들이 젊은가
▲1950년대 태어난 작가가 9명이고, 1명이 80년대 생이며, 나머지는 모두 60년대와 70년대 출생 작가들이니 젊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이번 전시회의 의미와 기대를 나눈다면
▲눈이 번쩍 뜨이는 전시회가 되리라고 믿는다. 현대 한국이 어떤 모습인지 많은 사람들에게 보여주고 싶다. 한국은 경제 기적을 통해 수십 년 전과 완전히 다른 나라로 변했는데 이 전시회는 그 변화를 보여주는 사진전이 될 것이다. 사람들은 이 전시회를 통해 너무나 모던하고 멋지게 변한 한국의 현재 모습에 깜짝 놀랄 것이며 자신이 한국에 대해 아는 것이 하나도 없다는 사실을 깨닫게 될 것이다. 아주 좋은 전시가 될 것이라 확신한다.
‘혼란 속의 조화’ 참여 사진작가
안세권, 백승우, 배병우, 배찬효, 방병상, 조용준, 천경우, 정주하, 김은지, 한상필, 인효진, 정연두, 김아타, 김대수, 김경덕, 김옥선, 김상길, 김수강, 김영성, 김윤호, 구본창, 구성수, 이갑철, 이정, 이정진, 이선민, 민병헌, 오형근, 오석근, 박진영, 박현두, 박형근, 파야, 신은경, 원성원, 양재광, 여락, 윤정미, 윤명숙
큐레이터 캐런 신샤이머
파야의 작품 ‘노블레스 칠드런’.
구성수의 작품 ‘관광 버스’
배찬효의 작품 ‘의상 속의 존재’.
<정숙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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