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가을 펜실베니아에 거주하는 미셸 빅슬러는 주정부로부터 편지 한 통을 받고 깜짝 놀랐다. 그녀가 보험회사에서 받을 3만5,000달러 체크를 갖고 있으니 찾아가라는 내용이었다. 처음에는 사기라는 의심이 들었으나 알고 보니 9년 전 직장에서 다쳐 일을 못하게 되면서 나온 상해보험금이었다. 이사를 하면서 제대로 주소변경을 하지 못한 탓에 오랫동안 주인을 못 만난 것이었다. 빅슬러처럼 자신도 모르게 잠자고 있는 돈들은 곳곳에 널려 있다. 은행, 투자회사, 보험사 등 금융기관과 전기·전화회사등 거래하던 곳에서 보관기간이 지나 정부나 제3기관에 맡겨진 돈들이다. 최소 1년 이상 휴면상태를 유지한 채 클레임하지 않아 주인을 잃은 돈은 체킹, 세이빙스 어카운트, 페이롤 체크, 유틸리티 디파짓, 환급세금 등 다양하다. 통계에 따르면 이런 돈은 자그마치 32억9,000만달러에 달한다.


연금 ·디파짓·환급세금·상해보험금 등
모르고 클레임 못한 돈 인터넷 서치로 확인 가능
이사후 주소변경 철저히 해야 손해 막을수 있어
사기 편지·피싱 이메일에 속지않도록 주의해야


■웹사이트 서치부터

‘의심가는 돈’이 있다면? 가장 좋은 방법 중 하나는 전문 웹사이트(missingmoney.com)를 서치해 보는 것이다. ‘미싱머니 닷컴’의 경우 이름과 거주했던 지역만 넣으면 관련 데이터를 신속하게 제공한다. 관련 기관인 NAUPA 웹사이트(unclaimed.org)는 각 주의 재무부와 링크돼 사용자의 편의를 도모한다.

이밖에 연금과 관련됐다면 pbgc.gov, 연방예금보험공사(FDIC)의 커버를 받는 예금은 www2.fdic.gov/funds(지난 1989~1993년 문을 닫은 은행의 예금), 일반 채권이나 e채권 등은 treasurydirect.gov/indiv/tools/tools_treasury-hunt.htm을 통해 알아볼 수 있다.

이 같은 사이트에서 서치할 때는 라스트 네임, 퍼스트 이니셜과 라스트 네임, 풀 네임 등 여러 방식으로 이름을 입력하는 게 효과적이다. 스펠링을 빼먹거나 잘못된 철자는 금물. 여러 주에서 거주했었다면 해당되는 주를 모두 찾아봐야 한다. 자신의 돈을 찾아냈다면 클레임 양식을 작성하고 신분증명을 하면 수주 내 체크가 우송된다.


■IRS, 보험사도 체크를

연방국세청(IRS)에는 2009년 말 현재 납세자들에게 전달되지 못한 환급액이 1억2,000만여달러에 이른다. 환급액이 IRS에서 잠자는 이유 중 하나는 잘못된 주소 때문이다. 2009년 한 해에만 10만7,000여장의 체크가 되돌아왔다. 체크 한 장당 평균 1,148달러였다.

IRS는 아직 받지 못한 환급액이 있다고 생각되면 웹사이트(irs.org)를 통해 확인할 것을 조언하고 있다. 웹사이트에 가서 ‘내 환급액은 어디에’(Where’s My Refund?) 화면에 소셜시큐리티 번호 등을 입력하면 상황을 알려준다. IRS 핫라인(800-829-1954)을 통해서도 체크가 가능하다. IRS는 향후에도 이 같은 점을 고려해 환급액에 대해 디렉트 디파짓 혹은 e-파일링 할 것을 권장하고 있다.

클레임하지 않은 돈이라면 보험 쪽도 눈 여겨 봐야 한다. 메이저 보험업체 중 몇 곳은 최근 10년사이 계약자 소유에서 주주 소유로 형태가 변경됐다. 이 과정에서 자칫 계약자들의 돈이 숨어버릴 수 있다.

예를 들어 2001년 계약자 소유에서 주주 소유로 바뀐 프루덴셜은 100만여명의 계약자를 찾지 못한 상태다. 대형 보험업체의 계약자였던 것으로 생각되면 관련 사이트(demutu alization-claims.com)를 확인해 볼 필요가 있다.

오래된 증권 증서도 찾아보자. 만약 CUSIP 번호(증권 채권 고유 번호)가 있다면 증권 브로커에게 연락해 지금도 가치가 있는지 알아본다. CUSIP 번호는 모르고 회사명만 기억한다면 해당 업체에 직접 전화를 걸어 도움을 요청할 수도 있다.

이런 과정이 부담스럽다면 전문가(OldCom pany.com)를 고용하면 된다. 리포트당 39.95달러를 부과한다. 많은 사람들이 오래된 증권과 관련해서는 “아직까지 무슨 가치가 있겠어”라고 단정하지만 예상외로 귀한 보물이 될 수도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주소변경은 철저히

이처럼 자신의 재산이 숨어버리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주의해야 할 점이 있다. 우선 이사를 하면 항상 거래하던 모든 금융기관에 주소 이전을 확실하게 해야 한다는 것. 또 결혼 혹은 이혼으로 인해 라스트네임이 바뀐 경우도 마찬가지. 전에 근무하던 직장이라도 401(k) 등 은퇴연금과 관련해 알리는 게 좋다.

이와 관련된 사기도 빈번하다는 점에서 주의가 요망된다. 클레임하지 않은 돈을 찾을 수 있다고 오는 편지 중에 수수료를 내야 한다고 써 있다면 십중팔구 사기로 보면 된다. 또한 편지 겉봉이 주정부에서 온 것처럼 보이더라도 반드시 전화로 확인하는 게 현명하다.

이메일의 경우 피싱범죄가 많다. 이런 메일은 답장을 보내는 것조차 신분도용 위험에 노출될 우려가 있다. 이런 메일을 받으면 연방공정거래위원회 웹사이트(ftc.gov/spam)에 리포트하면 된다.

<이해광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