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해초·견과류·등푸른 생선에 ‘듬뿍’
▶ 심근경색-부정맥 예방·혈압 낮춰 혈행 개선
오메가-3 지방산
‘오메가-3 지방산’(Omega-3 fatty acids) 보조제가 효도 건강상품으로 자리 잡은 지는 이미 오래다. 한국 귀국선물 목록에도 황금빛 알약으로 된 ‘오메가-3 지방산’이 꼭 빠지지 않는다. 연어나 참치, 고등어를 비롯해 호두, 아마씨, 올리브유 등에는 DHA니 EPA니 하는 성분이 들어 있다는 광고나 뉴스도 심심치 보게 된다. 하지만 ‘오메가-3 지방산’에 대해 알고 먹는 사람들은 많지 않다. 오메가-3 지방산은 심근경색 위험을 낮추고 부정맥을 예방하며 혈압을 낮추는데 도움이 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오메가 3 지방산인 EPA와 DHA는 체내에서 생성되지 않아 음식이나 보조제를 통해 섭취할 수 있는데, DHA는 뇌신경전달물질로 두뇌와 망막 발달에 매우 중요한 성분이다. 최근에는 심장과 혈관 건강 외에도 류마티스 관절염 통증 완화, 치매 예방, 우울증 완화 등에도 좋다는 연구들이 나오고 있어 더욱 주목 받고 있다. 오메가 3 지방산이 왜 좋은지 알아본다.
#오메가 3 지방산이 뭔가요?
등 푸른 생선에 풍부하다고 알려진 오메가 3 지방산은 수소 구멍이 여러 개 있는 다중불포화지방산(polyunsaturated fat)의 일종이다. 오메가 3는 탄소의 연결고리 맨 앞(카르복실기)에서부터 세 번째 탄소에 수소 구멍이 있다. 여섯 번째 구멍이 있는 것은 오메가 6다.
오메가 3 지방산의 종류에는 알파-리놀렌산(alpha-linolenic acid, ALA), 도코사헥사에노산(docosahexaenoic acid, DHA), 에이코펜타에노산(eicosapentaen oic acid, EPA), SDA(stearidoncic acid), ETA(eicosatetrae noic acid)가 있는데 이중 ALA, DHA, EPA가 오메가 3 삼총사로 몸에 좋은 성분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한편 오메가 6 지방산은 리놀렌산(linoleic acid), 아라키돈산(arachidonic acid)으로 분류된다.
오메가 3 지방산의 ALA, DHA, EPA 중 유일하게 알파-리놀렌산(ALA)에 관해서만 공식적인 섭취 가이드라인이 제시돼있다. 의학연구소(Institute of Medicine)에 따르면 남성은 하루 1.6g, 여성은 1.1g이 하루 권장량이다.
알파-리놀렌산의 하루 권장량을 섭취하는 데는 크게 어렵지 않다. 많은 한인들이 아마씨, 카놀라 오일, 콩유, 올리브 오일, 호두 등을 통해 권장량 이상을 매일 쉽게 섭취한다. 카놀라 오일 1테이블스푼에는 알파-리놀렌산이 1.3g 정도 들어 있으며 아마씨 오일 1테이블 스푼에는 7.6g 정도 들어 있다.
하지만 DHA나 EPA의 효능이 널리 알려진 바에 비해 알파-리놀렌산이 우리 몸에 어떤 작용을 하는지는 알려진 바가 없다. 알파-리놀렌산이 체내에서 DHA와 EPA로 전환돼 심혈관계 건강 유지에 도움을 준다고는 하지만 전문가들에 따르면 알파-리놀렌산이 인체에서 DHA와 EPA로 전환이 되어도 극히 소량이라 심장, 뇌 건강 등에 미치는 영양은 극히 미미하다는 것.
알파-리놀렌산보다는 DHA와 EPA가 더 주목받고 있다. DHA, EPA는 연어, 청어, 정어리 등 기름기 많은 생선에 풍부하게 들어 있다. 해산물, 해조류, 육류에도 있지만 등 푸른 생선에 더 풍부하게 들어 있다.
