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LA 오페라 내달 ‘낙인찍힌 자들’ 4회 공연
LA 오페라는 세계무대에서 드물게 공연되는 프란츠 슈레커의 ‘낙인찍힌 자들’(The Stigmatized by Franz Schreker)을 4월10일 오후 7시30분 미국 초연한다. 4월24일까지 4회 공연되는 ‘낙인찍힌 자들’ 프로덕션에는 한인 바리톤 윤형씨가 주요 배역인 미켈레토 치보(Micheletto Cibo)로 출연한다. 윤형은 바리톤 고 윤치호씨의 아들로 2004년 한인 바리톤으로는 처음으로 뉴욕 메트로폴리탄 오페라 무대에서 주요 배역을 맡았고, LA 오페라 무대에서는 ‘토스카’의 안젤로티, ‘마농’의 레스코, ‘라보엠’의 마르셀로 역을 맡아 노래했던 가수다.
빈·베를린서 활동 당대 최고 작곡가
나치에 의해 상연금지 된 유명 작품
한인 바리톤 윤형씨 주요 배역 맡아
‘낙인찍힌 자들’은 오스트리아의 유대계 작곡가 슈레커가 20세기 초에 쓴 작품으로 나치에 의해 상연이 금지된 후 최근까지 거의 잊혔던 작품이다. 플라시도 도밍고 총감독은 “이 프로덕션은 지휘자 제임스 콘론이 3년 전 LA 오페라 음악감독으로 부임하면서 시작된 ‘소리의 재발견’(Recovered Voices) 프로젝트의 하나로, 이 대작을 기다려온 미국인들을 위해 LA 오페라가 공연하게 된 것을 자랑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지휘는 제임스 콘론(James Conlon), 감독은 이안 저지(Ian Judge), 부지휘자 겸 합창지휘는 그랜트 거숀(Grant Gershon)이 맡고, 주요 배역으로는 테너 로버트 브루베이커, 소프라노 앤자 캠프, 바리톤 마틴 갠트너, 베이스-바리톤 볼프강 쇤이 출연한다.
콘론은 “프란츠 슈레커는 바그너와 스트라우스를 계승하는 위대한 작곡가로 여겨졌고, 그가 1918년에 쓴 ‘낙인찍힌 자들’은 초연 직후 수년간 20여회 프로덕션이 공연될 정도로 전무후무한 성공을 거뒀으나 1933년 이후 그의 음악은 사장되고 말았다”고 설명하고 “LA 오페라가 미국에서는 처음으로 슈레커의 오페라를 공연하게 된 것이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슈레커의 대표작인 ‘낙인찍힌 자들’(독일명 Die Gezeichneten)은 16세기 제노아를 배경으로 욕정과 타락으로 부패한 귀족들이 벌이는 비극을 다룬 오페라로, 스토리와 음악이 극적이며 열정적인 작품으로 전해진다. 젊은 남녀 귀족들이 낙원 같은 섬에서 난잡한 축제를 벌이는 동안 아름답고 순수한 영혼을 가졌으나 꼽추이며 추한 외모를 가진 알비아노와 그의 영혼을 사랑하여 그림으로 그리는 처녀 카를로타, 그리고 그녀에게 매혹된 타마레 백작의 삼각관계가 펼쳐지면서 종국에는 인간의 추악함이 충격적으로 드러나면서 비극으로 막을 내린다.
유대인 아버지와 가톨릭 신자 어머니에서 태어난 프란츠 슈레커(1878~1934)는 비엔나와 베를린에서 당대의 가장 유명한 오페라 작곡가로 활동했다.
1920년 베를린 음악대학(Berlin Musikhochschule)의 디렉터로 임명됐으나 1932년 유대인이라는 이유로 사임했고, 33년에는 프러시안 예술 아카데미에서도 종신직을 잃었다. 그는 불안한 앞날의 운명에 직면해 은퇴연금을 놓고 투쟁하던 중 뇌졸중으로 쓰러져 1934년 3월에 타계했다.
슈레커의 작품은 미국에서 한 번도 공연된 적이 없으며 유럽에서는 1995년 베를린 심포니가 녹음했고 2005 살츠부르크 페스티벌에서의 공연 실황이 DVD로 나온 바 있다.
이번 LA 오페라 프로덕션은 원작을 충분히 살린 대형 작품으로 연출됐다. 등장인물도 많고 세계 오페라 무대에서 실력 있는 가수들이 다수 출연해 미국에서의 초연을 화려하게 수놓을 예정이다.
LA 오페라는 나치시대 독일에서 활동이 정지돼 세상에서 잊힌 유대인 음악가들의 작품을 찾아내 다시 무대에 올리는 작업을 2006~07 시즌부터 꾸준히 해왔다. 미국의 어느 오페라단에서도 하지 않고 있는 이 ‘소리의 재발견’ 시리즈를 통해 세상에 다시 나온 작곡가들은 발터 브라운펠스(Walter Braunfels), 에리히 코른골트(Erich Korngold), 에른스트 크레네크(Ernst Krenek), 어빈(Erwin Schulhoff), 빅토르 울만(Viktor Ullmann), 알렉산더 젬린스키(Alexander Zemlinsky) 등이다.
오페라 ‘낙인찍힌 자들’은 도로시 챈들러 파빌리온에서 4월24일까지 4회 공연되는데 그 기간에 공연되는 링 사이클의 4부 ‘신들의 황혼’(Goetterdammerung, 4월3~25일)과 겹치게 된다.
공연 일시는 10일 오후 7시30분, 18일 오후 2시, 22일 오후 7시30분, 24일 오후 7시30분.
티켓은 15~125달러.
문의 (213) 972-8001
www.laopera.com
주소 135 N. Grand Ave. LA
<정숙희 기자>
프란츠 슈레커
지휘자 제임스 콘론
이안 저지 감독
소프라노 앤자 캠프
테너 로버트 브루베이커
바리톤 윤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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