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례 1 부모: 제임스 불 좀 끄고 다녀라.
아이: 왜 불을 꺼야 해요?
부모: 아빠(엄마)가 시키면 그대로 해야지.
■사례 2 부모: 제임스, 불 좀 끄겠니?
아이: 왜 꺼야 하지요?
부모: 불을 끄면 전기도 절약하고, 그러면 돈도 아낄 수 있지.
그런데 전기를 절약하면 다른 좋은 것은 뭐가 있을까?
가정에서 흔히 벌어지는 부모와 자녀와의 대화 내용이다. 두 사례를 살펴보면 그 중심에 ‘왜’(Why)라는 말이 자리 잡고 있다. 많은 부모들이 여기서 위의 사례처럼 두 갈래로 나뉜다. ‘왜’라는 것에 한국에서 교육을 받은 많은 부모들이 익숙하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부모는 지시하고 자녀는 따르는 게 일상의 문화였다. 그런데 미국에서는 이것이 자녀의 학업능력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친다. ‘비평적 사고’(critical thinking)를 얘기하는 것이다. 폴 허 풀러튼 프린스턴 아카데미 원장을 통해 주요 내용을 알아봤다.
어릴적부터 대화 통해
새로운 생각을 갖도록
자녀를 자극해주는게 중요
신문 활용하는 것도 방법
■ 비판적 사고란
요즘 교육계에서 강조하는 것이 ‘비평적 리딩’(critical reading)이다.
이는 단순히 책을 읽는 것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책을 읽은 뒤 객관적이고, 다각적인 접근 능력을 요구하는 것이다. 이미 일부 교육구에서는 이를 강화하기 위한 커리큘럼을 만들어 시행하고 있기도 하다.
하지만 여기서 짚고 넘어가야 하는 것이 바로 비평적 사고이다. 이는 책을 읽기 전부터 가져야 하는 기본 조건이고, 이는 어릴 때부터 갖춰져야 리딩으로 이어질 수 있다.
이 중요성은 SAT 시험에서도 강조되는데, 영어를 ‘크리티컬 리딩’이라고 부르는 것 역시 같은 맥락이다. 이는 대학 교육을 겨냥한 것으로 대학 수업과 리포트 작성, 논문 등에서 한 차원 높은 사고력과 관련 정보 서치 등을 할 수 있는지를 살피는 셈이다.
■ 끊임없는 대화가 시작
자녀와 대화를 나누는 것이 중요하다는 사실은 어제 오늘의 얘기가 아니다. 문제는 방법이다.
하루 일과를 마치고 집에 돌아왔는데, 자녀가 이것 저것 물어본다면 처음에는 간단히 대답하다가 곧 짜증이 날 수 있다. 특히 한인 가정의 경우 수직적 관계가 여전히 지배하는 문화여서 대화 분위기를 만들어가기가 쉽지 않다.
결국 부모들의 인내와 자세 전환이 중요하다.
최대한 아이들의 얘기를 들어주고, 부모의 생각을 전하는 방식으로 대화를 이어가다 보면 어느 새 아이는 자신의 생각을 조리 있게 말할 수 있는 것은 물론, 부모의 노력에 따라서 보다 깊은 내용과 정보를 스스로 찾아 물어보고, 얘기할 수 있게 된다.
부모의 노력이란 들어주고, 자녀가 새로운 생각을 가질 수 있도록 그 다음 질문을 아이에게 물어보는 것이다. 또 자녀에게 학교 담임교사와 가급적 많은 대화를 나눌 수 있도록 유도하는 것도 바람직한 방법이다.
■ 교육방법
비평적 사고 능력을 통한 비판적 리딩 능력을 키우기 위한 방법은 다음과 같은 것들이 있다.
1. 대화
이미 위에서 언급한 것들로 이는 가정의 한 문화 패턴으로 정착시킬 필요가 있다.
2. 교재활용
서점에 가면 ‘Critical Thinking’ 또는 ‘Critical Reading’이란 제목의 참고서들이 있다.
자녀가 초등학생이라면 두꺼운 참고서보다는 얇고, 다양한 분야를 다룬 것들이 효과적이다. 지루하지 않고, 짧은 시간에 성취감을 안겨줄 수 있기 때문이다.
3. 신문과 시사 잡지
중학교 이상인 자녀가 있다면 신문을 자주 접하도록 한다. 시사와 상식을 넓힐 수 있고, 학교에서 배우지 못하는 단어들을 배울 수 있어 어휘력 향상에 적지 않은 도움을 준다. 특히 사설 등 오피니언(opinion)은 다양한 시각을 접할 수 있다는 점에서 탐독을 권장해야 한다.
여기에 시사 잡지는 사건이나 이슈에 대한 심층적인 보도를 접하게 만든다. 다시 말해 신문은 그날 그날의 속보성 이야기들을 기본적인 내용에 충실하게 전달하는 것이라면, 시사 잡지는 그 내용을 보다 깊이 다루고 있어 사고 능력 향상에 긍정적인 효과를 얻을 수 있다.
<황성락 기자>
비평적 리딩은 비평적 사고에서 시작된다. 다각적인 접근과 판단 능력을 키우기 위한 것으로 이는 대학에서 더욱 중요해진다. 시사 잡지를 읽고 있는 학생들. (A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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