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명인열전’매스터스 내일 티오프…우즈, 최경주와 한 조
“달라진 것은 아무 것도 없다. 나는 이 대회를 이기기 위해 왔다.”
타이거 우즈는 5일 복귀전인 매스터스 토너먼트가 펼쳐지는 어거스타 내셔널 골프클럽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이번 대회에 대한 기대를 이렇게 밝혔다. 지난해 11월에 터진 성 추문으로 인해 만신창이가 됐고 그동안 실전경험은커녕 연습조차 거의 못했던 사실은 감안하면 아무리 ‘골프황제’라도 메이저대회인 매스터스에서 우승을 노리는 것은 쉽지 않은 과제다. 과연 우즈는 이번 대회에서 예전의 황제 샷을 보여주며 실력만큼은 건재함을 입증할 수 있을까? 이번 2010년 매스터스에서 최고의, 어쩌면 단 하나 뿐인 관심사는 바로 그 것이다.
8일 조지아 어거스타의 어거스타 내셔널골프클럽(파72, 7,432야드)에서 막을 올리는 시즌 첫 메이저대회 매스터스는 명실상부한 세계 골프의 ‘명인 열전’이다. 올해로 74회를 맞는 매스터스는 어거스타 내셔널 골프클럽이 주최하는 초청대회이며 출전자격은 온전히 주최 측에서 결정하는데 올해의 경우 98명이 초청장을 받았다. 특히 올해 매스터스는 어쩌면 골프 역사상 가장 큰 대회로 기록될지 모른다. 물론 ‘우즈의 귀환’ 때문이다.
출전선수 하나하나가 모두 기라성같은 선수들이라지만 올해의 경우는 모두 뒷전으로 물러나야 한다. 모든 스토리의 포커스가 ‘돌아온 황제’ 우즈에게 몰려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미 4번이나 매스터스 챔피언의 상징인 그린재킷을 차지한 바 있고 골프 역사상 가장 위대한 선수중 하나인 우즈가 “우승하러왔다”고 말한다면 그것은 결코 흘려들을 수가 없는 것이 당연하다.
그래도 우즈가 과연 어떤 모습을 보여줄 지에 대해선 8일 오후 1시42분(현지시간, LA시간- 오전 10시42분) 그가 첫 티샷을 날리기 전까진 그 누구도 확신할 수 없다. 아무리 우즈라도 이번 같은 경우는 변수가 너무 많기 때문이다.
우즈는 5일 기자회견에서 골프를 존중하는 자세를 보이기 위해 여전처럼 코스에서 욕설을 하거나 신경질적인 모습을 보이지 않도록 하겠다는 말을 했다. 그러면서 그는 “동시에 여전처럼 열광적인 모습도 보여줄 수 없을 것”이라는 말도 곁들였다. 부정적인 측면에서 변화를 시도하려면 긍정적인 측면에서도 변화가 불가피하다는 것이었다.
우즈가 8일 코스에 분명히 달라진 모습으로 나설 것은 확실하고 과연 얼마나 달라진 모습으로 나타날지 전 세계가 주목하고 있다. 하지만 불세출의 승부사로서 우즈가 그대로인지는 오직 시간만이 말해줄 것이다. ‘타이거 워치’는 이제 본격 시작됐다.
타이거 우즈(왼쪽)와 마크 오메라가 6일 연습라운딩 도중 갤러리들로 겹겹이 둘러싸인 7번홀 티박스로 향하고 있다. (AP)
‘명인 열전’ 꿈의 무대 서는 코리안들
<모두 탑 수퍼스타들과 첫 이틀 샷대결>
최경주 우즈
양용은 대충돌 미켈슨
앤소니 김 엘스
올해 매스터스에는 한인선수가 무려 6명이나 초청장을 받아 어거스타 내셔널 그라운드를 누비게 된다. 8년 연속으로 매스터스 무대에 나서는 ‘맏형’ 최경주와 아시아 선수 최초의 메이저 챔피언 양용은, ‘포스트 타이거’ 그룹의 선두주자 앤소니 김, 투어 7년차 만에 첫 매스터스 출전권을 따낸 케빈 나 등 PGA투어의 한인 ‘빅4’가 야심찬 도전장을 내고 있는 가운데 지난해 US아마추어 챔피언 안병훈과 아시아 아마추어선수권대회 우승자 한창원 등 두 명의 틴에이저도 초청장을 받았다.
