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년 8월 27일 중국 베이징에서 북핵문제의 평화적 해결을 위한 6자회담이 시작됐다. 이후 7년 동안 진행된 6자회담은 지루하고도 어려운 고비를 넘어가며 2005년 9.19공동성명을 발표하고, 2007년 2.13합의에 이르게 된다.
6자회담을 통해 이뤄낸 두 합의의 내용은 “6개국은 이번 회담의 목표가 한반도의 비핵화를 이루는 것임을 재확인”하고 “한반도의 영구 평화체제를 위한 협상을 별도의 포럼을 통해 하기로 했음”이다. 다시 말해 북핵문제는 한반도 비핵화를 통해 실현해 내고 한반도의 평화정착은 별도의 논의기구를 만들어 실현해 내기로 합의한 것이다.
허나 2007년 2.13합의 이후 지금까지 아무것도 진척된 것이 없다. 2009년 오바마 정부가 출범한 이후 기대했던 북미간 협상도 진전이 없으며, 이명박 정부 이후 남북관계는 더욱 어려운 상태이다.
한국은 아직까지도 북한 붕괴설에 입각한 기다림의 전략을 취하고 있고, 미국은 북한이 먼저 6자회담에 복귀해야 한다는 명분에만 집착하고 있다. 북한도 선 제제해제 후 6자회담 참여 주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 핑퐁게임을 보고 있는 듯하다. 남한, 북한, 미국이 서로 넘어온 공을 상대에게 넘기기에 급급하고 실질적이고 합리적인 대안을 내오지 않고 있다.
과연 남북미 간 서로가 윈윈하는 방법은 없는 것일까? 모두가 원하는 북핵문제의 평화적해결과 9.13합의에 명시된 대로 “북조선과 미국은 상호간 주권을 존중하기로 합의. 평화적으로 상호 공존하며, 관계정상화 조치를 취할 것”을 이룰 수 있는 방법은 없는 것일까? 6자회담만이 모든 것의 우선이 아니라 다른 논의 구조를 통해서는 한반도 평화는 불가능한 것인가?
올해로 한국전쟁이 일어난 지 60주년을 맞이하고 있다. 또한 정전협정을 맺은 지 57년이 되는 해이다. 전쟁을 잠시 멈추고 빠른 시일 내 평화체제로 바꾸겠다던 정전협정의 약속이 60년을 끌어오고 있는 것이다.
지난 57년 정전협정 기간 중 남북 간에 이 협정을 어긴 사례가 수백만 건을 넘었다고 한다. 북핵문제도, 한반도 비핵화도, 북미 간 관계정상화도, 북한에 대한 주권인정도 모두 정전협정이라는 망령이 가로 막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그렇다면 이제는 서로 간 공 넘기기에 급급한 현 상황을 탈피하고 21세기 새로운 한반도 평화 공존을 위한 실질적인 논의를 시작해야만 한다.
북한은 기회 있을 때마다 “한반도 비핵화를 통해 모든 핵무기를 제거 할 수 있다”고 대내외에 천명하고 있다. 미국도 핵문제 해결을 위한 북한의 순수성이 보이면 관계를 정상화 할 수 있다고 말하고 있다. 한국도 한반도 평화를 위해 북한 핵문제가 해결되어야 남북 간 교류 협력을 진전 시킬 수 있다고 말하고 있다.
서로 간 약간씩 다른 입장 표현의 가장 중심에 서 있는 것이 한반도 평화문제이다. 한반도 비핵화, 북핵문제 해결, 북미 간 관계 정상화, 남북 간 교류와 협력을 이루기 위해서는 한반도에 평화의 바람이 불어야 하고 이를 위한 구체적인 구도가 만들어 져야 한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지금 가장 중요한 것은 한반도의 전쟁상태를 종식시키고 평화로운 한반도를 만들기 위해 서로 노력해야만 한다. ‘평화협정 체결’ 이것이 모든 문제의 원인을 없애고 문제 해결의 실질적인 희망을 만들어 낼 수 있다고 보인다.
결론적으로 전쟁을 잠시 멈춘 상태인 ‘정전협정’을 더 이상 전쟁이 없는 평화로운 상태로 만드는 ‘평화협정’으로의 전환을 적극적으로 모색하고 논의해야할 때인 것이다.
한반도에 평화협정이 체결되고 북미 간 관계정상화가 논의된다면 더 이상 북한은 핵무기를 가져야할 명분도 이유도 없어지는 것이다. 한반도의 평화체제가 만들어지는 과정에서 한반도 비핵화 문제도 해결될 수 있다. 만약 평화협정이 체결된 후 북한이 그 약속을 어긴다면 그때 가서 미국이 모든 것을 무효로 하는 선언을 한다면 국제적으로 가장 피해를 받는 나라는 북한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정전협정을 평화협정으로 바꾸는 일은 남북미 모두에게 유리한 그리고 이익을 나눠 갖는 결과를 만들어 낼 것이 확실하다. 오바마 정부는 한미동맹을 전쟁을 위한 것이 아니라 평화를 위한 것임을 실질적인 정책을 통해 보여주어야 한다. 이것이 이라크, 아프가니스탄 전쟁을 통해 실추된 미국의 세계 평화에 대한 진심을 전 세계에 알려주는 계기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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