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사기가 급증하고 있다. 연방수사국(FBI) 산하 인터넷 범죄불만센터(ICCC)가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인터넷 사기 피해액은 무려 5억5,970만달러로 2008년 2억6,4600만달러에 비해 두 배 가량 치솟았다. 특히 인터넷 사기가 상상을 뛰어넘을 정도로 지능화되고 있는 가운데 개인의 피해건수는 20% 이상 늘었으며 피해액수도 30달러 미만에서 10만달러 이상까지 다양했다. 인터넷 사기 유형과 주의할 점을 알아보자.
피해액 작년 5억6천만달러… 전년의 2배
FBI 사칭·돈 받고 물건 안보내주는 등
수법 갈수록 지능화… 방심하면 속아넘어가
■지능화되는 인터넷 사기
◇지난해 신고된 30만여 건의 인터넷 사기신고 가운데 가장 흔한 것은 FBI의 이름을 도용한 것으로 전체의 16.6%나 차지했다. 사기범들은 로버트 뮬러 FBI 국장이 보냈다는 이메일을 사용했다.
◇웹사이트를 통해 물품을 주문한 경우 배달을 해주지 않고 수수료 등을 챙기는 수법도 여전했다. 지난해 4월 ICCC에는 자동차와 모터사이클을 구매하려고 돈을 보냈지만 물품을 받지 못했다는 피해가 100여건이나 접수됐다. 피해액은 36만여달러로 셀러가 말한 파이낸싱센터에 송금했다가 이 같은 피해를 입었다.
플로리다 마이애미비치의 한 남성은 휴가지 숙소를 렌탈한다며 ‘크레이그스리스트’ 등에 광고를 낸 후 고객들이 다운페이먼트를 지불하면 연락을 끊는 수법으로 16명으로부터 3만여달러를 받아 챙기기도 했다.
◇인터넷 경매사기는 5.7%를 차지 9번째로 많았다. 경매에 참가해 물품의 낙찰자로 결정됐고 돈도 지불했지만 정작 물품이 배달되지 않거나 물품이 도착하더라도 위조품이거나 손상된 경우다. 최대 인터넷 경매업체인 이베이에서도 유사한 사기가 심심찮게 발생하고 있다.
◇돈을 안주면 살해하겠다는 협박성 이메일을 보내는 ‘히트맨 스캠’(hitman scam)도 눈여겨 볼 만하다. 이 메일은 마치 살인을 청탁받은 청부업자가 쓴 것처럼 가장한 뒤 수신자가 살해의 위험에 있다고 경고하며 수천 달러를 요구한다. 주로 서부 아프리카 지역에서 발송하는 경우가 많다는 게 FBI측의 설명. 특히 바이러스가 있는 첨부메일을 발송해 수신자의 개인 정보 및 은행계좌 번호 등을 빼내는 사기도 급속히 확산되는 추세다.
◇한꺼번에 큰 돈을 벌 수 있다는 유혹도 등장한다. ‘펌프 앤 덤프’(Pump and Dump)로 불리며 흔히 사이버 주식거래에서 발생하는 이 같은 수법은 특정기업의 주가 상승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을 내놓고 주식을 사도록 유도한다. 주식에 대한 전문성이 부족한 일반 투자자들을 타겟으로 한 번에 수천명에게 이 메일을 보낸다.
이밖에 일부 웹사이트는 무료인 것처럼 가장해 사용을 유도한 후 비용을 청구하거나 제공하지 않은 서비스에 대해 비용을 청구했으며 미리 융자 수수료를 받은 후 대출을 해주지 않기도 했다. 또 버락 오바마 대통령을 가장한 음성 메시지를 통해 특정 사이트로 유도한 뒤 소정의 수수료를 내면 정부의 부양자금을 지급하겠다고 권유한 사기도 등장했다.
너무 싸거나 좋은 조건은 일단 의심
■철저한 체크 등 예방을
◇셀러나 단체명이 낯설다면 반드시 주 혹은 로컬 정부기관을 통해 확인하는 게 현명하다. 웹사이트의 피드백 포럼이 있는 일부 웹사이트도 활용할 만하다. 특정 사이트에 대한 다른 네티즌들의 경험이 큰 도움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의심스런 사이트라면 주소나 전화번호 등을 메모해 둔다. ‘파이어월’ 같은 안티바이러스를 자주 업데이트하고 송금을 할 때는 공신력 있는 업체만을 이용한다.
◇소비자들의 불만이 전무한 사이트라면 의심해봐야 한다. 사기 용의자들은 사이트를 빨리 개설해 이익을 챙기고 손쉽게 닫는다. 인터넷 사기의 공통점은 일단 매우 싼 가격 혹은 좋은 조건에 거래를 유혹한 뒤 물품대금을 받은 후 사이트를 폐쇄하거나 연락 두절하는 등 전자상거래의 선불제도를 악용한다는 것이다.
◇물건 값을 지불하지 않는다면 크레딧카드나 은행 어카운트 넘버는 제공하면 안 된다. 특히 크레딧카드 신청이 아니라면 소셜넘버는 알려줄 필요가 없다.
◇유료로 음악이나 영화, 게임 파일을 다운로드받을 때도 주의가 요망된다. 일부 파일은 바이러스가 있어 기존 컴퓨터의 파일을 삭제하는 것은 물론 비싼 통화료를 물리는 국제전화번호로 연결될 수도 있다. 잘 알고 신뢰할 만한 사이트에서만 다운로드를 하는 게 좋다.
◇‘특별한 선정’ 등을 내건 이메일은 조심한다. 예를 들어 “당신이 매우 저렴한 가격에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좋은 여행 상품을 받는 행운을 잡았다”는 내용이다. 일부는 무료여행을 내걸고 유혹하지만 결국 잡다한 비용을 지불해야 한다.
◇오퍼를 충분히 숙지한다. 합법적 물품 판매 사이트라면 상품의 특징, 서비스, 가격, 배달시간, 환불 요령 등을 알려주게 마련. 하지만 유령 사이트들의 정보는 불분명하다. 안전한 샤핑 요령은 웹사이트(nclnet.org/shopping online)에 자세히 소개되어 있다.
<이해광 기자>
지난해 10월 FBI LA지부 관계자들이 온라인뱅킹 사기범 체포에 대해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A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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