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비올리스트 리처드 용재 오닐 한인타운서 공연
‘스타 비올리스트’ 리처드 용재 오닐(31·Richard Yongjae O’Neil)을 직접 만나고, 그의 연주를 가까이서 들을 수 있는 작은 음악회가 LA 한인타운에서 처음으로 열린다. 오는 4월17일 오후 7시 앤드류샤이어 갤러리(관장 메이 정)에서 열리는 이 콘서트는 용재 오닐이 단원으로 있는 실내악 앙상블 ‘카메라타 퍼시피카’(Camerata Pacifica)의 기금모금 콘서트로, 갤러리는 약 70명의 한인들을 초청해 사적인 분위기에서 특별한 음악회와 CD 사인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티켓은 일인당 120달러이며 모금된 기금은 용재 오닐이 이날 세계 초연하는 작곡가 후앙 루오(Huang Ruo)의 신작 위촉비용으로 사용된다. 이 곡은 중국계 미국 작곡가 루오가 특별히 용재 오닐과 오보 연주자 니콜라스 대니얼을 위해 쓴 작품으로, 이 날의 초연에 음악계의 큰 관심이 쏠려 있다.
‘카메라타 퍼시피카’ 기금 모금
내달 17일 앤드류샤이어 갤러리
한국에서 지난 5년간 가장 많은 음반을 판매한 클래식 연주자, 공연마다 티켓이 매진되는 음악계의 흥행 보증수표, 젊은 클래식 연주자들의 실내악 앙상블 ‘디토’(Ditto)의 리더, 세계 정상급 실내악단인 ‘뉴욕 링컨센터 체임버 뮤직 소사이어티’의 단원이며, UCLA 음대 교수인 리처드 용재 오닐의 이야기는 많이 들어보았을 것이다.
2004년 KBS 다큐 인간극장에 2부작으로 소개된 그의 스토리는 얼마 전 이곳 미주지역에서도 뒤늦게 방영되면서 그의 인생과 음악에 대한 열정이 사람들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다. 그의 어머니는 한국전쟁 고아로 시애틀의 미국인 가정에 입양된 지적 장애여성, 용재 오닐은 아버지를 모르는 사생아로 태어나 유년시절 많은 정체성의 혼란을 겪었으나 양조부모의 따뜻한 사랑과 지원으로 음악인으로 성공할 수 있었다.
그는 2000년 LA 필하모닉과의 협연으로 솔로 데뷔했고, USC 음대를 수석 졸업했으며, 비올리스트로는 처음으로 줄리어드 석사과정의 예술 디플로마 프로그램에 입학한 기록을 남겼다. 권위 있는 애버리 피셔 커리어 그랜트를 받은 소수의 비올리스트 중 한 사람이고, 그래미상에 여러 차례 후보 지명됐으며, 한국에서는 2005년부터 5장의 음반을 발표해 누적 판매량이 11만5,000여장에 이른다(비인기 악기인 비올라 음반이 그렇게 많이 팔린 유례가 없다고 한다). 바로 지난 달 도이치 그라모폰에서 나온 그의 다섯 번째 앨범 ‘Nore-슬픈 노래’는 발표되자마자 한국의 거의 모든 언론이 앞 다퉈 보도했을 정도로 그의 행보는 일거수일투족 관심의 대상이다.
그러나 이 모든 화려한 이력과 관계없이 그의 아름다움은 그는 연주하는 비올라의 음색을 직접 들어보아야만 느낄 수 있다. 그는 원래 바이얼린을 연주하다가 15세 때 비올라를 잡게 되었는데 그 소리가 어머니의 음성을 닮아서 사랑하게 되었노라고 말한 적이 있다. 그 때문일까. 그의 연주는 사람의 혼을 부르는 아름다움을 지녔다. 그의 연주를 들으면 마음이 우수에 넘치고 때론 눈물이 난다. 특히 앨범 2집 ‘눈물’에 들어 있는 ‘섬집아기’를 들을 때면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아득한 그리움과 추억에 빠지게 되곤 한다. 4월17일 앤드류샤이어 갤러리에서 그의 음악과 다시 만날 생각을 하니 벌써부터 설렌다.
티켓 문의 (213)389-2601, (805)884-8410
“후앙 루오 새 작품 내달 콘서트서 초연”
인터뷰
뉴욕과 LA, 서울을 오가며 바쁜 연주활동을 펼치고 있는 리처드 용재 오닐을 지난 주 인터뷰했다.
