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류마티스 관절염 증상·치료 어떻게
▶ 환자의 75%가 여성
LA 한인타운의 39세 직장인 이 모씨는 얼마 전 병원에서 ‘류마티스 관절염’이란 진단을 받고 깜짝 놀랐다. 자주 쑤시고, 관절 마디마디마다 아프긴 했지만 몇 년 전 둘째를 낳은 후 산후관리를 제대로 못한 탓으로 여겼었기 때문이다. 또한 류마티스 관절염은 노인병으로 오해하고 있었던 탓에 더욱 충격이 컸다. 타운 내 한 의사는 “많은 한인들이 ‘류마티스 관절염’을 노인병으로 여기지만 의외로 젊은 층도 환자가 많다. 어찌 보면 누구나 걸릴 수 있는, 나이에 상관없이 생길 수 있는 질환”이라고 설명했다.
발병 1, 2년내 관절 손상… 조기 치료 중요
‘노인병’인식 무색 20, 30대 환자 크게 늘어
스트레칭·유산소운동·온찜질 통증완화 도움
#류마티스 관절염은
원인 불명의 만성 염증성 질환이다. 나이와 상관없이 생긴다. 남성보다는 여성에게 2~3배 더 많다. 보통 40대~60대 중년 여성에게 많이 발병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최근에는 주요 발생 연령층이 25~55세로 넓어졌으며, 20~30대 젊은 여성 환자들도 늘고 있어 문제다.
미국 류마티스 학회에 따르면 미국에서는 130만 명의 성인이 류마티스 관절염으로 진단되고 있으며 이중 여성이 75%나 차지한다.
관절은 뼈와 뼈가 만나는 부위를 말한다. ‘관절염’이란 말 자체는 관절에 생기는 여러 종류의 관절염의 총칭으로 류마티스 관절염은 관절염의 한 종류다.
류마티스 관절염은 관절을 싸고 있는 얇은 막(활막)에 염증이 생겨 혈액 내 백혈구들이 관절로 모여들고, 관절액(joint fluid)이 증가해 통증과 함께 관절이 붓고 점차 연골을 파괴하며 관절 주위 뼈를 손상시켜 결국 관절 기능을 못 쓰게 만들고 변형을 가져오는 질환이다. 류마티스 관절염은 제때 치료하지 않으면 심각한 뼈의 짓무름과 관절 변형을 불러올 수 있으며, 치료시기가 늦어지면 약물치료 반응도 느려지고 회복이 어려워지기 때문에 조기 진단과 치료가 매우 중요하다.
발병 부위는 손, 손목, 손가락, 발, 발목, 발가락, 무릎, 팔목 부위, 어깨 등으로 나타난다.
정확한 원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외부로부터 인체를 지키는 자가면역 체계에 이상이 생겨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우리 몸의 면역세포가 스스로 자신의 몸을 공격해 생기는 것. 유전적인 원인도 지목된다. 최근 여러 연구들에 따르면 류마티스 관절염의 발생 위험을 높이는 유전자들이 밝혀지기도 했다. 또한 관절의 과도 사용, 노화, 흡연, 가족력 등도 발생 위험을 높이는 위험요소에 속한다. 폐경 초기에도 발병률이 높다.
#증상
가장 특징적인 것은 아침에 일어났을 때 관절이 뻣뻣해져 움직이기 힘들거나 불편해지는 증상이 나타나는데 특히 손에서 이런 증상이 많이 나타난다. 손가락이 잘 쥐어지지 않는 등 증상이 나타나며 시간이 지나면 저절로 움직임이 좋아진다. 오랜 시간 한 자세로 있는 경우도 관절이 뻣뻣해지는 증상이 나타나기도 한다.
초기에는 손목, 손, 발목, 발 등에 관절염이 생겼다가 병증이 진행하면서 팔꿈치 관절, 어깨 관절, 무릎 관절, 엉덩이, 목 등에도 서서히 영향이 나타난다. 또한 대개 좌우 대칭적으로 같은 관절에 증상이 나타난다.
