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각 고등학교마다 9월에 입학할 신입생을 위한 오리엔테이션이 열리고 있다. 고교 4년 과정에 대한 커리큘럼과 학교생활에 관한 전반적인 설명을 해주기 위함이다. 고등학교는 대학진학을 위한 매우 중요한 과정이기 때문에 학생은 물론 학부모들 역시 신경이 많이 쓰인다. 제임스 백 세리토스 고교 카운슬러와 니콜 김 밴나이스 고교 카운슬러를 통해 예비 고교생들과 학부모들이 알아둬야 할 점들을 정리했다.
■ 카운슬러를 만나라
현재 진행 중인 오리엔테이션만으로 고교생활을 이해하기는 현실적으로 어렵다. 때문에 가급적 빨리 카운슬러를 만나보는 것이 알찬 고교생활을 진행하는데 적지 않은 도움이 된다.
만약 가능하다면 자녀가 입학할 고교 카운슬러와 접촉을 통해 날짜를 잡고, 학교를 방문해 궁금한 것을 물어보는 것이 좋다.
하지만 주정부의 재정난 때문에 최근 카운슬러 한 명이 담당해야 하는 학생 수가 두 배 가까이 증가하는 등 물리적으로 어려운 면이 있는 것도 사실이어서 기회를 잡기가 쉽지 않다. 때문에 고교에 입학한 뒤 곧바로 면담 날짜를 잡는 것도 늦은 편이 아니다.
학생과 학부모가 관심과 노력을 기울이지 않으면 10학년이 돼서야 만나는 경우도 적지 않다.
카운슬러는 자녀의 대학 입학을 향한 길을 안내해 주는 중요한 역할을 담당한다. 공부를 잘하든, 못하든 그것은 현재의 상황이고, 앞으로 많은 변화가 있을 수 있기 때문에 차분하게 4년 플랜을 세울 수 있도록 하는데 중심을 둬야 한다.
■ 무엇을 하고 싶은 지 생각해 본다
고등학교를 단지 대학 입학을 위한 과정으로만 생각한다면 오판이다.
고등학교는 중학교 때와 달리 개인의 자유가 훨씬 더 많다. 물론 공부가 우선이지만, 이에 못지않게 고교 과정에서 자신이 무엇을 해보고 싶은지를 미리 생각하고, 실제 입학해서는 이를 실천에 옮길 필요가 있다.
고등학교에는 많은 클럽들이 있기 때문에 자신에게 적당한 활동을 선택할 수 있는 기회가 많고, 또 자신이 원한다면 직접 새로운 것을 만들어 활동할 수도 있다. 이를 위해 입학할 고교 웹사이트 등을 통해 미리 어떤 과외활동들이 교내에서 벌어지는지 살펴보는 것도 도움이 된다.
■ 4년 플랜을 준비한다
이를 위해서는 앞에서 강조한 카운슬러와의 만남이 매우 중요하다. 기회가 되지 않아 학교 입학 후에 만나게 되더라도 가급적 시간을 앞당기는 것이 바람직하다.
제임스 백 카운슬러는 “학생이 먼저 카운슬러를 만나도록 하는 것이 좋다”면서 “학생이 무슨 생각을 하고, 어떤 목표를 가지고 있는지 등을 먼저 알아야 나중에 부모를 만났을 때 보다 구체적인 플랜을 세우는데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
백 카운슬러는 4년 플랜은 자신의 희망과 목표, 그리고 현재의 실력에 맞춰 어떤 과목을 수강해 나갈지에 대한 준비를 하는 것이라며, 만약 중학교 성적이 별로인 경우에도 가장 효과적인 계획을 세워 최상의 결과를 얻을 수 있도록 할 수 있는 아이디어를 만들어가는 과정이라고 강조했다.
■ 4년 플랜
9학년은 학교에 따라 약간의 차이는 있지만, 일반 레귤러 클래스로 운영된다. 때문에 이 기간에는 학업에 충실하면서 가주 학력평가시험(CST) 등을 잘 치르는 것이 중요하다. 10학년 때 AP, 아너 클래스 등으로 반이 나뉠 때 학교성적과 CST 성적이 판단기준이 되기 때문이다.
학생 개인마다 상황이 다르기 때문에 구체적인 플랜을 제시할 수는 없지만, 10학년이 되기 전 여름방학부터는 본격적인 대입 준비에 들어간다.
주요 사립대 진학을 준비한다면 10학년 때는 최소 두 과목 이상의 AP과목을 듣고, 11학년 전 여름방학 때를 이용, SAT시험 준비에 노력을 기울인다. 그리고 11학년이 돼서는 3-4개의 AP과목에 도전하고, 과외활동은 범위를 좁혀 자신이 좋아하고 전념할 수 있는 특별한 것을 골라 꾸준히 활동한다.
