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스로 극복하는 힘 중요
부모의 대응모습이 큰 귀감
# 평소에 밝고 또래보다 듬직한 7세 남아에게 얼마 전부터 이상한 증상이 생겨 질문 드립니다. 몇 주 전 고속도로의 전광판에서 아동납치 뉴스가 올라오는 걸 보고 아이에게 ‘나쁜 아저씨’에 대한 위험을 얘기해 주고 그런 일을 피하려면 어떻게 하면 되는지에 대해 이야기를 해 준 후부터 자주 불안해하며 계속해서 범인이 잡혔는지에 대해 물어보고 확인을 하려고 합니다. 그 날 이후로 악몽에 시달리며 힘들어 하며 매사에 불안해 하고 “혹시 나쁜 사람들이 우리를 해치면 어쩌나 하는 생각이 든다”고 말하며 자주 눈물을 글썽입니다.
부모가 자녀의 두려움을 어려워하는 이유는 단순히 자녀의 두려움을 보기 싫어서가 아니라 자녀가 용기 있고 자신감 있게 자라기를 바라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자녀가 자주 그리고 쉽게 두려워하는 모습을 보게 되면 차분해 지기가 어렵고 당황하게 마련입니다. 어떤 부모는 자녀를 두려움의 원인으로 부터 보호하기에 급급해지거나 자녀의 끊이지 않는 불안함에 지쳐 화를 내기도 합니다.
이 두 가지는 모두 자연스러운 모습이지만 부모로서의 우선과제는 자녀에게 점차 두려움을 이겨낼 수 있는 용기를 길러주는 것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첫 번째로 자녀에게 부모가 그의 두려움을 잘 이해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어야 하며, 두 번째로 그 두려움을 이겨낼 수 있는 대처방법을 가르쳐 주어야 합니다. 부모의 이런 도움이 자녀에게는 미래에 다가올 많은 어려움을 이겨낼 수 있는 길잡이가 될 것 입니다.
두려움이란 감정은 인간의 생존본능을 위해 모두가 타고나는 원초적이고 필수적인 감정입니다. 대부분의 어린자녀는 위험에 대한 두려움을 느끼지만 자라면서 점차 그 두려움이 비현실적 이라는 것을 자각하게 되면서 스스로 극복하는 법을 배우게 됩니다. 따라서 많은 경우 자녀가 성장하고 세상에 대한 이해가 깊어지면서 이런 많은 두려움들은 부수적으로 사라지게 됩니다.
일단 당장 두려움이 많아 일상생활에 지장이 오는 자녀는 다음의 방법으로 두려움에 대한 대처방법을 가르쳐줄 수 있습니다.
·자녀의 두려움은 어른들에게는 어리석고 때로는 우스꽝스럽게 느껴질 수도 있지만 자녀에게는 그 위협이 극히 현실적으로 느껴질 수 있다는 것을 기억하셔야 합니다. 자녀의 공포를 무시하거나 그런 두려움의 표현에 짜증을 내는 대신에 자녀에게 “지금 많이 무섭지? 괜찮아. 그건 별로 무서운 게 아니야” 라고 간단하게 말씀해 주시고 솔직한 설명을 함으로써 자녀가 부모의 모습을 배우도록 유도할 수 있습니다.
·불안함이 많은 자녀는 익숙하지 않고 예상할 수 없는 상황에 자주 처해지면 더욱 많은 두려움이 생길 수 있기 때문에 잦은 이사나 전학 등은 가급적이면 피하는 것이 좋습니다. 자녀의 환경이 전반적으로 차분하고 평온하면 가끔 찾아올 수 있는 두려움은 스스로 잘 이겨나갈 수 있을 것입니다.
·어린자녀는 자신의 두려움을 정확하게 표현하기 어려워 할 때도 있습니다. 추궁하는 대신 차분한 분위기를 조성해 주고 부드럽고 논리적인 대화로 그 원인과 상황을 파악하고 극복할 수 있도록 유도해야 합니다.
·두려움이 많은 자녀는 생활주변의 여러 가지의 두려움을 불러일으키는 요소를 일단 제거하고 한두 가지씩 서서히 두려움을 이겨내는 방법으로 자녀가 감당할 수 있을 만큼씩 도와주는 것이 좋습니다. 여러 가지 두려움이 겹치면 자녀로서 감당하기 버거울 수 있기 때문에 체계적으로 서서히 변화를 주고 자신감이 생기도록 유도할 수 있습니다.
·자녀의 인지관점을 바꿔주면서 두려움을 극복하는 방법도 있습니다. 어떤 자녀는 개를 대단히 두려워해서 바깥 출입을 전혀 못하게 되는 경우도 있었는데 이 경우는 개에 대한 책과 영화 등을 통해 편안해 지도록 유도하고 아주 서서히 작고 얌전한 개와의 접촉을 조금씩 함으로써 개를 위협적인 존재에서 편하고 재미있는 동물로 인식되도록 노력한 후에는 전혀 문제가 없어지게 되었습니다.
·불안함이 많은 자녀는 대처기술을 가르쳐 주는 것이 필요합니다. 예를 들어 심호흡을 하며 차분해 지는 방법, “I am okay. It can’t hurt me. I am okay. It can’t hurt me.” 등의 자기 암시, 기독교 가정의 자녀는 주기도문 암송 등을 통해 심적인 안정을 취할 수 있습니다. 대처기술을 가르쳐 준 후에는 자녀가 부모에게 불안함을 호소하러 오기 전에 자신이 먼저 직접 자신의 불안함을 해소하도록 유도하여 스스로 이겨내는 힘을 기르는 것을 도와주는 것이 좋습니다.
자녀는 부모의 모습을 보면서 모든 일에 대처하는 것을 배웁니다. 어린 자녀들은 아무리 충격적인 일이 일어나도 그 사건에 대해 그렇게 놀라지 않는다고 합니다. 어린이들은 이런 충격적인 사건 자체보다 그 상황에서 놀라는 부모의 모습을 보고 충격 받는 법을 배웁니다. 두려움이 많은 자녀의 부모는 불안하거나 두려운 상황이 맞았을 때 차분히 대처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자녀에게 “나도 이런 때는 두렵고 어렵단다. 하지만 엄마는 그래도 용기를 내어 노력 할거야”라고 자녀와 대화를 한다면 자녀에게 귀감이 될 것 입니다.
만일 자녀가 나이가 들면서 더욱 불안한 모습을 보이고 또는 두려움이 심해져 학교를 다니지 못한다든지, 친구를 사귀지 못한다든지 하는 일상생활에서의 장애로 나타난다면 자녀의 공포증과 불안증을 치료할 수 있는 전문의를 만나 상담을 하는 것이 좋습니다.
(714)293-0123, www.drjustinchoe.com
저스틴 최 / 임상심리학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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