이들 ‘코리안 식스팩’ 가운데 가장 마지막으로 초청장을 따낸 선수는 뜻밖에도 맏형 최경주. 지난 시즌 부진으로 세계랭킹이 96위까지 떨어지며 지난달 초까지만 해도 매스터스 8년 연속 출전은 물 건너간 듯 했으나 유럽/아시아투어대회인 말레이시아오픈 준우승을 시작으로 2주뒤 트랜지션스 챔피언십 2위, 아놀드 파머 인비테이셔널 공동 17위 등 잇달아 호성적을 거두며 단 3개대회에서 세게랭킹을 50위 이상 끌어올리는 ‘탱크’같은 저력을 보여 끝내 초청장을 거머쥐었다. 지난 2004년 매스터스에서 단독 3위에 올라 아시아 선수로 최고성적 기록을 갖고 있는 최경주는 이번 대회에서 ‘돌아온 황제’ 타이거 우즈와 같은 조로 1, 2라운드를 치르게 돼 다시 세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바로 지난주 매스터스 예비고사 격으로 펼쳐진 셸 휴스턴오픈에서 2년만에 다시 챔피언 반열에 오른 앤소니 김도 당당한 우승후보 중 하나다. 지난주 대회코스가 어거스타 내셔널과 매우 흡사하게 셋업돼 있어 더욱 자신감이 넘친다. 휴스턴오픈에서 40%대에 그쳤던 페어웨이 안착률을 끌어올리고 절정에 오른 아이언샷과 퍼팅감을 유지할 수 있다면 충분히 첫 메이저 타이틀을 꿈꿔볼만 하다. 앤소니 김은 올해 CA챔피언십과 아놀드 파머 인비테이셔널에서 우승한 시즌 유일의 2관왕 어니 엘스와 한 조로 묶여 전문가로부터 우즈-최경주 조를 제외하곤 가장 주목할 만한 그룹으로 꼽히고 있다.
지난해 PGA챔피언십에서 우즈를 꺾고 우승해 세계를 놀라게 했던 양용은은 필 미켈슨, 로버트 앨런비와 함께 같은 조로 라운딩을 하게 돼 역시 지켜봐야할 그룹으로 꼽히고 있다. 이미 두 번이나 우즈를 꺾고 우승하며 세계에 이름 석 자를 알린 양용은은 현재는 다소 침체에 빠져있지만 기회가 온다면 얼마든지 메이저 챔피언의 저력을 보여줄 능력을 갖고 있다.
마침내 평생 꿈이었던 매스터스 초청장을 얻은 케빈 나도 그동안 쌓인 내공을 이번 대회에 모두 쏟아부을 각오로 나선다. 케빈 나는 저스틴 레너드, 샌디 라일과 함께 첫 2라운드를 치르게 됐다. 이밖에 두 아마추어 안병훈과 한창원은 기라성같은 선수들과 한 조로 묶여 일평생 잊지 못할 경험을 하게 된 것으로 만족해야 할 전망이다. US아마추어 챔피언인 안병훈은 디펜딩 챔피언 안헬 카브레라, 베테랑 짐 퓨릭과 한 조가 됐고 한창원은 전 매스터스 챔피언 잭 잔슨, 스웨덴의 강호 헨릭 스텐슨과 같은 조로 묶였다.
<김동우 기자>
최경주는 ‘돌아온 황제’ 타이거 우즈와 샷 대결을 펼친다. (AP)
양용은은 우즈의 라이벌인 세계 3위 필 미켈슨과 격돌한다. (AP)
앤소니 김은 지난주에 이어 다시 한번 어니 엘스와 맞붙는다. (AP)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