초기에는 관절이 붓고 통증, 뻣뻣함, 염증이나 종양 때문에 부풀어 오른 부위 등이 나타나다가 염증이 지속돼 만성화되면 물렁뼈가 녹고, 주변 근육, 힘줄도 염증 때문에 약해지거나 파열돼 근육이 제멋대로 자리 잡으면서 손가락이 틀어진다. 손이 제 기능을 하기 어려워져 옷 입고, 숟가락 들기 등의 일상생활이 힘들어진다. 손이 부풀기도 하며, 손에는 붉은 홍반이 생기기도 한다. 또한 피부 밑에 딱딱한 비정상적인 조직이 생겨 혹처럼 튀어 솟아나기도 하는데, 손가락, 팔꿈치, 아킬레스건 등에 나타난다. 이밖에 전신에 열이나 극심한 피로감을 불러오기도 하며, 체중 감소도 나타나기도 한다.
#불치병인가
어떤 약도 류마티스 관절염을 완치시키지 못하기 때문에 ‘난치병’으로 알고 있는 경우가 많다.
환자에 따라 치료 후 완치에 가깝게 증상이 낫거나 재발위험도 적은 경우가 있다. 그러나 어떤 환자는 몇 년 후 재발하기도 한다. 또 어떤 환자들은 증상을 만성적으로 앓는다. 독한 약을 장기간 사용하기 때문에 생기는 합병증으로 고생하기도 한다.
최근 연구에 따르면 류마티스 관절염을 제대로 관리하지 못하는 환자는 심장질환, 뇌졸중 위험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치료약도 좋아지고 있으며 조기 치료를 하면 통증과 붓기를 최소화 할 수 있다. 발병 초기 1~2년 내에 관절손상이 시작되기 때문에 조기 치료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의사들은 조기진단과 치료가 우선이지만 걸렸다고 해도 좌절하지 말고 라이프스타일을 건강하게 바꾸고, 의사의 지시에 따라 약을 복용하고, 운동하며 건강하게 먹고, 증상이 더 나빠지지 않도록 노력하면 증상 완화와 함께 재발 및 합병증을 예방할 수 있다고 지적한다.
#치료
치료는 통증과 염증 반응을 줄이며, 관절 손상을 예방하거나 늦춰 조절하는 것이 중요하다. 환자는 작업치료와 물리치료를 통해 통증을 완화하며 관절 보호하는 법을 배우기도 한다. 관절이 아주 심하게 손상된 경우는 수술을 하기도 한다.
면역 반응을 조절하는 약물 치료가 우선이다. 비스테로이드성 소염 진통제(NSAIDs), 스테로이드 제제, 항류마티스 제제(DMARDs), 면역억제제, TNF-알파 억제제 등이 처방된다.
비스테로이드성 소염진통제는 통증과 염증을 줄여준다. 오버-더-카운터용으로 애드빌, 모트린, 얼리브(Aleve)등은 의사 처방전 없이도 구입할 수 있다. 환자에 따라 용량이 높은 버전을 복용해야 하는 경우 의사의 처방전이 필요한 경우도 있다. 통증완화와 염증을 감소시켜줄 뿐 관절염 자체의 진행을 막지는 못한다. 장기간 복용하면 귀에 소리가 울리거나 위궤양, 속쓰림, 위장 출혈, 간이나 신장 손상 등 부작용 위험이 있다.
메드롤(Medrol)같은 스테로이드제제도 염증과 증상 완화, 관절 손상을 늦추게 하는 효과가 있다. 관절에 주사를 하거나 저용량의 먹는 약으로 처방된다. 장기 복용하면 부작용으로 귀울림, 뼈가 얇아지거나 백내장, 체중 증가, 당뇨병 등을 야기할 수 있다. 증상이 급성인 경우 빠르게 완화시키기 위해 처방한다.
항류마티스 제제는 관절염의 진행을 억제해 주는 효과가 있으며 관절과 다른 조직의 손상을 예방한다. 복용 후 2~6개월이 지나야 효과가 나타나며 조기에 사용할수록 치료효과가 좋다. 간 손상, 골수 억제, 심각한 폐 감염 등이 나타날 수는 있다.