#오메가 3 지방산이 주목 받기 시작한 연구들
1970년대 덴마크의 의학자 다이아베르크 박사는 그린랜드에 사는 이누잇족(Inuit) 에스키모들이 심장질환이나 동맥경화에 거의 걸리지 않는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이들은 과일이나 야채를 먹지 않고 지방이 많은 생선을 많이 먹어도 심혈관 질환 발병률이 극히 낮았다. 하지만 이들이 덴마크에 이주해 살면서는 심혈관 질환 발병률이 높아졌다.
수은 적은 생선 골라야
연구팀은 이들이 먹는 생선 속에 풍부하게 함유된 오메가-3 지방산 때문에 심혈관 질환 발병률이 낮다는 결론에 도달했다.
이후 1999년 이탈리아 연구팀에 의해 발표된 대규모 임상실험 연구보고서 역시 큰 반향을 일으켰다. 연구팀에 따르면 심근경색으로 고통 받았던 1만 1,000명 이상의 남성을 대상으로 3년 반 동안 연구가 진행됐는데, 연구대상자들이 하루 1g의 EPA와 DHA의 오메가 3 보조제를 섭취한 그룹은 그렇지 않은 그룹보다 심근경색으로 인한 사망률이 20%나 낮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2007년 의학 전문지 ‘란셋’에 발표된 대규모 일본 연구 역시 학계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일본 연구팀에 따르면 오메가 3 지방산은 여러 유형의 관상동맥 질환(심장질환)을 예방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이 혈중 콜레스테롤 수치가 높은 1만8,000명의 성인을 대상으로 5년간 조사한 결과, 스타틴 계열의 콜레스테롤 약물과 EPA를 함께 먹은 그룹은 스타틴만 복용한 그룹보다 심근경색 같은 관상동맥 질환 발병위험이 20%나 낮아졌던 것으로 나타났다.
콜레스테롤이 높아 관상 동맥의 혈액 흐름이 원활하지 못하면 심근경색 위험이 높아진다. 연구에 참여한 환자들 중 이미 3,660명은 이미 심장 근육에 혈액을 공급하는 관상동맥에 질환이 있었던 사람들이었다. 또한 연구에 참여한 사람들은 EPA를 하루 1.8g 복용했다.
또한 여러 연구들에 따르면 EPA, DHA를 따로 매일 복용한 경우 중성 지방 수치가 2주 만에 8% 정도 떨어지는 것으로 밝혀졌다.
중성지방 수치 역시 35세 이후 높으면 심장질환의 주요 위험요소로 지목된다. EPA와 DHA를 하루 2~4g 정도 몇 주 정도 복용하면 중성지방 수치를 32%까지 떨어드릴 수 있다.
연구들에 따르면 EPA와 DHA는 혈액 내 지방을 줄이고, 혈전 형성을 늦추어 혈압을 낮추는 도움을 주며 부정맥을 예방하는 데 효과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심장건강 외 눈과 뇌, 정서 안정에도 도움
DHA는 눈과 뇌 건강의 주요 요소다. 오메가 3 지방산은 안구 표면의 염증을 억제하는 효과가 있으며 안구 건조증 발생을 줄일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생선을 적어도 일주일에 4 서빙을 섭취하거나 1.1g의 DHA를 보조제로 임신 기간 중 복용했던 여성에게서 태어난 어린이들은 4세까지 아이큐가 높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앨러지 발병도 낮았으며, 수면 건강도 양호했고, 시력도 좋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오메가 3 지방산 섭취가 높으면 감정이나 정서 조절과 관련된 뇌 회백질 용량이 더 크다는 연구결과도 발표된 바 있는데, DHA 강화 음식을 먹었던 산모들은 산후 우울증도 낮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과학자들은 오메가 3가 어떻게 작용하는지에 대해 항염작용을 꼽는다. 류마티스 관절염 환자의 경우 DHA와 EPA를 많이 섭취할 경우 아침에 생기는 관절의 뻣뻣한 증상이나 관절 통증, 염증을 완화해 주는 효과가 있으며, 통증약 복용량을 줄이는데 도움이 된다.
