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까지 뮤지컬 영화중에 최고의 흥행을 기록한 영화는 ‘맘마미아’다. 그리스의 스코펠로스 섬을 배경으로 ‘아바’의 노래와 함께 펼쳐지는 아름다운 풍경에 관객들은 감탄을 금치 못하며 “그리스가 저렇게 아름다운 나라인가”하고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된다.
실제로 그리스의 산토리니, 미케노스 섬은 경치가 뛰어나 산토리니의 경우 인기 신혼여행 지 세계 1위에 올라 있으며 관광안내원의 설명에 따르면 여름한철 이 섬에서만 850쌍이 결혼식을 올린다고 한다. 그리스의 섬들은 어부가 살고 있지 않고 별장으로 이루어져 있다. 섬마다 꽉 들이찬 이 아름다운 별장의 주인들은 도대체 누구인가.
그리스 부자들과 중산층 시민들이다. 그리스에서는 웬만한 사람이면 모두 별장을 갖고 있다. “나는 별장이 없어”하는 사람은 중산층 이하의 돈 없는 서민이라고 생각하면 거의 틀림없다. 국가는 가난해도 국민은 잘 사는 나라가 바로 그리스다. 일본과는 정반대다. 사회주의 체제이기 때문에 교육과 복지혜택이 보장된 데다 사회전반에 걸쳐 부정이 팽배해 있기 때문에 머리만 잘 쓰면 생활걱정은 안 해도 되는 나라다.
개인이 세금을 속이지 않고 정직하게 보고하는 것은 “나는 바보요”하고 고백하는 것이나 다름없다고 이곳에 거주하는 한국인 상사지사원이 설명한다. 세금부정이 습관화 되어있어 아무리 납세 캠페인을 펼쳐도 효과가 없다는 것이다.
세금징수는 안되고 사회보장 제도 실시는 철저하니 국가재정이 부도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지난번 올림픽도 실력으로 치른 것이 아니라 빚잔치였다는 것이 다 드러났다. 국가가 분수에 넘치는 행사를 한 것이다.
그리스에서는 공무원이 되면 철밥통이다. 법으로 공무원은 해고하지 못하게 되어있다. 경찰관과 국세청 직원 등 공무원은 이해관계가 얽힌 다른 직장에서 근무시간 외에 이중으로 근무할 수 있다. 45세에 은퇴하여 평생 연금을 탈 수 있는 것도 공무원이다. 군인출신이 늙어 죽으면 부인은 물론이고 아들이나 딸도 아버지가 받던 연금을 평생 타먹을 수가 있다. 아테네의 번화가 신타그마 광장을 관광하고 있노라면 소매치기들이 슬금슬금 다가오는 것을 금방 느낄 수 있다. 치안도 엉망이다.
겉은 아름답지만 한 꺼풀 벗겨보면 추하기 짝이 없는 나라가 그리스다. 모든 것이 짜고 치는 고스톱 체제라 공무원 채용도 빽(?)으로 다 통하고 선거에서 누가 당선되면 선거운동원들이 대거 관청요직에 발탁된다. 경제적 부담을 줄이기 위해 구조조정을 해야 하는데 이해가 얽혀 이래서 봐주고 저래서 봐주다 보니 칼을 빼고 겨우 썩은 새끼줄 자르는 식이다.
1,100억 유로의 구제금융을 지원하기로 해놓고도 유로존 국가들이 조마조마한 눈으로 그리스를 쳐다보고 있는 이유가 바로 ‘그리스의 토착화된 부정’이다. 이같은 부조리가 쌓이고 쌓여 수십 년 동안 내려오다 2010년에 국가부도의 일보직전에 이르게 된 것이다. 어디서부터 수술해야 될지 통치자도 감을 잡지 못하고 있다.
이같은 부정을 눈감고 어마어마한 돈을 그리스에 빌려준 나라가 독일이다. 채권자가 채무자의 인질로 잡힌 것이다. 독일이 그리스 구제에 앞장선 이유가 이 때문이다. 그리스처럼 부패한 나라를 회원으로 끼워줌으로써 유로화폐의 붕괴 가능성을 잉태하게 만들어 국민성이 국가경제에 얼마나 중요한가를 그리스가 보여주고 있다. IMF때 국민이 금을 모아 난국을 헤쳐나간 한국을 그리스가 본받아야 된다고 외국 언론들이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다음 달 열리는 월드컵 첫 경기에서 한국이 그리스를 이긴다면 그것 또한 그리스에 뭔가 보여주는 것이 될 것이다.
이철 / 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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