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가을학기 합격자 발표가 아직 진행 중이지만, 곧 입시 경쟁에 뛰어들 11학년 학생들과 학부모들은 점차 부담이 커지는 시즌이다. 이럴 때 미리 기본적인 방향과 윤곽을 잡아둔다면 실제 지원서 작성 시즌이 시작됐을 때 보다 쉽게 대응해 나갈 수 있다. 지난 6일 LA와 오렌지카운티에서는 본보가 주최하고 보스턴 아카데믹 컨설팅 그룹이 주관한 ‘명문대 진학 세미나’가 열려 학부모들의 관심을 모았다. 유익한 대입정보를 제공하기 위한 열린 이 세미나에서 엔젤라 엄 수석 컨설턴트가 강조한 주요 내용을 정리했다.
지원자 늘고 복수원서 증가
5년새 경쟁률 2배까지
2010 입시 분석
2009 입시와 마찬가지로 2010 입시 역시 역대 최고의 경쟁률을 보이고 있다.
이 같은 원인은 ▲12학년 학생 수가 늘어났고 ▲복수 지원자도 증가해 학생당 평균 지원 대학이 그동안 6-8개였지만, 온라인 접수가 자리 잡으면서 10-12개로 늘어났고, 심지어 18개 대학에 지원서를 제출하는 학생들도 적지 않게 발견되고 있다.
이와 함께 ▲입시에 대한 정보 홍수로 입시에 대한 학부모들의 지식이 높아진 점 ▲그리고 외국인 학생들의 지원증가도 두드러지고 있다. 특히 각 대학들이 인종의 다양화 등을 추구하면서 외국인 학생을 받아들이는데 적극적인 것도 입시경쟁을 높이는 한 요인이 되고 있다.
지원자 늘고, 정원 제자리
입시경쟁이 날로 치열해 지는 것은 결국 대학에 들어가고자 하는 학생들은 계속 늘어나는데, 대학들이 실제로 받아들이는 학생 수는 큰 변화를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실제로 명문 대학들의 2009 입시와 2004 입시를 비교한 표를 보면 쉽게 알 수 있다.
입학사정 방식
대학마다 서로 차이가 있을 수 있지만, 기본적으로 전체 지원자 가운데 ▲1-2%는 우선 합격자 ▲15-20%는 입학사정위원회로부터 우선 탈락자 분류하고 ▲나머지 75-80%가 당락의 기로에서 심사를 받게 되는데, 성적과 과외활동이 우수한 한인을 비롯한 아시안 학생들이 대부분 여기에 분류돼 경쟁을 벌이게 된다.
아시안 학생들이 여기서 탈락하는 원인은 전체적으로 탄탄한 실력을 갖추고 있지만, 무엇인가 사정관들의 이목을 끌 특별한 것이 없기 때문이다.
잘못된 패러다임
한인 등 아시안 부모들과 백인 학부모들이 자녀의 대학 입시를 준비하는데는 서로 다른 패러다임을 가지고 있다.
한인 학부모들은 SAT 또는 ACT, AP 등 전국적인 규모의 학력고사에 치중하는 경향이 강하다. 반면 백인 학부모들은 퍼즐 게임을 하듯이 성적과 추천서, SAT, 과외활동, 인터뷰, 에세이 등을 조화시키는데 관심을 둔다. 균형 잡힌 지원자를 만들기 위함이다.
자녀교육 성공을 위한 준비
자녀가 좋은 대학에서 공부하기를 바란다면 부모들도 그 만큼 해야 할 일들이 있다. 그 중 가장 기본적인 자세는 다음과 같다.
1. 올바른 정보
많은 부모들이 주변의 학부모 등으로부터 여러 가지 얘기를 듣고 마치 그것이 절대적인 것으로 생각한다.
이는 올바른 자세가 아니다. 쉽게 얘기하면 자신의 자녀와 다른 가정의 자녀를 똑같이 볼 수 없다. 서로 처한 환경과 능력 등이 모두 다르기 때문에 같은 잣대를 들이댈 수는 없는 것이다.
여기에 해마다 입시정책이 바뀌기 때문에 이에 맞는 전략이 필요하다는 점도 간과해서는 안 된다.
2. 미국 교육에 대한 이해
한국에서 대학까지 마친 부모들이 미국의 교육을 이해한다는 것은 쉽지 않다. 단적인 예가 입시에서 성적 외에 과외활동, 에세이 등 다른 조건들을 갖추려 할 때 이에 대한 확신이나 방법을 몰라 어려워하는 점이다. 입시 차원을 떠나 미국의 교육시스템이 어떻게 이루어져 있고, 진행되는지에 관해 알아두는 것은 매우 유익한 밑바탕이 될 수 있다.
3. 입시에서 왜 전략이 필요한가
독특하고 개성 있는 입학전략을 요구하는 것은 당연히 원하는 대학에 입학하기 위함이다.
