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금보고 마감이 하루 앞으로 다가왔다. 요즘처럼 어려운 경기침체기에 ‘환급 보너스’라도 받는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겠지만 오히려 세금을 더 물어야 할 상황에 있는 납세자들도 적잖다. 이런 납세자들 중 당장 세금을 내기 힘들다면 크레딧카드 납부, 분할 납부, 세금 협상, 보고 연기 등 다양한 옵션을 활용할 만하다.


2만5천달러까지 5년 분할… 이자 물어야
크레딧 카드로 납부-2~3% 수수료 납세자가 내
IRS와 세금협상-실직 등 어려운 상황땐 할인


▲세금 분할 납부

재정상황이 곤란한 경우 세금 분할 납부도 가능하다. 세금보고서 작성 후 할부 납부 신청서(폼 9465)를 제출하면 세금부채액 2만5,000달러까지는 5년 안에 분할 납부할 수 있다. 신청서는 연방국세청(IRS) 웹사이트(irs.gov)에 들어가 페이먼트 플랜을 셋업하면 된다.

하지만 분할 납부의 경우 밸런스에 대한 이자와 프로세싱 비용을 감수해야 한다. 이자는 분기별로 조정이 되는데 2010년 1분기의 경우 4%로 현재 대부분 크레딧카드 이자율보다는 낮은 편이다. 프로세싱 비용은 보통 105달러지만 페이먼트를 자동 이체할 경우 52달러로 줄어들고 저소득층인 경우는 43달러만 부과한다.

전문가들은 “세금이 2만5,000달러 이상이면 IRS에 납세자의 재산 및 수입, 지출 상황을 공개해야 하므로 되도록 초과 액수를 미리 납부해 할부금액을 2만5,000달러 아래로 맞추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또 세금을 분할 납부하겠다는 것 역시 얼마에 걸쳐 납부할 것인지를 IRS 직원과 직접 상담해야 한다.
IRS 관계자는 분할납부에 대해 “목돈으로 세금을 내기 힘든 납세자들의 사정을 고려한 것”이라며 “특히 최근 주택과 관련 각종 문제가 있는 경우도 상황에 맞춘 도움을 주기도 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공인회계사들은 “분할 납부는 전문가의 도움을 받지 않고 직접 하기란 어려운 점이 많다”며 “특히 분할납부는 크레딧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는 점을 고려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크레딧카드로 납부

IRS도 다른 리테일러와 마찬가지로 크레딧카드 결제를 허용한다.
하지만 비자나 매스터카드를 이용해 메이시스 백화점에서 물건을 사는 것과 세금을 납부하는 것에는 차이가 있다. 카드로 물건을 구매할 때는 보통 2~3%의 카드수수료를 리테일러에서 지불하지만 세금 납부시에는 납세자가 이를 부담한다. 즉 2,000달러의 세금을 카드로 낸다고 하면 2.35%의 수수료, 47달러를 더 물어야 한다.

최근 크레딧카드 업체들이 많은 고객들에게 크레딧 상한액을 낮추고 있다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 만약 납부할 세금이 많아 크레딧카드 상한액에 근접한다면 크레딧 스코어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참고로 크레딧카드 부채액은 신용점수에서 30%의 비중을 차지한다. 전문가들은 좋은 크레딧을 유지하고 싶다면 상한액의 20%를 넘지 말라고 조언한다.
또 예전에는 크레딧카드로 세금을 내면 리워드를 받을 수 있는 크레딧카드도 있었으나 최근에는 자취를 감춘 상태다.

아메리칸 익스프레스의 경우 올 초 고객이 보유한 리워드 포인트로 연방이나 주정부 세금을 결제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선보였다. 하지만 이 경우 1달러당 최고 200포인트가 빠져나간다. 예를 들어 2,000달러의 세금을 낸다면 40만포인트가 줄어드는 셈이다.


▲IRS와 세금 협상

도저히 세금을 납부할 상황이 아니라면 IRS에 ‘협상 제안’(Offer in Compromise)을 요청할 수도 있다. 이 프로그램은 실직 등 경제적 어려움에 직면한 납세자들에게 세금 할인 혜택을 제공한다. 하지만 IRS를 설득시켜 세금을 줄이는 협상제안은 결코 만만한 일은 아니다.

특히 세금을 영구적으로 줄이려면 향후에도 수입이 늘 가능성이 없다는 것까지 납득시켜야 한다.

이와 관련 더글러스 슐만 IRS커미셔너는 “IRS의 직원들은 경제적으로 어려움에 처한 납세자들을 돕기 위해 더 유연성 있게 처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세무전문 변호사 로버트 매켄지는 “향후 세금 협상을 승인받는 납세자 비율이 더 많이 올라가기는 힘들 것”으로 내다봤다. 실제 IRS는 지난해에도 비슷한 입장을 밝혔지만 전체 5만2,000여명의 세금협상 신청자 중 승인을 받은 케이스는 1만여건에 불과했다.

세금 협상을 추진하기 위해서는 전문가의 도움을 받는 게 좋으며 납세자의 주장을 뒷받침할 수 있는 가능한 모든 서류를 준비하여 IRS를 이해시키는데 부족함이 없어야 한다. 예를 들어 3개월간의 생활비 영수증 등이다.

올해 세금보고에서 경제적으로 곤란한 상황에서 세금을 더 납부해야 할 납세자들이라면 분할 납부, 세금 협상, 보고 연기 등 다양한 옵션을 활용할 만하다. 지난 2월 본보와 공인회계사협회가 공동주최한 세금세미나에서 참석자들이 강의내용을 경청하고 있다.


4~6개월 연기 가능… 세금은 미리 내야 벌금 안물어


▲세금보고 연기

시간이나 금전적인 문제 등 피치 못할 사정으로 세금보고를 연기하려는 납세자는 오는 15일 마감일 자정 전까지 연장 신청(Form4868)을 제출해야 한다.
IRS는 마감을 앞두고 전자세금보고(e-filing)를 통해 세금보고를 서두르거나, 연장 신청할 것을 당부했다.

세금보고 연장 신청을 할 경우 오는 10월15일까지 4개월간 자동으로 연장된다. 또 지난 1월로 회계연도가 끝난 비즈니스 업주의 경우 7004양식을 제출하면 10월15일까지 6개월 연기가 가능하다.

알아둬야 할 것은 연장 신청은 세금보고에 대한 연기일 뿐, 세금 자체는 아니라는 점이다. 세금연기 신청서만 제출하고 세금을 납부하지 않을 경우 보통 납세액의 약 0.5%에 달하는 벌금과 이자를 물어야 한다.

또 세금보고를 아예 하지 않게 되면 무려 5%의 벌금이 부과된다. 아울러 납세액이 실제 내야할 금액보다 적을 때에는 나중에 이자를 물어야 하는 손해가 발생할 수 있으므로 세금 추산은 충분히 하는 것이 좋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했다.


<이해광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