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같은 불경기에는 호주머니의 동전 한닢도 생각하며 써야한다. 그러니, 자연히 경기도 움추려든다. 경기가 한창일 때에는, 자기 과시를 위해 고급차를 타고 사치품으로 치장하다가 불경기로 인해 본래 자신의 모습으로 돌아간 사람들도 본다. 마치 삭풍이 나무의 앙상한 가지만 남겨놓은 것처럼, 나뭇잎에 가려졌던 나의 모습이 불경기로 갑자기 드러난 것같아 당황하기도한다.
젊어서는 신혼의 달콤한 꿈에, 자녀 기르는 재미에 세월가는 줄 모르고 살다가 철들어 인생을 다 알 것같은 나이에 또 다른 실수를 저지른다. 순간적인 판단 실수로 지불해야되는 댓가가 엄청나서 편안해야할 노년이 자기 원망으로 변한다. 믿었던 자식에게 집문서를 넘겨줬더니, 싹 변심한 것을 보며 탄식한들 무엇하랴? 어느 법률 상담에서, 어머니가 혼수 상태일 때 몰래 집문서를 빼내서 명의 변경한 장남을 고발하려는 형제들도 있었다.
사망 진단서가 발부될 때에 비로소 자신의 생이 마감되겠지만, 그 때까지는 자의든 타의든 갈등과 고생의 연속이 된다. 그래서 히브리어로 “인간”이라는 말은 “가시덤불”의 뜻이 되는가보다. 이 갈등은 부부 간에, 부자 간에, 교회에서, 직장에서, 아니 어디서건 우리네 인생을 호시탐탐 노리고 있다. 이륙한 비행기 안에서 아래쪽으로 내려다보면 환히 보이는 세상이 항상 아름답게만 보이지 않듯이, 이 세상을 떠나며 내려다보면 너무나 지저분하게 보이는 곳도 많으리라. 자식이 부모의 유산을 받아들고도 장례식으로 빚지게 되었다고 불평하는 것을 본다면 어떤 생각이 들까? 노년의 남자들이 이야기하는 실수들 중 제일 흔한 세가지를 짚어본다.
첫째가 아내에게 가정의 재정을 다 맡긴 경우이다. 보험 설계사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여자의 평균 수명이 남자보다 길어, 남자는 병들면 아내의 간호를 받을 수 있지만 여자는 홀로 남을 확율이 커서 장기 간호 보험 (Long Term Care Insurance)이 남자보다 더 필요하다고 한다. 남편이 오랫동안 침상에 눕게되면 여자는 혼자 살아갈 준비를 하게된다. 그래서, 병상의 남편을 위해 돈쓰기를 꺼려한다고 한다. 많은 노년의 남자들의 말을 빌리면, 아내의 호주머니에 한번 들어간 돈은 나오지 않는다고 한다. 온갖 구실이 모두 동원된다.
둘째는, 자식과 함께 살겠다며 큰집으로 이사하는 경우이다. 이 경우, 자식들은 부모를 하인 정도로 생각하게되고, 잔소리는 아예 들으려고 하지도 않는다. 노모는 자식 밥차려주기에 바쁘다. 거기다 모기지 낼 돈은 보태려고 하지않고, 부모님 돌아가시면 자기 집이 될 것이라는 생각만한다. 실제로 직장에서, 자신의 아버지가 돌아가시면 형제들 일인당 이십만불이 떨어질 것이라고 하는 동료가 있었다.
셋째로, 손자 베이비 싯하려고, 자식 집 이웃으로 이사하는 경우이다. 한번 이사를 하면, 여생은 자식의 삶을 살게된다. 자식 부부는 영화보러, 스키타러 다니고 이 노부부는 손자 꽁무니만 하루 종일 따라다닌다. 그러다 손자가 다치거나 아프기라도 한다면, 온갖 원망은 다 듣는다. 교회라도 나가는 자식 부부들이라면 양심은 있어서, 어버이날 설교듣고 고작 밥 한그릇 사드리는 게 전부라고나 할까?
손자들도 머리가 커지면, 별볼일 없는 할아버지 할머니는 싫어한다. 할머니가 디즈니랜드 옆에라도 사신다면, 디즈니랜드 가고싶은 마음에 찾아가자고 조른다. 할아버지가 용돈이라도 주시면 좋아하는데, 할아버지의 호주머니가 텅텅 비었으면 할아버지한테 냄새난다고 하는 손자들도 있다.
그러니, 남자들이여 꿈에서 깨자. 효도라는 말은 산업화라는 단어와 함께 사라졌다. 자신의 노후는 자신이 준비해야한다. 너싱 홈에 가더라도 돈 없어 보이면 찬밥 신세다. 소나기가 쏟아지는 날, 양로원의 창 밖을 바라보며 아들이 찾아올 것이라는 막연한 기대에 젖어있다면, 잠에서 깨자. 건강을 챙기기 위해서라도 늦기 전에, 하루 최소 30분은 걷자. 하루 하루를 나의 인생의 마지막 날이라고 생각하고 소중하게 행복한 생각을 가지고 살자. 소셜 연금이 얼마 안되더라도 아들과 손자들 줄 생각말고 열심히 모아 구경도 가고 재미있게 살자. 어차피, 남으면 마누라나 자식들이 챙길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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