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R 매스터스 “역시 명인 열전”
▶ ‘코리안 빅3’탑10 출발
멀쩡한 우즈, 이글 2개 잡고 선두 커플스에 2타차 7위…
1타 앞에는 최경주와 양용은, 옆에는 앤소니 김
역시 ‘명인 열전’이었다. 세계 골프 시즌 첫 메이저대회 매스터스가 기대에 어긋나지 않게 탑 스타들의 불꽃 튀는 샷 대결로 막을 올렸다. 더욱이 세계 최고 탑스타들과 샷대결을 펼친 코리안 ‘박3’ 최경주-양용은-앤소니 김이 모두 눈부신 선전으로 선두권에 포진, 더욱 기대를 크게 했다.
타이거 우즈의 복귀전으로 세계의 이목이 집중된 가운데 펼쳐진 대회 첫날 경기에서 우즈는 예상보다 훨씬 더 좋은 모습을 보이며 선두에 2타차 공동 7위로 출발해 지난 5개월여에 걸친 고난의 세월 가운데서도 녹슬지 않은 황제의 기량을 과시했다. 8일 조지아 어거스타의 어거스타 내셔널골프클럽(파72, 7,435야드)에서 벌어진 대회 1라운드 경기에서 지난해 11월 이후 처음으로 대회에 나선 우즈는 기량이 녹슬었을 것이라는 전망이 무색하게 깔끔한 스타트를 끊었다. 자신의 매스터스 커리어에서 처음으로 한 라운드에 이글 2개를 잡아내고 버디 3개와 보기 3개를 묶어 4언더파 68타를 쳐 자신의 커리어 매스터스 1라운드 최저타 기록을 갈아치웠다. 우즈의 이날 라운딩에 팬들의 반응은 환호와 열광 일색이었고 우즈는 경기 후 “오늘 하루 정말 믿기 어려울 정도였다. 여기서 그처럼 큰 환호를 들어본 적이 없다”며 팬들에게 사의를 표했다.
무려 144일 만에 출격임을 감안하면 우즈의 라운드는 실로 눈부셨으나 코리안 ‘빅3’ 출발도 결코 그에 못지않았다. 이날 우즈와 동반 라운딩을 하며 샷 대결을 펼친 최경주는 ‘황제샷’을 보기위해 모여든 구름 갤러리들 앞에서 ‘탱크샷’의 위력을 유감없이 선보이며 우즈를 1타차로 제치는 5언더파 67타의 호타를 뿜어내 선두에 1타차 공동 2위로 나서는 기염을 토했다. 최경주는 전반 버디 2, 보기 1개로 1타를 줄인 뒤 후반들어 13, 14, 15, 16번홀에서 4연속 줄버디를 건져올려 단숨에 선두권으로 점프했다.
지난해 PGA챔피언십 마지막날 우즈와 맞대결에서 역전승을 거두고 아시아 선수로는 사상 최초로 남자골프 메이저 챔피언에 오른 양용은도 같은 67타를 적어내 메이저 우승이 우연이 아니었음을 다시 한 번 입증하며 최경주와 나란히 공동 2위 그룹에 자리 잡았다. 양용은과 함께 같은 조로 샷 대결을 펼친 세계 3위 필 미켈슨도 똑같은 67타로 공동 2위에 이름을 올렸다.
지난주 셸 휴스턴오픈 우승자인 앤소니 김도 중간에 롤러코스터 라이드를 타기는 했으나 전체적으로 좋은 출발을 보였다. 전반 5, 6, 9번홀에서 버디를 잡아내 선두권으로 떠올랐던 앤소니 김은 후반 시작과 함께 10, 11, 12번홀에서 보기를 범해 전반 벌었던 타수를 모두 까먹었으나 곧바로 파5 13번홀에서 이글을 잡아 반격의 기반을 마련했고 14번홀 보기로 다시 1타를 잃었으나 16번부터 마지막 3홀에서 버디를 잡는 기막힌 피니시로 4언더파 68타를 적어내 2타차 공동 7위로 나서며 커리어 첫 메이저 타이틀 사냥에 뛰어들었다. 하지만 생애 첫 매스터스에 나선 케빈 나는 버디 2, 보기 4개로 2오버파 74타를 쳐 공동 50위에 머물렀고 US아마추어와 아시아 아마추어 챔피언 자격으로 초청된 두 10대 안병훈과 한창원은 78, 79타로 하위권으로 밀리며 컷 통과가 힘들게 됐다.
한편 이날 단독선두로는 지난 1992년 이 대회 챔피언인 만 50세의 베테랑 프레드 커플스가 6언더파 66타의 맹타를 휘두르며 올라섰고 그보다 10살이나 많은 노장 탐 왓슨(60)이 5언더파 67타의 눈부신 스코어를 제출하며 1타차 공동 2위로 나서 세상을 깜짝 놀라게 했다. 왓슨과 함께 공동 2위 그룹에는 최경주와 양용은, 미켈슨, 리 웨스트우드 등 4명이 포진했고 이들에 1타차인 공동 7위 그룹에는 우즈와 앤소니 김, 이안 풀터, 릭 반스, 닉 와트니 등이 자리잡았다. 영예의 ‘그린재킷’을 향한 레이스는 출발부터 불꽃을 튀기는 열전으로 막을 올렸다.
<김동우 기자>
첫날 함께 경기하며 공동 2위와 7위로 라운드를 마친 최경주와 타이거 우즈가 악수를 나누며 서로를 격려하고 있다. (A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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