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대 후반 스시맨 박 모씨는 팔이 아파 병원을 찾았다가 ‘테니스 엘보’란 진단을 받고 놀랐다. 바쁜 생활 중에 운동은 전혀 못 하고 있는 박씨로서는 ‘테니스 엘보’란 진단은 생소했기 때문. 김진세 내과 스포츠의학과 전문의는 “테니스 엘보나 골프 엘보는 20~50대 한인들에게 많이 발생하는 부상들”이라며 “골프, 테니스 엘보라고 해서 골프나 테니스를 치는 사람들에게만 나타나는 것이 아니라, 팔을 많이 쓰는 직종인 스시맨, 페인트공, 주부, 식당종사자 등 팔이나 손목을 과도하게 무리해 반복적으로 사용하거나 팔에 지속적인 긴장을 받는 경우 통증 때문에 병원을 찾았다가 테니스 엘보나 골프 엘보로 진단을 받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테니스 엘보, 골프 엘보 등 팔 부상에 관해 김진세 스포츠의학 전문의의 말을 빌어 알아본다.
팔·손목 무리하게 사용해 팔꿈치 통증
스시맨·가정주부·페인트공 등 많이 발병
아픈 부위 사용 줄이고 2, 3개월 쉬면 나아
#테니스 엘보, 골프 엘보란
테니스 엘보나 골프 엘보는 팔을 과도하게 사용해 손바닥에서 팔꿈치에 이르는 뼈를 감싼 힘줄이나 인대가 부분적으로 파열되거나 늘어나 염증이 생기면서 통증이 나타나는 증상들이다.
테니스 엘보는 팔꿈치 바깥 쪽에 통증이 오는 경우로 테니스 백핸드 스트로크를 할 때같이 팔 근육을 긴장시킬 때 팔꿈치 바깥쪽 뼈의 근육을 끌게 돼 힘이 가중되며, 근육과 뼈 사이 힘줄에 염증이 생겨 나타나는 부상이다. 바깥쪽 팔꿈치에 통증을 호소한다.
반면 골프 엘보는 팔꿈치 안쪽에 통증이 오는 경우다. 팔꿈치 안쪽에서 시작하는 손목 굴곡근과 팔꿈치 안쪽 인대가 찢어지거나 늘어나 생긴다.
두 가지 모두 뼈와 근육이 연결되는 부위에서 생기는 것이라 호전돼도 재발이 잦은 편이다.
테니스를 치는 사람에게 골프 엘보가 생기기도 하며, 골프를 치는 사람에게 테니스 엘보 부상이 나타나기도 한다. 또 2가지 부상이 함께 생기는 경우도 있다. 원인은 과도한 육체적 스트레스. 또한 하루 2시간 이상 매일 반복적으로 장기적으로 팔을 사용하는 일을 하는 경우도 생길 수 있는 부상이다. 둘 다 모두 일종의 과사용 증후군이다.
#치료
일단 부상이 생기면 가장 중요한 치료는 쉬는 것이다. 통증으로 아픈 부위의 과다 사용을 자제해야 한다.
부상이 다 낫지도 않았는데 조금 나은 듯 하다고 다시 운동을 바로 시작하면 부상을 회복이 늦어지거나 증상이 더 심해질 수도 있다. 일단 골프 엘보나 테니스 엘보가 발생하면 2~3개월은 충분히 쉬어 주어야 한다.
통증은 먼저 아이스 팩으로 완화하며, 소염제, 애드빌, 아이부프로펜(ibuprofen)아스피린 등을 복용한다. 통증이 심하면 처방전이 필요한 셀레브렉스나 모빅 등을 복용하기도 한다. 통증이 심하지 않으면 이 단계에서 대부분 낫지만 통증이 밤에도 심하며 3개월 이상 지속되는 부상 정도는 스테로이드 주사 치료를 받게 된다.
스테로이드 국소주사는 소량을 정확한 통증 부위에 주입하는 것으로 최근에는 고성능 초음파로 통증 부위를 살펴 가장 염증 가까운 부분이나 혹은 염증 부위에 극소량의 스테로이드와 국소마취제를 투여해 최대한의 효과를 볼 수 있다.
