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요타 리콜 사태가 일파만파로 퍼져 미국을 뒤흔들고 있다 진정의 기미가 다소 보이는 것 같기도 하더니 다시 새로운 파장을 불러일으키는 이번 사태를 보면서 한국의 언론들은 마치 큰 횡재라도 만난 듯 큼직한 기사를 보며 일본 기업의 망신이 우리 국익에 도움이 되는 듯한 애국심을 보는 것 같은 느낌조차 든다.
우스운 예를 들어 보자. 내기 골프를 하며 상대팀이 OB를 냈거나 다른 이유로 벌타를 먹었을 때 ‘남의 불행은 나의 행복’이라는 괴상한 논리가 이번 사태에도 적용되는지 모를 일이다. 과연 도요타에 대해서 좀 더 알고 도요타의 리콜 사태가 우리가 쾌재만을 불러야 하는지를 꼼꼼 살펴보자.
우선 도요타의 저력을 살펴보면, 도요타는 1950년대 디플레이션으로 경영 위기에 봉착한 바가 있었다. 이때 창업자이자 2대 사장인 도요타 기이치로가 물러나고, 전문 경영인 이시다 다이조(石田退三)가 그 바통을 이어받아 오늘의 도요타 자동차의 기반을 다졌다. 한국자동차 산업에 견인력을 한 당시의 신진자동차(지금의 대우 GM 자동차)라는 회사에서 도요타의 코로나, 크라운, 파브리카(퍼블릭 카)등 인기 차종을 수입, 조립하여 한국에도 대단히 많은 양이 판매가 되었다. 일본과 중국의 수교 조건으로 ‘주은래 4원칙’에 일본 정부가 서명하면서 도요타는 한국에서 철수하게 되었고 당시 없어서 못 팔던 코로나 등 도요타자동차는 한국에서 자취를 감추게 되면서 나중 신진 자동차도 몰락하게 되었다.
이때의 일본 도요타 자동차 공장 운영 방식은 필요한 물건을 필요한 때에 필요한 양 만큼을 생산한다는 ‘저스트 인 타임(JIT, 일명 간반 방식)’ 그리고 재고와 불량품 축소 등 ‘일곱 가지 낭비 요소’를 제거하고 ‘전 생산 공정의 자동화’로 새로 도요타 생산방식의 확립 등 명실공히 일본 제일의 자동차 회사로 거듭났다. 이로써 도요타 자동차는 일본의 자동차 시장을 석권하고 해외 진출에 성공함에 따라 갖가지 신화도 탄생했다. 예컨대 요새말로 짠돌이라는 평을 받는 나고야 출신의 지방 기업답게(한국의 개성상인) 도요타 자동차는 은행 융자에 의존하지 아니하고 자기 자본을 확충해 ‘무차입 경영’의 대표기업으로 성장했다.
또 도요타 자동차는 스위스의 국가 예산과 맞먹는 6조 엔에 달하는 내부 보유금을 갖고 ‘도요타 은행’ 이라고 불릴 정도까지 되었으며, 2002년에는 일본 기업 최초로 경상이익이 1조 엔을 돌파했고, 2007년에는 영업이익이 2조 엔을 넘어 선 일본 굴지의 대표적 기업이 되었다. 이런 도요타가 지금 미국에서 몸살을 앓고 있다. 그러나 몸살을 앓으면서도 도요타는 반격의 준비를 철저히 하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지금 도요타는 1,000만대의 자동차를 리콜한다고 한다. 1,000만대라... 대한민국 자동차 총 보유대수가 1,900만대라고 보고 반 이상을 리콜한다고 생각해 보면 상상이 갈 것이다. 전 세계에서 한꺼번에 1,000만 대의 차량을 리콜할 수 있는 기업이 얼마나 될까. 도요타의 저력은 눈여겨봐야 할 대목이다.
60조원이 넘는 내부유보금. 도요타는 이를 바탕으로 국내에서 단시간에 문제가 된 230만 개의 가속페달을 조달해 미국에 공수했다. 미국에만 1,300개가 넘는 딜러망과 촘촘한 서비스센터를 거느리고 있다. 도요타는 미국 정부와 언론이 압박하자 자신 있게 리콜 카드를 빼들었다. 엄청난 자금력과 전 세계에 걸친 물류망, 정비 인력, 상세한 고객 정보 없이는 불가능한 일이다.
재미있는 것은 미국의 빅3, 독일의 BMW, 벤츠 등의 경쟁업체들도 대놓고 도요타를 비난하지 않는다. 표정관리를 하고 있는지 현재까지는 아무런 논평이 없고 우리나라 현대자동차는 며칠 전 도어 록에 문제가 있다고 하면서 미리 리콜 카드를 뽑았다. 잘 한 일이라고 생각을 한다. 미국의 자동차 시장은 도요타가 영업이익의 절반을 거둬들이는 주력 시장이다. 결코 포기할 수 없다. 도요타가 리콜 사태가 진정되는대로 대대적인 할인행사를 예고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시장점유율을 되찾으려 칼을 갈고 있는 것이다. 이번의 리콜 사태가 도요타의 근본적인 경쟁력을 훼손시켰다고 단정하기는 아직 이르다. 한국의 자동차회사 노동자들이 때마다 데모를 하는 것과는 달리 도요타는 안정적인 노사관계와 충성도 높은 고객은 큰 자산이다. 부채비율 제로에다 쌓아둔 현금도 막대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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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문기 / 뉴스타 부동산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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