-4월 한인타운에서 갖는 콘서트는 어떤 연주회인가
▲‘카메라타 퍼시피카’가 후앙 루오의 새로운 작품을 초연하는 중요한 연주회다. 다들 기대가 크고 열심히 준비중이다.
-2월 초 한국서 새로 출반한 음반 ‘슬픈 노래’는 어떤 음악인가
▲한국계 독일인 피아니스트 크리스토퍼 박(24)과 지난해 9월 독일의 작은 마을에서 일주일간 녹음한 다섯 번째 음반인데 벌써 반응이 굉장히 좋다는 얘길 들었다. 브람스의 ‘네 개의 엄숙한 노래’ 등 가사가 있는 곡들을 비올라로 노래한 음반이다. 음반출반 기념 5회 투어콘서트도 모두 잘 마치고 왔다.
-한국에서는 당신에 관한 언론 보도가 지나치다 싶으리만치 많은데 비올리스트로서 그렇게 인기 있는 이유가 무엇이라 생각하는가
▲운이 좋았다. 2004년 KBS-TV에서 나와 엄마에 관해 방영한 다큐멘터리를 본 후 음악회에 오는 사람들이 많아졌고 다른 활동도 생겼으며 광고도 찍게 됐다. 2007년 앙상블 디토를 결성하자 더 활동이 많아지면서 미디어들이 잘 다뤄주어 언제나 러키했던 것 같다.
-링컨센터 체임버 뮤직 소사이어티의 멤버가 됐다니 축하한다
▲아주 큰 영광이다. 2003년부터 영 아티스트로 참여해 왔고, 게스트 아티스트로도 여러 번 연주했었다. 지난해에 정 단원이 된 후에는 5~6회 연주회를 가졌다.
-LA, 뉴욕, 서울에서 모두 연주활동이 많은데 벅차지 않은가
▲물론 어렵다. 늘 여행하며 돌아다니고 연주 스케줄도 빡빡하기 때문에 쉽지 않다. 지금도 어제 한국서 돌아와 시차 적응이 되지 않은 상태다. 그러나 언제나 익사이팅해서 좋다.
-한국에서는 독주회를 여러 번 가졌는데 LA에서는 계획이 없나
▲미국에서는 나의 음악생활이 보수적인 편이다. 언젠가는 이곳서도 리사이틀 같은 것을 가질 수 있겠지만 지금은 하도 여행을 많이 다니니까 LA에 가면 그저 편히 쉬는 것이 좋다. LA는 친구도 많고 편안해서 굉장히 좋아하는 곳이다.
-연주하는 모습이 아주 인상적이다. 연주할 때 무슨 생각을 하나
▲나는 완전히 곡에 몰입하려고 노력하며 연주한다. 모든 곡마다 리듬과 표현이 다르기 때문에 그 곡을 이해하고 잘 표현하기 위해 음악 속으로 완전히 집중한다.
-비올라를 가장 아름답게 표현한 곡, 작곡가는 누구인가
▲모차르트의 바이얼린과 비올라를 위한 실내악, 바흐의 더블 콘첼토, 브람스의 소나타 체임버 뮤직, 레베카 클락의 작품들이 모두 너무 아름답다.
-LA 마라톤을 뛴다고 들었다
▲지난해 10월 한국에서 처음 마라톤을 완주했고 이번 LA 마라톤에도 나간다. 오는 10월에 또 조선일보 마라톤에 출전할 예정이다. 앞으로 일년에 1~2회는 한국과 미국에서 마라톤을 뛰려고 한다.
-기록이 상당히 좋은데 훈련을 많이 했나
▲원래 장거리 달리는 것을 좋아한다. 대학 때부터 달리기를 했는데 진지하게 마라톤 훈련을 한 것은 2~3년쯤 됐다. 음악인들이 아닌 사람들, 다양한 사람들과 어울려 달릴 수 있는 트레이닝 그룹을 아주 좋아한다. 바쁜 일정 때문에 조용히 생각할 시간이 부족한 편인데, 달리면서 많은 생각을 정리한다. 달릴 때 음악을 듣는 사람도 많지만 나는 그저 구름도 보고 바람 소리, 도시의 소음, 지나가는 사람들의 말소리를 흘려들으며 나만의 생각에 잠기는 편이다.
-어머니 요즘 어떠신가. 자주 만나나
▲한달 전에 시애틀에서 뵀는데 아주 잘 계시다. 조부모님은 모두 돌아가셨지만 나의 마음 속에 살아계시다.
<정숙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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