최근에는 알츠하이머병과도 흥미로운 연구결과 들이 발표되고 있다. 여러 연구에 따르면 알츠하이머병을 앓고 있는 노인들, ADHD가 있는 어린이들에게서 오메가 3 레벨이 보통사람들과 비교해 낮게 발견됐다. 시카고 소재 러시대학 메디컬센터 연구팀에 따르면 1주일에 최소 1회 이상 생선을 먹었던 노인층은 그렇지 않은 노인들에 비해 뇌의 인식능력 퇴행 속도가 매년 10~13% 정도 늦춰지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오메가 3 지방산이 풍부한 음식은
연어, 정어리, 청어, 고등어 등 등 푸른 생선에 오메가 3 지방산이 풍부하다. 연어 100g에는 400mg 이상의 DHA가 함유돼 있다. 한편 틸라피아나 메기에는 오메가 3 지방산보다는 오메가-6 지방산인 아라키돈산이 더 많다. 아라키돈산은 달걀노른자나 육류에서도 발견되는데 너무 많이 먹으면 심장건강에는 좋지 않다.
참고로 ‘오메가-3 지방산’을 알약으로 먹을 경우, 원료가 되는 생선의 수은 함유나 오염도에 대해 걱정하는 경우가 있다. 환경보호기금(EDF)에서 운영하는 사이트에서 시중에 나와 있는 오메가-3 지방산 보조제에 대해 각 브랜드별 안정성을 체크해 볼 수 있다. 이 사이트에 따르면 K마트나 라잇에이드 오메가-3 제품은 ‘좋지 않은 선택’(worst choice) 평가를 받았다.
권장량 없지만 많이 먹으면 부작용
#얼마나 섭취해야 하나
아직까지 DHA나 EPA에 관해서는 이렇다 할 섭취량 가이드라인이 없다.
보조제 알약으로 섭취할 경우 유럽 식품안전국(European Food Safety Agency)에서는 DHA와 EPA가 함께 들어있는 250mg 알약 1알, 호주 국립심장재단에서는 500mg을 권하고 있다. NATO 웍샵에서는 하루 800mg이 제시되기도 했다.
미국심장협회에 따르면 심장질환이 있는 경우는 1g의 EPA와 DHA를 섭취할 것이 추천된다. 중성지방이 높은 경우는 주치의의 지도 아래 2~4g까지 복용해도 된다.
임신부, 모유 수유 중인 경우는 DHA를 중점적으로 섭취하는 것이 좋다. 하루 200~300mg 선. 생선을 먹지 않는다면 피시 오일 보조제를 복용하되 DHA와 EPA 비율이 3대 1인 것이 추천된다. 임신기간에 EPA를 DHA보다 더 많이 섭취하게 되면 DHA의 효능이 떨어질 우려가 있다. 어린이의 경우 하루 100mg~250mg 선이 권장량에 해당한다.
하지만 오메가-3 지방산이 몸에 좋아도 너무 많이 복용하면 역시 부작용의 위험이 있다. 특히 피를 묽게 해주는 항응고제를 복용하는 환자는 과다 복용 시 출혈 위험이 높아질 수 있으므로 의사와 상의해야 한다.
오메가 3 지방산인 DHA와 EPA는 혈중 중성지방, 콜레스테롤, 혈압을 낮추며 혈액을 맑게 하는 효과가 있어 심혈관계 질환 예방에 효과가 있다.
오메가 3 지방산은 등 푸른 연어, 정어리, 청어, 고등어에 풍부하게 들어 있다.
생선으로 섭취할 때는 오메가 3 지방산이 녹아 나오지 않는 회로 먹거나 끓이거나 졸인 요리가 좋다. 오메가 3 지방산이 풍부한 생선은 주 2회 섭취하는 것이 추천된다.
<정이온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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