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아내가 빌려온 비디오를 어깨 넘어로 보다가, 그 다음 편을 기다리기 보다는 인터넷에 들어가 훌쩍 다 본 드라마가 임 성한 작가의 “보석 비빔밥”이다. 극중에서 공부를 안해 상식이 모자라는 “궁 상식”은 네명의 자녀를 차례로 비취, 루비, 산호 및 호박으로 작명했다. 네명의 보석 자녀들의 인생이 범벅이 된 이 드라마는 50회까지 길게 끌다가 지난 주 끝이 났다.
요즘 도요타 차의 리콜 문제로 세상이 시끄럽다. 현재까지 네가지의 문제아고 한다. 플로어 매트 문제, 급발진 문제, 프리우스의 브레이크 작동 문제에다 코롤라의 동력 핸들링 장치 문제 (power steering system) 등이다. 많은 사람들을 억울한 죽음으로 몰았으며, 제작 결함의 문제를 정치적으로 해결하고자 정치 로비를 했으니 정말 네가지의 심각한 문제가 섞인 비빔밥이 되었다.
급 발진 문제는 주변 사람들의 이야기에 의하면 10년을 거슬러 올라갔지만, 최근 하원 청문회에서 나온 이야기에 의하면 자그마치 13년을 거슬러 올라간다. 청문회에서 댄 버턴 (Dan Burton, 공화, 인디애나 주) 의원은 당시 코롤라를 운전하던 한인 이(최) 혜연씨가 당한 급발진 사고를 언급했다.
버턴 의원은 도요다 아키오 사장에게 질의하면서 이 사고는 도요타 차량이 연루된 교통사고로 한 여성이 두 다리를 잃었던 사건이라며 사고의 개요가 담긴 서류를 증인석에 앉은 도요다 아키오 사장에게 전달했다. 사고 당시, 다섯살 난 딸과 세살난 아들을 뒷자석에 태우고 매사추세트 주 90번 고속도로를 달리던 이 혜연씨의 코롤라가 갑자기 핸들이 먹통이 되면서 갈 지(之)자 형태로 마구 내달렸다. 차가 운전자 마음대로 가는 것이 아니라 자동차 마음대로 달리다 길가의 표지판을 들이박은 후 전복되었고, 의식을 잃은 최 혜연씨는 목뼈가 부러져 반신 불구가 되었다. 그후, 최씨는 대소변은 물론 가래침조차 남편의 도움 없인 뱉을 수 없었다고 한다.
기계 공학 박사인 남편 최 현철씨는 명백한 차량 결함을 입증하기 위해 온갖 노력을 기울였지만, 계란으로 바위를 깰려고 하듯이 도요타의 정치 로비에 처참하게 짓밟혔다. 이 힘든 소송에서 공룡 도요타는 운전 과실로 몰고가서 고소인 이씨를 패소시켰다. 소송 삼년째에 도요타는 느닷없이 백만불 합의를 제안했었다. 이 때쯤엔 벌써 캠리하며 다른 차종에서도 급발진하는 사고가 나서 문제가 있다는 것을 도요타는 알고있었다는 이야기가 된다. 이미 충분한 차량 결함 데이터 베이스가 형성된 셈이다.
버턴 의원은 이 사고 기록을 검토한 후 도요타 측의 입장을 밝혀달라고 요청했다. 도요타 측은 버턴 의원의 요청에 대해 서류를 검토한 후 입장을 전달하겠다고 답했다. 긴 소송으로 많은 돈을 쓴 데다, 3년 전 50대의 최 박사 직장인 폴라로이드가 문을 닫으면서 최씨 가족은 경제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로비로 문제를 감추면서 소비자들을 기만했던 이 사고 비빔밥 도요타도 이제 의회에서 자라처럼 목을 움추리고 있다. 그들이 다시 살아나려면 확실하게 문제없는 차를 만들어야할 것이다. 도요타를 고개 숙이게한 곳은 미국 의회이다. 한국의 의회도 좀 일하는 의회가 되어서 “국회 비빔밥” 소리는 면해야할 것 같다.
다른 자동차 제조 회사들도 그냥 기회주의적인 기업이 되지말고, 품질 개선에 최선을 다해주길 바란다. 현대차의 수익이 조금 올랐다고 보너스로 나눠주고 난리이다. 그 돈을 차라리 연구 개발비로 쓰면 더 나은 차를 생산해서 타 제조사와 어깨를 대등하게 겨루면서 품질 경쟁을 할 수 있을 것으로 믿는다. 우리들의 감정은 너무 얄팍해서 쉽게 흥분하고 쉽게 식는다. 일본은 제2차 세계 대전을 참전했던 나라이다. 그 저력을 무시하지말고, 도요타 범벅이 된 이 시기를 품질 개발에 박차를 가하는 기회로 삼아야할 것이다. 도요타가 이 리콜 문제들을 다 해결했을 때, 현대차는 한걸음 앞서 있어야한다. 그렇지 않으면 현대 자동차에겐 더 이상의 기회가 없을지도 모른다.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