한인 등 아시안 학생들의 지원서 내용을 보면 매우 우수하다. 그런데도 좋은 결과가 나오지 않는 경우가 적지 않은데, 이는 분명한 전략이 없기 때문이다.
이것저것 봉사활동과 과외활동을 했지만 분명한 메시지가 입학사정관들에게 전달되지 않고, 결국 실패하게 되는 것도 이 영향이 크다.
학생과 학부모가 피해야 할 4가지
1. 경쟁자 과소평가
내 아이만 우수한 것이 아니다. 예를 들어 하버드에 지원서를 제출한다면, 다른 지원자들 역시 그 지역과 학교에서 가장 우수한 아이들이 온다는 것은 상식이다. 철저한 준비와 긴장이 필요하다는 의미이다.
2. 부적절한 학과목 선택
많은 학생들이 실수하는 부분이다. 무조건 많은 AP와 아너 클래스를 시키는 것이 전부가 아니다. 자신이 좋아하는 과목을 공부하고, 감당할 수 있을 정도를 해야 한다.
3. SAT 집착
당연히 열심히 준비해 좋은 점수를 받아야 한다. 하지만 이 점수 하나만으로 대학에 들어갈 수는 없다. 여러 면에서 균형 잡힌 지원자를 대학은 선호한다.
4. 합격의 비법
대학 진학을 위한 비법은 없다. 이런 것을 기대하고, 추구한다면 기계적인 인격을 가진 사람만 양성하고, 대학도 이를 좋아하지 않는다.
입시를 위한 부모의 역할
1. 지적 호기심을 키워준다
배움에 대한 진지한 자세를 갖고, 자신이 특별히 관심 있는 부분에 대해 적극적인 지원을 해주는 것이다. 이런 과정은 자녀로 하여금 어떤 특별함을 가지게 만들고, 이를 추천서를 통해 전달한다면 그 효과는 다이너마이트처럼 폭발적인 힘을 얻을 수 있다.
2. 인격향상을 시킨다
자식은 누구에게나 소중하다. 그런데 이 때문에 모든 것을 부모가 챙기려 한다면 자녀는 자립심이나 결정 능력을 키울 수 없다. 학교생활 외 다른 다양한 경험을 통해 스스로 생각하고, 판단하면서 책임감과 결단력을 갖출 수 있다.
3. 뚜렷한 전략 세우기
입시에서 전략은 중요하다. 자녀의 실력과 성격 등을 바탕으로 최적의 입시 플랜을 세울 수 있도록 돕는다.
4. 멘토 연결 짓기
자녀가 생각과 판단을 하는데, 그리고 자신의 앞길을 스스로 개척해 나가는데 멘토가 있다면 더욱 큰 힘이 된다. 주변에서 찾을 수도 있고, 여의치 않으면 전문가의 도움을 받을 수도 있다.
입학사정의 기본 기준
많은 부모들이 GPA를 중시한다. 물론 중요한 것이지만, 미국에는 3만개가 넘는 고등학교가 있고, 저마다 다른 방식으로 GPA를 산출한다는 점을 입학사정관들은 알고 있다. 그렇다면 입학사정관들이 보는 것은 무엇일까.
첫 번째는 당연히 학업 성취도이다.
학교성적과 함께 각종 학력고사 점수를 살핀다.
두 번째는 과외활동이다.
막연히 이것저것 생색내기가 아니라 기왕에 시작했다면 최고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특히 클럽의 회장을 했다고 해서 만족할 것이 아니라, 무엇이 자랑스러웠는지, 자신이 회장을 맡으면서 무엇을 해냈는지 등에 관해 정확하고 자신 있게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
세 번째는 개인의 자질이다.
이를 파악하는 자료는 ▲교사 추천서 ▲카운슬러 추천서 ▲에세이 ▲인터뷰 등이 있다. 이 가운데 추천서는 한인 등 아시안 학생들이 취약한 부분이라고 할 수 있다. 일상적인 내용이라면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 때문에 교사 및 카운슬러와의 관계가 중요하다. 무엇인가 학생의 특별한 것을 끄집어내 추천서에 부각시킬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는 서로 잘 알고 있어야 한다는 뜻이다.
한인 학생들의 경우 서류상으로 볼 때는 정말 우수하지만, 실제 만나보면 그렇지 못한 경우가 많은데, 이는 학생들이 자신에 대해 제대로 이야기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멕시코 선교여행을 갔었다면 “왜 멕시코를 택했는지?” “자신과 멕시코와 무슨 인연이 있었는지?”에 대해 정확히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
때문에 부모들은 자녀가 하고 싶은 것, 원하는 것을 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필요하다.
<황성락 기자>
엔젤라 엄 컨설턴트
명문대 진학 세미나에 참석한 학부모들이 진지한 모습으로 엔젤라 엄 수석 컨설턴트의 설명을 듣고 있다. <박상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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