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퐁웨’마을 우리나라 시골과 비슷
환상의 잠베지 강에서 즉석 요리
3박 4일의 타자라 기차에서 내려 잠비아의 수도 ‘루사카’로 가기 위해 버스 정류장으로 이동한다. 기차에서 먹지 못한 배고픔으로 노상에서 파는 삶은 달걀을 사서 먹는데 그 맛을 잊을 수가 없다. 우리가 이곳 루사카로 온 목적은 두 가지다. 다음 일정인 보츠와나 나미비아의 비자를 받아야 하고 빅토리아 폴을 보기 위해서이다.
루사카에서 택시기사가 안내한 저렴한 ‘곰보카 백펙커’로 갔는데 뜻밖의 만남이 이루어졌다. 아프리카에서 한국인을 만나다니... 내일 아침이면 떠나는 세 명의 자매들을 통해 나미비아와 보츠와나 비자를 받는데 필요한 자료 그리고 루사카에 대한 정보를 얻게 되었다. 덕분에 어려움 없이 무사히 두 나라 비자를 받게 되었다. 본인들은 시행착오를 겪으며 고생한 것들인데 기다렸다는 듯이 우리에게 모든 자료를 넘겨주고 떠난 그들을 생각하니 감사하면서도 이들을 만난 타이밍이 그저 신기하고 놀라울 따름이다.
시내 패스트푸드점에서 5인 가족이 간단히 식사를 하는데 20,000원 정도 나온다. 한국에서 듣기는 아프리카에서는 남아프리카 공화국이 물가가 최고로 비싸다는 이야기를 들었는데 몇 년 전부터 짐바브웨의 정치 상황의 악화로 그곳의 백인들이 이곳 잠비아로 들어와 부동산과 물가가 오르고 있다. 잠비아 루사카의 살인적인 물가를 몸소 체험한다.
여행 중 신용카드가 먹통으로 최대 금융 위기에 맞았다. 오로지 현금인출로 카드에 의존한 우리는 난감하다. 주말을 보내는 3일 동안 겨우 숙박비와 빵으로 연명하는데 민수어머니라는 분을 뜻밖에 만났는데 이 분이 아무 조건 없이 우리 문제를 다 해결되도록 도와주신다. 계속 잠비아에서 우리가 곤란을 겪을 때면 신기하게 도울 사람을 만나게 된다. 이런 상황이 얼마나 감사한지! 범사에 감사!
이곳에서 만난 선교사님의 도움으로 여행객은 가기 힘든 원주민 마을을 볼 수 있게 되었다. 2시간을 달려 도착한 곳은 전형적인 시골마을인 ‘남퐁웨’ 마을이다. 얼마 전에 개척한 교회, 현지 사역목사님의 가정을 방문하고 마을 방앗간, 철공소, 간이병원, 공립학교 등을 보니 1960년대 우리나라 시골 마을과 유사하다. 가는 곳마다 아이들이 따라와 손을 잡고 걷는다. 그런데 이런 아이들을 납치하여 장기를 팔아넘기는 일들이 있고 아이들 중에 태어나면서부터 에이즈에 걸린 아이들도 많다고 하니 안타까운 마음으로 손잡은 아이들을 위해 기도한다.
루사카에서는 단순히 비자문제로 들어왔는데 뜻밖의 도움을 받으며 귀한 만남의 축복을 누렸다. 이런 만남을 뒤로 한 채 빅토리아 폴을 향해 리빙스턴으로 간다. 버스 정류장에서는 정확하게 수화물에 하나마다 딱지를 붙이고 출발하면서 차장이 캔 음료와 비스킷을 준다. 아프리카에서 이런 서비스를 받다니! 리빙스턴에 도착하여 ‘졸리 보이스 백팩커’로 가니 숙소를 정하는데 아이들은 자신들은 가격이 저렴한 도미토리를 우리에게는 더블 룸을 예약 했단다. 여행을 하면서 어느 순간부터 아이들이 부모를 보호하고 좋은 것은 부모에게 양보하는 배려를 보인다. 어느 새 훌쩍 마음이 자란 것 같다. 기특한 녀석들!! 자녀의 배려에 부모의 마음은 천만금을 얻은 듯 뿌듯하다.
오후에 잠비아와 짐바브웨를 가로지르는 잠베지 강을 유람하는 크루즈를 탔다. 그런데 오직 우리 가족뿐이다. 처음에는 어리둥절하였으나 우리가족을 위해 특별히 준비된 것이다. 여기서는 음료, 음식이 모두 공짜다. 크루즈가 출발을 하니 잠베지 강과 사파리 공원 그리고 주변의 경치가 어우러져 탄자니아 세렁게티의 육지에서만 보던 느낌이 사뭇 다르다. 물가에 하마가 놀고 있고 강에서는 악어가 헤엄을 치고 임팔라와 코끼리들이 한가롭게 놀고 있다. 어느 듯 해는 서산에 걸리고 환상적인 잠베지 강의 일몰과 함께 즉석에서 맛있게 요리한 숯불 치킨 바비큐를 먹으니 부러울 게 없다. 시시각각 변하는 잠베지 강의 일몰 저 너머로 빅토리아 폴이 있다. 내일이면 만나게 될 빅토리아 폴이 더욱 기다려진다.
12월은 건기라서 빅토리아 폴의 물줄기가 약하여 조금은 실망스럽다. 그러나 약한 물줄기 덕분에 폭포 위로 난 계곡을 걸어가는 행운을 맞았다. 아래서 보는 폭포와 위에서 내려다 보는 것은 상당히 다른 느낌이다. 바위들의 모습도 범상치 않다. 둥근 자국이 군데군데 나 있어 강한 물줄기에 파인 자국임을 알 수 있다. 바위 위에는 가는 그물 같은 것은 물속에서 자라난 수초들이 건기가 되면서 말라 버린 것들이다. 조금 더 가니 빅토리아 폴의 130m 메인폭포가 바로 옆에 보인다. 가이드는 폭포 바로 옆에 앉아 사진을 찍는 포즈를 취하는데 보기만 해도 아찔하다. 이곳에서 우기 때에는 가끔 악어와 하마들이 센 물줄기를 못 이기고 떠 내려와 폭포 밑으로 떨어져 죽는 경우가 있다고도 한다.
잠비아와 짐바브웨를 잇는 빅토리아 폴 111M 다리 위에서 번지 점프하는 콤비 3종에 세 아이가 도전한다. 웃으며 은택, 윤영, 은찬 순서대로 뛰어 내린다. 아내는 내려다보는 것만으로도 다리가 후들거린다고 하는데 아이들은 재미있다고 신나하며 멋진 폼까지 연출한다. 젊음이 좋긴 좋다. 이벤트를 마치고 신나하는 아이들과 달리 우리는 너무 긴장을 해서 식은땀이 난다.
아이들에게 빅토리아 폴에서 체험과 번지점프의 기억으로 여전히 감흥이 큰가 보다. 숙소에 와서도 계속 얘기를 한다. 모험에 도전한다는 것 그것은 또 다른 에너지로 새로운 힘을 낳는 마력을 지니고 있는 듯하다. 상기된 아이들의 얼굴에서 미지세계에 대한 모험심과 도전정신의 새로운 힘을 느끼며 앞으로 남은 여행을 통해 성장할 아이들의 모습을 그려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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