대입 지원서 작성에 바쁜 12학년이 되면 일부 학생들은 쉬운 과목을 택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는 대학에서 볼 때 좋게 보이지 않기 때문에 반드시 피해야 한다. 자신의 능력에 맞춰 가능한 AP과목에 도전하도록 한다.
니콜 김 카운슬러는 “12학년을 쉽게 보내려는 것은 입학사정관들에게 부정적인 인상을 주기 때문에 꾸준히 도전하는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면서 “참고로 하버드 대학 입학사정관과의 대화에서 지원자의 에세이와 교사들의 추천서는 학생의 특별한 것을 보여주는 것이 중요하다는 얘기를 들었다”고 전했다.
■ 입학 전 영어와 수학 공부는
1. 영어
작문(writing)에 많은 시간을 투자할 필요가 있다. 이는 고교에 입학한 뒤 담당 교사에게 의존하는 것으로는 해결되지 않는다. 때문에 가급적 중학교 마지막 여름방학 동안에 많은 책을 읽고 정리해 보는 습관을 가지도록 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물론 수준이 높다면 문법과 어휘력을 강화하는 노력을 병행하는 것도 바람직한 방법이 될 수 있다.
2. 수학
학생마다 실력이 달라 어떤 학생은 고교 수준을 넘어서는 경우도 있지만, 기본적으로 알지브라 I 이상의 실력을 갖춰 둘 필요가 있다. 하지만 아직 이 정도의 수준에 이르지 못했다면 자신의 실력에 맞춰 단계적으로 공부하는 것이 순서이다.
■ 학교 행사에 관심을 갖는다
이는 특히 부모들에게 중요하다.
학교에서는 학부모들에게 자녀의 고교생활을 제대로 이해할 수 있도록 돕기 위해 다양한 행사들을 개최한다. 그리고 이는 미리 학부모들에게 통보된다.
이런 행사들 가운데는 학교의 커리큘럼이나 대학준비 요령 등과 관련 유익한 세미나 등이 포함돼 있으며, 학교가 아닌 학부모회가 직접 교사 또는 전문가를 초청해 주최하기도 한다. 많은 부모들이 맹목적으로 GPA, SAT, 과외활동이란 컨셉만을 세워놓고 매달리는데, 이런 세미나들은 학부모들이 몰랐던 것들을 해소하는데 많은 도움이 된다.
<황성락 기자>
자녀가 고등학교에 진학하면 카운슬러와 직접 만나 고교생활 플랜을 논의하고, 학교에서 열리는 각종 세미나에 참석해 필요한 정보를 얻는 것이 중요하다. 세리토스 고교 학부모회 세미나 모습.
카운슬러 인터뷰
자녀의 목소리를 들어라
자녀를 공부에만 포커스를 맞추는 부모들이 대부분일 것이다. 물론 학교공부와 SAT 등 각종 학력평가시험이 중요한 것은 사실이지만, 이제 막 고등학교 생활을 앞둔 자녀에게 이것들만을 강조하는 것은 부담만 가중시키게 된다.
고등학교는 여러 가지 변화와 변수가 존재한다.
대학을 졸업한 뒤 나중에 무엇이 될 것인가란 전제를 놓고 자녀에게 얘기하는 것은 일방적인 부모의 의견 강요가 될 수 있다.
이 보다는 조용한 시간에 자녀에게 자녀가 원하는 것, 그리고 하고 싶은 것, 무엇을 가장 좋아하는지에 대해 물어보고, 자녀의 솔직한 대답을 들어보는 것이 중요하다. 이를 통해 자녀 스스로 마음가짐을 새롭게 하고, 목적을 세울 수 있어야 학업에도 커다란 동기부여가 될 수 있음을 잊어서는 안 된다.
제임스 백
새로운 환경 적응 도움을
적지 않은 학인부모들이 9학년 생활을 막 시작한 자녀에게 AP와 SAT만을 강조한다. 그리고 학교에 찾아와서도 자녀에 대한 전반적인 교육 문제가 아닌 입시와 관련된 것에만 집중한다.
물론 학교 공부에 열심히 하는 것은 당연한 것이지만 9학년은 고교생활에 익숙해지는 시간이고, 본격적인 입시는 10학년부터 시작된다. 그런데 고등학교 생활 시작부터 자녀를 입시 쪽으로만 몰아붙이면 환경에 적응을 못하고, 자기 페이스도 잃게 돼 결국 공부와 거리가 멀어지는 경우가 실제로 많이 발생하고 있다.새로운 환경에서 자녀가 자신의 능력을 제대로 발휘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주는 것이 중요하다. 4년이란 시간이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을 수 있지만, 너무 무리하는 것은 나중에 문제가 될 수 있다.
9학년 때 AP나 아너 클래스를 안 했다고 대학에 못가는 것이 아니란 점을 명심해야 한다.
니콜 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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