가장 최근에 개발된 약물인 TNF-알파 억제제(tumor necrosis factor-alpha, 종양괴사인자-알파)는 관절염의 염증반응에 관여하는 TNF-알파를 억제해 관절염 증상 악화를 막는 역할을 한다. 통증을 줄여주며 아침에 관절이 강직 되는 현상과 부푸는 증상을 줄여주는 데 효과가 있다. 항류마티스 제제로는 효과가 없는 중증 류마티스 관절염 환자의 증상을 호전시켜주는 효과가 있고 기존 약물에 비해 효과가 빠르다는 장점이 있다. 약을 쓴 후 1~2주 만에 증상이 호전된다. 주사제형으로만 개발돼 있어 투여가 번거롭다는 단점이 있으며 주사부위의 과민증, 울혈성 심부전, 림프종, 감염 위험 증가 등 부작용이 있다.
#류마티스 관절염의 주요 증상
-관절이 붓고 따뜻하며 연약하다.
-아침에 일어난 후 관절의 뻣뻣한 증상과 통증이 30분~1시간 이상 지속된다.
-관절염이 대칭적으로 나타난다.
-손목, 손가락에 관절염 증상이 있다.
-목이나 어깨, 팔꿈치, 엉덩이, 무릎, 발목, 발 등 다른 곳에도 관절염이 나타난다.
-피로감, 때때로 열이 나기도 한다.
-류마티스 결절(혹 같은 것)이 나타나기도 한다.
#류마티스 관절염이 눈에 영향을 끼치나요?
류마티스 관절염 때문에 안구 건조증, 안구 포도막염, 녹내장, 백내장 등이 나타날 수도 있다. 안구 건조증은 역시 자가 만성 면역 질환인 쇼그렌 증후군의 특징적인 주요 증상으로 류마티스 관절염과 연계돼 합병증으로 나타날 수 있다.
안구의 포도막은 안구의 차광과 눈의 영양 및 굴절 변화를 주된 기능으로 하는 조직으로 염증이 생기면 눈이 빨갛게 되고 통증과 함께 빛에 대한 감각이 예민해지며 시야가 손상된다.
류마티스 관절염 때문에 스테로이드 제제를 오래 사용하면 백내장이나 녹내장 같은 부작용이 나타날 수도 있다.
수영·걷기 좋고 뛰기·테니스 금물
#운동 및 식사법
통증이 있어도 운동을 꾸준히 해주며 스트레칭으로 관절을 풀어주어야 한다. 운동은 관절 부위 근육을 튼튼하게 해 주며 만성 피로감을 줄여주는 데 도움된다. 운동 시작 전 주치의와 상의는 필수.
처음에는 스트레칭으로 관절을 풀어주고, 가볍게 걷기 같은 유산소 운동을 시작한다. 수영이나 수영장에서 하는 워터 에어로빅도 추천된다. 운동을 하다가 아프면 즉시 운동을 중단한다. 관절에 무리를 주는 뛰기, 점프, 테니스, 강도 높은 에어로빅 등은 하지 않는 것이 좋다. 온찜질도 류마티스 관절염 통증과 근육통을 줄여주는데 도움된다. 15분 정도 따뜻한 욕조에서 목욕하는 것도 좋다. 따뜻한 물과 찬물을 번갈아 사용하는 것도 도움된다. 아픈 관절 부위를 따뜻한 물에 4분 정도 담갔다가 1분 정도는 찬물에 담그는 방법이다. 30분 정도 하며, 마무리는 따뜻한 물로 한다.
음식은 골고루 섭취한다. 류마티스 관절염에 특별히 좋은 음식은 없다. 생선 오일이 류마티스 관절염 통증과 강직 증상을 완화시켜준다는 예비 연구가 나오기도 했지만 완전히 그 상관관계가 밝혀진 것은 아니다. 생선 오일 보조제는 약물을 교란시킬 수도 있어 꼭 의사와 복용 여부를 상담한다.
육류보다는 생선과 해조류를 많이 먹고, 자극적인 음식이나 조미료가 많이 들어간 음식은 제한하도록 한다. 또한 술, 담배, 카페인 음료는 가급적 삼가 한다.
만성 염증성 면역 질환인 류마티스 관절염은 나이와 상관없이 생길 수 있는 질환이다. 최근에는 20~30대 젊은 여성 환자들도 늘고 있어 문제다.
<왕휘진 인턴기자>
말기 류마티스 관절염 환자의 손 모습.
미국 성인 130만 명이 류마티스 관절염으로 진단되고 있으며 이중 여성이 75%나 차지한다.
<정이온 객원기자>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