또 최근 치료법으로 등장한 것은 체외충격파 치료법(Extracorporeal Shockwave Therapy, ECSW Therapy)과 PRP(혈소판 풍부 혈장)주사 치료법이 있다. 김 전문의는 “체외충격파 치료법은 염증과 통증이 있는 부위에 지속적인 충격파를 쏘아 통증 부위에 혈액을 원활하게 소통하게 해 주며, 산소와 영양공급으로 손상된 조직의 회복을 빠르게 도와주는 치료법”이라 설명했다. 체외충격파 치료법으로 혈관이 다시 만들어지도록 하며, 주위 조직과 뼈를 활성화 시켜 통증 감소와 조직 회복을 돕는다.
PRP주사법은 환자의 혈액에서 혈소판을 얻고, 또 혈소판에 있는 성장인자를 뽑아 다시 아픈 부위에 주입해 부상 회복을 돕는 치료법이다. 성장인자는 세포 증식과 함께 콜라겐 생성, 상피세포 성장 촉진, 신생혈관 재생, 상처 치유 능력이 있다.
김 전문의는 “PRP주사치료법은 스테로이드 제제 주입과는 다르게 환자의 피를 뽑아 성장인자를 넣기 때문에 부작용이 없다는 장점이 있다”고 말했다.
수술은 가장 마지막 단계에 고려해 볼 수 있다. 1년 이상 아프거나 스테로이드 주사 치료도 안 듣는 경우 수술을 하기도 한다.
김진세 내과 스포츠의학과 전문의가 테니스 엘보가 생긴 환자의 통증 부위에 충격파를 쏘여 통증을 줄이는 체외충격파 치료법을 시술하고 있다.
체외 충격파 치료법도 효과
김 전문의는 “골프 엘보나 테니스 엘보 부상을 입은 환자 80~95% 이상이 수술 없이 통증약을 먹거나 처방전이 필요한 약물, 스테로이드 제제, 체외 충격파 치료법 등 비수술적요법을 통해 거의 낫는다”고 설명했다.
한편 골프 엘보나 테니스 엘보 등 부상을 겪었거나 자주 재발하는 경우 운동이나 일을 할 때 아프면 부상 예방을 위해 브레이스나 슬리브스 같은 보조기를 착용하기도 한다. 보조기는 특정 부위에 힘이 가지 않도록 힘을 분산시켜 부상을 예방하는 효과가 있다.
#예방
팔을 자주 쓰는 일을 하더라도 휴식을 충분히 취하면 부상을 미리 예방할 수 있다. 20~30분마다 쉬어 준다든지, 스트레칭과 준비운동을 통해 부상 위험을 줄일 수 있다.
또한 골프나 테니스는 제대로 테크닉을 배우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두 가지 운동 모두 팔이나 손으로만 하는 운동이 아니라 몸 전체를 이용해 스윙을 하는 운동으로, 운동을 많이 하지 않은 초보자라고 해도 잘못된 테크닉 때문에 예기치 않은 부상을 입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또한 과한 육체적 스트레스가 생기는 것을 피해야 함은 물론이다.
또한 자신의 체격에 불리한 자세나 잘못된 스윙 법이나 테크닉은 다시 교정해 배우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부상을 입었을 때는 조금 나아 졌다고 무리하면 안 된다. 조직 손상 오기 때문에 회복이 어려워지고, 만성으로 악화될 수 있다. 김 전문의는 “골프 엘보나 테니스 엘보가 재발이 많고 회복이 어려운 이유는 힘줄 부상은 혈액 공급이 힘들어 치유가 오래 걸리기 때문”이라며 “2~3개월 충분히 쉬어 주어야 하며, 치료기간에 통증을 참고 운동을 하는 것은 매우 곤란하다”고 조언했다.
#운동을 하기 전에는 꼭 준비 운동을
갑자기 필드에 나가거나 테니스 채를 휘두르게 되면 예기치 않은 부상을 부를 수 있다.
