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니퍼 성(JS 에듀케이셔널 컨설팅 대표)
얼마 전 캘리포니아에 살고 있는 한 친구가 10학년과 7학년인 두 아들의 대학진학에 관해 진지하게 의논하고 싶다며 전화를 해왔다. 아이들의 학교생활과 과외활동에 관해 물어보니 큰 아들은 학교 오케스트라에서 첼로를 연주하고 있고 두 아들 다 학과공부를 위해 학원을 다니고 있지만 그 외 스포츠나 다른 활동은 하고 있지 않다며 뭘 어떻게 준비해야 할 지 막연히 걱정만 된다고 했다. 올해는 아이비리그를 비롯한 여러 우수 대학들의 지원학생수가 그 어느 해 보다도 많아 입학이 치열했고 입학경쟁률에 있어서 기록을 경신한 학교가 한 둘이 아니다. 하버드대는 개교 이래 처음으로 지원한 학생의 6.9%만이 입학을 허가받았다. 또 지원한 3만명 이상의 학생들 중 3,700명 가량이 현재 학교에서 수석을 하는 학생들이며 2,900명 이상이 SAT의 Critical Reading 분
야에서 만점인 800점을 그리고 3,500명 이상의 학생들이 Math 분야에서 800점을 받은 학생들이었다.
이처럼 지원학생의 대부분이 공부는 당연히 잘 하는 학교들일수록 입학사정관들은 성적은 물론 학과외 활동과 교사추천서, 개인 에세이 등 다른 요소들에 더욱 치중하여 다방면에 다재다능한 학생들을 뽑고자 노력하는 것이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인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이러한 대학입학 기준이 잘 알려져 있음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많은 동양권 부모들은 아이들에게 공부만을 강요하거나 과외활동을 하는 경우에도 대부분 음악은 피아노나 오케스트라 활동을 할 수 있는 악
기, 그리고 스포츠도 단체경기보다는 개인경기 위주의 한정된 분야로 제한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그러다보니 우수 대학 입학사정관들은 동양권 학생들이 공부 잘하고 음악분야에 뛰어난 것은 당연한 일인 듯 생각하고 있는 경향이 다분하다.
미국 학생들에게 있어서 과외활동 중 가장 일반적인 스포츠 활동은 말할 수 없이 큰 의미를 갖는다. 한국과 동양권 부모들은 상상하기 어려울 정도로 공부와 스포츠 중 어느 것이 더 중요한가를 대답하라고 하면 쉽게 대답할 수 있는 사람이 그리 많지 않을 만큼 스포츠는 초등학교 때부터 대학을 마칠 때까지 뿐만 아니라 미국 사회 전반을 통해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스포츠는 심신을 단련시킬 뿐 아니라 단체경기를 통한 협동심과 리더십을 키워주며 다재다능한 전인격적 인간으로 성장해 나아가는데 없어서는 안 될 필수적인 요소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2마일 달리기의 카운티기록 등 다른 여러 기록을 보유한 뛰어난 장거리 달리기 선수이자 학업성적도 우수한 아담은 자기학교의 다른 10명의 학생들과 함께 컬럼비아 대학교에 지원했고 혼자서만 그 합격통지서를 거머쥘 수 있었다. 내신 성적과 SAT성적은 그 11명 중 가장 낮은 편이었으나 고등학교 4년 내내 트랙 앤 필드 발시티(Varsity) 팀원이었고 팀의 주장까지 지냈기에 가능했던 일이다. 지금은 컬럼비아대의 주니어로 열심히 보람되게 대학생활을 하고 있다.
미국 대부분의 고등학교는 풋볼, 라크로스, 트랙 앤 필드, 수영, 아이스하키, 테니스, 축구, 농구, 골프 등 다양한 교내 스포츠 팀이 있다. 그 중 발시티라고 하면 학교 대표팀을 말하며 각 스포츠별 발시티 팀원 중에서도 학교가 정해놓은 기준에 따라 우수한 성적을 내는 팀원들은 발시티 레터 (Varsity Letter)를 받게 된다. 발시티 레터란 학교색상의 단단한 헝겊으로 만들어진, 대략 가로 세로 각각 20cm정도 크기의 학교이름 첫 알파벳 글자를 말한다 (가끔 두 글자로 이루어진 경우도 있다). 이 글자는 대표팀이 입는 레터맨이라 부르는 자켓의 앞쪽에 본인의 이름과 함께 붙여지게 되며 주로 등쪽과 팔쪽에는 본인의 운동종목과 두각을 나타낸 분야가 써진다. 이 재킷은 선수들의 자부심과 직결되고 스포츠 팀원들은 발시티 레터를 받기 위해 최선을 다한다.
학교마다 조금씩 그 규정이 다르긴 하지만 2군 팀인 주니어 발시티 (Junior Varsity - JV)팀은 주로 실력이 부족한 상급생이나 저학년인 9학년과 10학년으로 이루어진 경우가 대부분이다. 물론 저학년이라도 우수하고 두각을 나타내는 선수의 경우는 발시티 팀원이 될 수 있다. 발시티 선수 선발을 위한 선수평가는 매해 이루어진다. 대학을 입학함에 있어서 발시티 팀원이냐 또 발시티 레터를 받았느냐의 여부는 대단히 중요한 역할을 한다. 대개 사립학교나 보딩스쿨들은 스포츠팀의 종류가 많고 예산이 풍부한 관계로 팀도 대부분 우수한 편이지만 공립학교의 경우는 시의 예산으로 운영되기 때문에 두각을 나타내
는 것이 그리 쉬운 일은 아니나 일단 잘 알려진 시합에서 우승을 하거나 주목을 받게 되면 큰 회사나 기업의 지원을 받기가 쉬워진다. 해마다 대학의 코치들은 스포츠 프로그램이 뛰어난 학교들을 방문하여 탁월한 선수들을 스카웃해가고 있다.
자신이 좋아하고 소질 있는 스포츠를 선택하여 어릴 적부터 꾸준히 노력하여 고등학교 때 발시티 팀원으로 선발되어 활동하는 일은 자신감과 스포츠맨십, 리더십은 물론 본인이 원하는 대학을 입학하는 일에 큰 역할을 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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