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살 버릇 여든까지 간다.’ 이 말 속에는 어려서의 돈에 대한 개념과 습관이 평생까지 간다는 뜻도 포함한다. 전문가들은 어릴 때 용돈을 받아 저축을 한 아이일수록 더 현명한 경제 감각이 생길 수 있다고 조언한다. 유치원에서 고교생까지 연령대에 꼭 맞는 금전관리 훈련을 시켜보자.
유치원생-화폐 가치 알려주고 저축습관 길러줘
중학생-주식-펀드 등 투자 소개 적금가입 권유
고교생-‘원하는 것’과 ‘필요한 것’ 구분 가르쳐야
■5~7세 유치원 자녀
보통 5~7세가 되면 막연하게나마 돈이 있어야 필요한 것을 살 수 있다는 정도는 알게 된다.
이 때 돈이 무엇인지 개념을 설명해준다. 의식주를 포함한 기본적 생활과 살아가는데 돈이라는 것이 꼭 필요하다는 것, 돈을 어떻게 모으고 쓰느냐에 따라 즐겁고 재미있게 살 수도 있고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는 것을 알려준다. 이 연령대 아이들은 아직 부모 말이 곧 진리라고 생각하므로 돈에 관한 교육을 시작하면 큰 효과를 거둘 수 있다.
아이가 못 알아듣는다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인내심을 가지고 자주 이야기해 줘야 한다. 동전과 화폐를 전부 꺼내 보여주고 각각의 동전과 화폐의 가치도 자세히 설명한다. 이때 저금통을 사주며 용돈의 일부를 저축하는 습관을 몸에 배이게 하는 게 현명하다. 5센트, 10센트 등 작은 동전들이 저금통에 모여 어떻게 1달러, 10달러, 20달러가 되는지 말해주면 흥미를 돋울 수 있다. 맥도널드나 마켓에 데려가 1달러밖에 없을 때 1달러25센트를 지출해서는 안 되는 것과 큰 소다 대신 작은 소다를 사면 절약된다는 것도 얘기해 준다.
■12~13세 중학생 자녀
중학생 정도 되면 투자에 대해서도 언급할 때다. 하지만 아이들에게 주식이니 펀드니 하는 개념을 설명하기 시작하면 지레 어려운 용어에 질릴 수 있다.
이럴 땐 아이의 용돈으로 아이가 좋아하는 회사의 주식을 몇 주 사게 한다면 아이는 회사 소식이나 주가의 움직임에 대해 더 큰 관심을 갖고 관찰하게 될 것이다. 아이들 눈높이에 맞게 투자한 주식에 대해 설명해 준다. 단순히 돈이 불어나거나 감소하는 것을 가르쳐 주는 것은 물론 수익률에 영향을 미친 뉴스를 찾아보게 하면 자연스럽게 주식시장과 경제를 배울 수 있는 기회가 된다.
자녀를 위한 적금 가입도 고려할 만하다. 한인은행 중 한미은행의 ‘키즈 세이빙 어카운트’는 6~17세면 누구나 만들 수 있다. 부모나 보호자와 공동명의로 해야 하며 100달러부터 시작하면 된다. 자녀가 18세가 되면 레귤러 세이빙스 어카운트로 전환된다.
가족의 예산과 수입, 지출에 관해 알려주는 것도 좋다. 자녀에게도 자신의 예산에 입각해서 용돈을 타 가려면 예산서와 이미 사용한 후에는 지출 내용을 말하도록 하고 한번 정한 규칙은 준수하도록 한다. 현명한 돈 관리가 습관화되도록 하려면 지출에 대해 잘 한 것인지 낭비 한 것인지도 물어보는 등 의사소통이 이뤄져야 한다.
■16세 고등학생 자녀
법적으로 파트타임잡이나 서머잡도 잡을 수 있는 시기이므로 좀 더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돈 교육에 들어가야 한다.
한 통계에 따르면 대학 신입생의 약 절반이 돈 관리에 대한 기본적인 개념을 알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재정 관리를 배우지 못한 상태에서 은행거래를 하고 체킹 어카운트를 사용하다 보니 약 30% 이상의 학생들이 체크를 부도낸다는 통계도 있다.
이런 점을 예방하려면 지금이 가장 중요한 시기다. 예를 들어 운전을 하게 된다면 자동차 보험을 샤핑해 보거나 오일체인지나 갑작스러운 수리 등에 대한 비용이 필요하다는 점을 깨닫게 해준다. 서머잡에서 체크를 받아오면 수입의 일부는 반드시 세이빙을 해야 한다고 일러준다.
한창 멋을 내는 나이다 보니 충동구매도 많은 시기라는 점에서 ‘원하는 것’과 ‘필요한 것’을 구분하도록 가르치는 일도 중요하다. 분수에 맞지 않게 원하는 것을 사게 되면 어떤 문제가 야기되는지 알게 한다. 자신의 재정에 책임을 지는 것을 배우면 스스로 원하는 것과 필요한 것을 구분하도록 절제하게 된다.
대학생-크레딧의 중요성 알려주고 신용카드 잘 사용하게
■18세 대학생
대학 진학 후 처음 갖게 되는 크레딧카드를 잘 통제해 사용하는 것에 중점을 둬야 한다.
크레딧카드의 잔액을 미니멈 페이먼트를 내고 밸런스를 남기는 습관을 갖지 못하도록 한다. 그 달에 사용한 금액을 자신이 지불할 수 있는 한도 내에서 크레딧카드를 사용하게끔 하는 게 좋다.
미니멈 페이먼트만 납부해 물게 되는 높은 이자의 무서움도 철저하게 알려준다.
빚은 물론 좋은 크레딧이 의미하는 바가 생각보다 크다는 것을 일깨우는 것도 이 시기가 지나면 힘들어진다.
크레딧이 좋으면 장차 집을 매입하거나 사업상 융자를 얻을 때도 이자율이 저렴할 수 있다는 것과 좋은 크레딧을 유지하려면 매달 페이먼트가 정확해야 하고 밸런스가 낮아야 하며 너무 잦은 카드 신청도 좋지 않다고 강조한다.
<이해광 기자>
저축습관을 길러주기 위해서는 자녀 이름으로 된 통장을 만들어 주는 것도 효과적이다. 한 한인은행 직원이 어린이에게 돼지저금통을 선물하고 있다.
어린자녀에게 정기적으로 용돈을 주며 돈의 개념을 알려주는 것도 좋다.
버지니아 ‘버크 & 허버트은행’의 ‘키즈 세이빙스 클럽 어카운트’는 17세 미만이면 누구든지 10달러 이상으로 오픈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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