어떤 운동을 하던지 간에 부상 예방을 위해서는 근육, 힘줄, 관절이 모두 유연하게 운동할 수 있도록 스트레칭을 해주며 가볍게 뛰거나 걷기 등 워밍업을 해야 부상 위험을 최소한으로 줄일 수 있다.
골프는 평소 워밍업이나 스트레칭을 충분히 해주고, 정확한 자세로 스윙하거나 몸에 무리가 없다면 필드에서 18홀을 도는 것을 일주일에 1~2번 정도 가도 괜찮다.
김 전문의는 “평소 스트레칭을 잘 안 하거나 정확한 자세로 치지 않고, 스윙 때 땅을 친다든지 하면 근육과 힘줄에 강한 충격이 가는데, 강한 충격은 몸에 흡수가 되며 염증이 오기도 하며, 근육은 아주 미세하게 갈기갈기 찢어져 부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조언했다.
또한 테니스나 골프 모두 올바른 그립과 자신에 맞는 라켓이나 골프채를 선택해야 한다. 꼭 운동이 아니더라도 일상 생활 속에서 팔이나 손목에 무리가 가는 반복적인 동작을 해야 하는 경우 적절한 휴식을 취해야 한다.
#그 외 골퍼에게 자주 나타나는 부상은
손목을 많이 쓰는 경우 손목 염증부상이 생길 수 있다. 또한 인대가 늘어나는 부상을 입기도 한다.
또한 그립을 잘못 잡거나 너무 꽉 잡거나 하면 손가락 마디 관절에 무리가 가서 일시적인 관절염이 올 수 있다. 일시적으로 염증이 생기며 관절이 붓는 증상이 나타난다.
#어린이에게 발생하는 널스메이드 엘보(Nursemaid elbow)는
‘주관절 견인아탈구’라 하며 성장기 어린이의 경우 팔이 삐끗해 부분적인 탈골로 부상이 생기는 경우다. 명칭에서 의미하듯 보모가 아이를 돌보다가 화가 나 심하게 팔을 잡아당기거나 떼 쓰는 아이를 부모가 확 잡아 끄는 경우 팔꿈치 관절의 요골 머리 부분이 절반 정도가 빠지는 데서 나타나는 일시적인 탈구 증상이다. 부모는 팔이 부러졌다고 오인하기도 한다.
아이는 팔이 갑자기 아프다고 하면서 팔을 굽힌 상태로 있고 뻗지 못하게 된다. 하지만 탈구된 즉시 교정해 주면 바로 팔을 쓸 수 있다. 리틀리그 베이스볼 등 팀 스포츠를 하는 경우 반복적인 육체적 스트레스 때문에 팔꿈치 통증이 오기도 한다. 하지만 성장기 어린이들은 성인에 비해 치료가 잘 되는 편이다.
골프 엘보나 테니스 엘보는 팔을 과도하게 사용해 손바닥에서 팔꿈치에 이르는 뼈를 감싼 힘줄이나 인대가 파열되거나 늘어나 염증이 생기면서 통증이 나타나는 일종의 과사용 증후군이다.
삐거나 부으면 먼저 냉찜질부터
#부상 후 아이스 팩 냉찜질과 온찜질의 차이는
운동 후 좀 뻐근하다 싶으면 대개 온찜질이나 아이스팩 냉찜질을 중 어떤 것을 선택하는 것이 좋은지 고민하게 된다.
김 전문의는 “발목-손목이 삐거나 팔꿈치나 어깨 등 어떤 관절이든 갑작스런 통증이 생기면 부어 오를 수 있는데, 이 때는 냉찜질이 우선 고려된다. 하지만 퇴행성 관절염, 만성 통증은 온 찜질이 낫다”고 설명했다. 또한 갑작스런 급성 통증이라도 72시간이 지나면 온 찜질로 바꾸는 것이 원칙이다. 또한 염증 부위라고 해서 꼭 냉 찜질을 해야 하는 것도 아니다. 환자에 따라 온 찜질을 더 선호하면 굳이 냉 찜질을 고집할 필요도 없다.
김 전문의는 “사우나도 체질에 따라 혈액 공급이 좋아져 근육의 긴장을 완화하며 스트레스를 풀 수 있다”고 말했다.
<정이온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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