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동현/M&T Bank Sr. Loan Officer
융자의 첫 단추를 끼우기 위해선 고객의 크레딧을 점검해야 한다. 고객의 크레딧 기록은 고객의 인생 역정이 고스란히 묻어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지난 4월24일 뉴욕 부동산 박람회에서도 필자는 찾아오는 많은 고객들의 크레딧을 체크하고 상담해 드렸는데 수 년간 이 일을 하다보니 크레딧 기록만 보더라도 고객이 어떤 성향을 갖고 있는지까지 간파할 수 있게 되었다. 크레딧 기록을 대표적인 유형별로 한번 짚어보았다. 그 유형들 중에서 독자들은 어떤 유형의 크레딧 기록을 갖고 있는지 스스로 생각해 보길 바란다.
1)잠수형 크레딧
대표적 현금 이용 고객 크레딧 기록의 전형이다. 크레딧 기록은 짧게는 수년, 길게는 수십년 기록이 있으나 크레딧 오픈만 오래되어 있지 현재 사용은 전무한 휴면 상태이다. 이런 고객의 크레딧 점수는 높을 망정 한두번 크레딧 점검과 약간의 문제가 생겨도 그 점수는 형편없이 곤두박질 친다. 본인은 점수가 높다고 큰소리 치지만 사상누각과도 같다. 결코 융자 은행에서 환영받지 못하는 크레딧이다.
2)학부형형 크레딧
이 유형은 대학에 자녀들 둔 학부형들의 크레딧인데 자녀들의 대학재학 년도에 맞춰서 학자금 융자들이 집중 되어 있다. 특히 의대,약대, 치대 등에 다니는 자녀를 둔 학부모들은 많게는 10개가 넘은 학자금 융자가 학기별로 주루룩 오픈되어 있다. 이런 기록을 보면 측은하기도 하지만 자녀를 둔 필자도 덜컥 겁이 난다. 이런 고객들은 주로 홈에퀴티 융자나 재융자로 빚을 하나로 묶어 정리하는 수순을 밟는다.
3)돌려 막기형 크레딧
대체로 젊은층에서 많이 볼 수 있는 크레딧 유형인데 크레딧 카드 빚을 철저히 돌려 막는다. 시중에 나오는 왠만한 크레딧 회사는 기록에서 전부 볼 수 있다. 하지만 1년이나 6개월이면 정확히 클로즈를 하고 옮긴다. 왜냐면 무이자 프로모션이 끝났기 때문이다. 이런 고객들은 돈이 있어도 굳이 크레딧 빚을 갚으려 하지 않는다. 무이자로 돌려 막으면 되는데 뭐하러 갚냐는 식이다. 모기지 은행에서 가장 기피하는 대상 중 하나다.
4)비자형 크레딧
미국으로 온지 얼마 안된 고객들이 여기에 포함된다. 각종 신분은 비자로 있으면서 이곳에서 힘들게 뿌리를 내리는 고객들인데 크레딧 카드 하나 오픈하는데 고생 고생 한다. 그리고 크레딧 하나하나를 얼마나 소중하게 신경을 쓰는지 모른다. 주택을 구입을 할 경우엔 크레딧 기록이 모자라 전화비 청구서나 전기비 청구서까지 박박 긁어서 보여 주기도 한다. 하지만 다운페이먼트 만큼은 한국에서 가져와서 기본이 30% 이상이다.
5)공룡형 크레딧
그야 말로 크레딧이 태산이다. 주택 모기지 서너개는 기본이고 자동차 페이먼트는 끝마친 것만 대여섯에 지금 진행되는 것도 한둘이 아니다. 크레딧 카드는 한도액들이 죄다 몇만달러 이상은 된다. 이런 고객은 워낙에 탄탄한 기록들로 크레딧 카드 한두번 연체로는 크레딧 점수가 끄떡도 없다. 그런데 이런 고객의 주택 융자를 받으면 고생만 엄청 하는데 결과는 허망하다. 이유는 수입이 꽤나 있는데도 불구하고 워낙 지출이 많다보니 수입대비 지출 비율이 나오질 않는다. 결국에는 수입을 보여주지 않는 프로그램을 기웃 기웃 하다 포기하고 만다.
6)막가파형 크레딧
간혹 이런 고객의 크레딧을 한번씩 보게 되는데 정말 기가찬다. 세상 무서운게 없는 고객이다. 병원 고지서 콜렉션 두세개는 아주 기본이고 모든 크레딧 카드는 연체되어 있다. 도무지 페이먼트를 제대로 하는 법이 없다. 오히려 크레딧 카드회사가 쩔쩔맨다. 결국엔 크레딧 카드회사가 빌린 돈을 반이라도 갚아 달라고 사정사정한다. 이런 고객은 주택구입 문의가 아니라 렌트를 얻는데 크레딧 점검차 크레딧 조회를 받는데 이런 고객의 집주인은 딱 두달 뒤부터 코트갈 준비를 해야 할것이다.
7)소심형 크레딧
고객중 크레딧 체크를 극도로 꺼리는 고객들이 있다. 끊임없이 5년전 크레딧 점수만 얘기 하고 주택 융자를 위해 소셜 번호를 받기까지 거의 몇 일을 설명해야 할 때도 있다. 정작 이런 고객의 크레딧을 확인해 보면 2년전 몇십달러 병원비 콜렉션이나 끊어 버린 휴대전화 서비스비 몇달러가 떡 하니 콜렉션 기록으로 남아있다. 이런 경우가 가장 황당하다.
8)깔끔이형 크레딧
이 고객은 소셜 번호만 불러주면 어디가나 VIP 대접을 받는다 크레딧 점수도 높을 뿐더러 한번의 연체도 허용하지 않는다. 수많은 크레딧 회사가 아무리 좋은 프로모션으로 유혹해도 기존에 쓰는 카드에서 갈아타지 않는다. 하지만 모든 크레딧 카드빚은 그달에 모두 갚아 버려 정작 해당 크레딧 회사는 별 재미를 못본다. 이런 고객의 융자는 어디가나 최상의 대접을 받는다. 간혹 너무 깔끔을 떨어 불필요한 요구사항들이 많아 조금은 피곤하다.
필자가 현장에서 겪는 크레딧 관련 유형들을 재미있게 적어 보았다. 혹시 본인은 어느 유형에 있는지 또한 올바른 크레딧 관리를 하고있는지 생각해 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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