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 온난화 탓인지 음력 오뉴월 더위가 4월초에 닥쳐 왔다. 봄에 맨 먼저 핀다는 꽃 중의 하나인 나팔 수선화는 그 화려함을 자랑한 게 며칠도 못되어 시들어져 버렸다.
앵두꽃도 며칠 피었는가 했더니 꽃 대신 새 잎이 무성하고 배꽃도 그 뒤를 따르게 될 것이다. 벚꽃도 이미 떨어지기 시작해서 부근의 땅 위를 카펫처럼 덮어 놓게 되었고 겹 사꾸라만 만개중이다.
종류를 일일이 헤아리기 어려운 기화요초의 성장은 이런 봄 날씨에 살아 있다는 사실만으로 행복하게 만들기에 족하다.
허나 연중 무휴로 알러지 문제를 안고 사는 나는 특히 봄철에 급증하는 꽃가루의 난무 때문에 줄줄 흐르다시피하는 콧물에 더해 머리가 아파 쩔쩔 매는 수가 많다.
꽃과 식물 기르기를 사랑하는 아내가 매일 부지런히 밭일을 하는데도 알러지 핑계로 거의 도와주지 않고 있다. 고작 한다는 것이 삽으로 땅을 파주는 정도일 뿐이다.
그러나 얼마 안되는 밭에서 아내가 파오는 도라지나 더덕은 감지덕지 먹어 치운다. 몇 그루 안되는 두릅 나무의 새순도 마찬가지다.
질경이 등 일부 잡초는 단오절 이전이면 먹어도 된다는 것을 어디선가 읽은 아내는 파릇파릇한 나물을 이것 저것 만들어 미각을 자극한다. 꽃과 식물의 이름을 나보다 휠씬 많이 알고 있는 아내지만 내가 “이게 무슨 꽃이야”라고 묻으면 대답을 못하는 경우가 많다.
하루는 산보 도중에 그 같은 대화가 오가다가 농과 대학엘 가겠다고 해서 웃었다.
현 세상이 지속되는 한 오래 사는 사람들이 90대를 넘기기 어려우니까 나이 70에 대학 공부를 한다는 게 말처럼 쉽지 않다는 것을 느끼면서 두뇌의 잠재 능력을 볼 때 현 인생이 너무나 짧다는 결론이었다.
17세기의 영국 시인 존 밀턴의 실낙원(Paradise Lost)은 잘 알려졌지만 그의 복락원 Paradise Regained)은 덜 유명하다. 아담과 하와가 사탄의 유혹으로 여호와 하나님께 반역함으로써 유프라테스 강 부근 어디엔가 있던 에덴동산이란 낙원을 상실한 것이 창세기 3장에 나와 있다.
아담의 후손들이 죄와 사망을 유전 받아(로마서 5:12) 죽을 수밖에 없는 것을 여호와 하나님께서 자신의 독생자를 지상에 보내셔서 대속을 마련하심으로 회개하고 그리스도를 통해 하나님께 나오는 자들에게 구원을 마련하셨기 때문에 복낙원은 역시 지상에서 이루어져야 된다.
“뜻이 하늘에서 이루어진 것처럼 땅에서도 이루어지이다”(마태 6:10)라는 주기도문의 의미이기도 하다.
예수와 함께 왕 겸 제사장들이 될 소수의 사람들을 제외하고는 무덤에서 부활될 사람들도(요한 5:28, 29) 땅으로 부활되는 것은 물론이다.
정말 이 지구는 하나님의 창조물들 중 걸작 품이다. 아무리 강력한 천체 망원경으로 광활한 우주를 살펴보아도 지구처럼 생명유지에 적합한 곳은 없다. 500만종의 생명체들이 존재하는 아름답기 이를 데 없는 집이다.
현재까지 알려진 바로는 나무 종류만도 2만 가지 그리고 식물은 30여만 종류가 있다. 물고기 종류가 3만여, 새는 9,000여 종류, 곤충은 무려 80만 이상이 분류된 상태이고 매년 새로운 종류의 동식물들이 발견된다는 것이다.
특히 식물의 성장은 창조주의 탁월한 솜씨를 어렴풋이나마 짐작하게 한다. 광합성 현상은 기적이다.
씨를 심으면 발아 되어 자라면서 뿌리를 통해 물이 잎으로 전달되고 잎 속의 엽록체는 태양의 광선을 흡수하여 음식의 원료를 제조하고 산소는 공기로 방출한다.
땅속의 물이 뿌리에 흡수되어 수 백 척 나무 위로 올라가는 것도 물의 응집력 때문으로 기적적이란다. 하기는 물 한 컵에 수십억만개의 분자들이 있다는 것만도 H2O가 얼마나 놀라운 하나님의 선물인가를 절감하게 한다. 푸른 잎새에 있는 엽록체도 얼마나 작은지 40만개가 있어야 이 문장 끝에 나오는 구독점을 채울 수 있단다. 푸른 식품들은 자연의 공장이라고 불리우는데 산소를 배출하고 물을 순환시키며 이 세상 사람들을 먹이면서도 환경오염이 전혀없는 조용하고도 아름다운 마련이다.
아내는 식물들 가운데 어디엔가는 우리가 먹으면 영생할 수 있는 것이 있다는 지론이다. 아담이 범죄 하자 생명나무의 과일을 따먹고 영생하는 일이 없도록 에덴동산에서 추방되고 천사들이 지켰다는 기록으로 보아 전혀틀린 얘기가 아닐수 있다.
하나님의 워낙 목적대로 복낙원이 되는 것을 목격하고 완전한 의로운 환경에서 영생을 했으면 얼마나 좋을까라 생각해오고 있지만 70이 넘은 나이라서 혹시 병들어 죽게되어 부활을 통해서나 새 세상을 보게되는게 아닌가라는 걱정이 되는 때가 있다. 아마겟돈을 생존해서든 부활을 통해서건 낙원에 이를수 있는 의와 믿음을 실천하는 것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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