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문기 뉴스타 부동산 대표
“문화는 그것이 창조되고 수용되어 궁극적으로는 모든 국민의 것이 될 때 비로소 생명력을 갖게 된다. 아름다운 문화유산을 풍요롭게 가꾸어 후대에 물려줄 수 있는 시대야말로 민족사에서 가장 빛나는 시대가 될 것이다.”
내가 세상을 향해 야망을 품고 또는 사회를 향해 반항을 하던 학창시절에 돈병철이라 별명이 붙을 만큼 돈을 포대자락으로 긁어모으던 한 기업가가 있었다.
그의 눈부신 기업성장에 사람들은 부러움으로 쳐다보고만 있었다. 이때 문화 창달에도 눈을 떼지 않은 삼성 창업자 호암 이병철회장이 호암아트홀을 설립하며 축사에 남긴 말이다. 깡마르고 촌로 같지만 우직하고 기업가로써 독보적 존재였다.
위의 인사말을 시작으로 이병철 회장은 돈만 밝히는 ‘돈병철’이란 별명에서 문화유산을 아는 재벌로 인식되었으니 개인적으로는 역사적인 도약이었다. 현재의 삼성가는 국가보다 더 많은 국보급 보물를 지녔다고 할 만큼 한국 역사와 문화의 뿌리를 잡고 있다고도 할 수 있다. 호암 이병철회장은 한국 50년대, 60년대 이후의 경제성장과 함께하며 문화사업까지 조화를 이루어 세계적으로도 완전한 재벌가를 이루었다. 부러움에 앞서 국가 이미지 선양을 생각하면 아
무리 극찬을 해도 지나치지 않을 것 같다.미국에 살면서 오늘날 미국 매장에서 삼성메이커의 전자 상품을 보면서 한국인임을 자랑스럽게 생각하지 않는 사람이 몇 사람이 되겠는가. 미국 주부들에게서 “삼성 냉장고가, 삼성 셀폰이
최고다”라는 소리를 들으면서 그 촌로인 이병철회장이 한국인임을 무척 자랑스럽게 생각한다.
실제로 한국경제에 놀라운 성장의 토대에는 한 능력 있는 기업인이 있었기에 가능했고 그를 인정하고 믿고 정책적으로 밀어주는 대통령이 있었기에 가능하기도 했다. 지난 주 본 칼럼에서 아이티의 정치구조를 언급 한 바가 있지만 많은 나라들이 공산권으로 또는 독재로 말미암아 지금 우리 한국인들은 상상 할 수 없는 비통의 역사를 밟고 있다. 그 당시 누가 대통령을 해도 지금처럼 할 수 있었다고 한 정치인을 보았는데 이것은 사실과 다른 것 같다.
‘독불장군은 없다’라는 우리 격언도 있기는 하지만 어떤 이는 혼자서도 우직하게 국가산업 창달에 기여 할 수 있다고 감히 말을 하고자 한다. 요즘 세상에는 독창적이고 독보적인 존재는 얼마든지 있다. 그러나 독재권에 의해 또는 이권 집단에 의해 수장되고 밟히는 현실은 또한 얼마나 많은가. 작은 한사람의 말이라고 바른 소리에 옳은 말조차도 얼마나 많이 민주주의의 원칙에 의해 밟혀지는 것일까를 생각할 때도 있다. 하지만 실리를 추구하는 기업정신으로 그런 인재를 양성할 수 있다. 어쩌면 국정도 이러한 기업정신에서 시작 되어야 한다. 보수적, 전통적을 따지면 급변하는 세계정세를 무시해서 나오는 현대판 쇄국정책이 되며 아직도 많은 국가들이 그렇다고 생각해도 된다.
그 시대에 호암 이병철은 한국경제의 성장을 어떤 시각에서인지 기업관으로 반도체 산업을 시작했을까? 책을 통해서 보면 순전히 호암 이라는 한사람의 결단과 의지 때문이었다고 한다. 호암은 1960년대 당시 박정희 대통령을 만나 전자산업이 한국의 미래라며 설득을 했다고 한다. 실제로 1968년 정부의 ‘전자공업진흥 8개년 기본계획’을 이끌어내기도 했다. 한 기업인의 의욕과 열정이 국가를 움직인 것이다. 나는 지금도 한국의 정치인들은 동인서인, 남인북인, 노론소론, 대윤소윤등 당파싸움과 다를 바 없는 싸움을 하고 있는 것 같다. 지금의 여야정치를 보며 기업정신에 입각한 국가운영이 아쉽고 생산성에 맞추어 국민에게 이익이 돌리고 그리고 좀 더 생산적인 것을 연구해서 국민들을 좀 더 잘 살게 하는데 매진했으면 싶다. 성공한 경영인이 정치를 해도 그럴까? 실패한 정치인은 명예롭게 퇴진하는 멋스러운 대한민국을 꿈꿔 본다.
물론 이병철회장도 첫 사업이었던 정미소와 운수사업은 실패였다. 그러나 실패 앞에서도 “사업은 반드시 시기와 정세에 맞춰야 한다는 사실을 깨달았다”며 다시 한번 일어선다. 그 후 부정축재자, 주식헌납 등 정치적 수레바퀴에 함께 뒹굴며 어떤 고난에도 좌절은 없었다. 그것은 어쩌면 기업인으로써 그의 식솔 때문이라도 후퇴 할 수 없었는지도 모른다.1976년인가 그는 위암 진단을 받아 병마와 싸우면서도 끊임없는 진취적 의욕에 불타고 있었다. 그의 기업관에서 볼 수 있는 명언을 하나 소개하자면 “기업의 적자는 한 기업의 적자로 그치지 않는 일종의 사회악(惡)”이라고 했다. 또 “기업 하는 사람의 본분은 많은 사업을 일으켜 많은 사람들에게 일자리를 제공하면서 생계를 보장 해 주고 세금을 납부 해 국가 운영을 뒷받침하는 데 있다”고 말했다. 참으로 이해하고 내가 하고 싶은 말이기에 따르고 싶은 정신이 아닌가. 한국인은 모든 분야에 모두가 기업정신과 그에 따른 애착심으로 또한 예술 감각으로 문화생활을 할 때 윤택한 역사를 만들 것이라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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