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안의 만능기기‘라는 찬사와 함께 지난 27일 애플의 야심작 ‘아이패드’가 모습을 드러냈다. 애플의 최초 태블릿 PC는 미국을 비롯 세계 유저들의 관심을 한 몸에 받았다. 내달 출시되는 아이패드는 휴대성과 멀티 터치를 기반으로 한 다양한 멀티미디어 콘텐츠와 인터넷을 즐길 수 있다는 점에서 매력적이다. AP통신은 아이패드가 넷북과 전자책 단말기를 포괄하면서 스마트폰과 노트북의 단점까지 상쇄한다고 평가했다. 언론들도 애플이 아이패드 등으로 2011년까지 넷북이 포진한 저가 컴퓨터시장 점유율을 7%까지 차지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대박 행진’을 이어온 애플의 저력과 시장의 절대적인 신뢰도 아이패드의 미래에 힘을 실어주는 요인이다. 애플은 이미 형성된 마켓이라도 혁신적인 제품으로 시장을 변화시키고 주도해왔다. MP3플레이어의 경우 2001년‘아이팟’을 출시해 엄청난 성공을 일궜으며 2007년에는 ‘아이폰’으로 순식간에 스마트폰 강자로 부상했다. 이런 점에서 지난 2001년 마켓이 형성됐지만 빛을 보지 못한 태블릿PC 시장도 아이패드가 전기를 마련할 수 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물론 아이패드를 바라보는 시각이 장밋빛만은 아니다. 우선 아이패드가 멀티미디어 재생기능과 인터넷 등 다양한 기능을 갖췄지만 PC의 벽을 넘지는 못할 것. 일부에서는 아이패드가 PC가 아니라 일종의 대형 PDA라는 혹평까지 나왔다. 특히 PC 사용자들의 요구사항을 충족시키는 정도가 아닌 새로운 엔터테인먼트 기기의 성격이 더 강하다는 지적도 많다. 이에 반해 아이패드의 강력한 경쟁자로 비교되는 넷북의 경우 일반 노트북보다 작고 가벼워 휴대하기 편리한데다가 상대적으로 저렴하다. 넷북을 이미 소유한 고객이라면 또 다시 비용을 투자해 아이패드를 구매할만한 매력이 없다는 것이다. 어쨌든 아이패드와 넷북을 두고 소비자들의 고민도 커지고 있다. 두 제품을 부문별로 꼼꼼히 비교해보자.
아이패드
멀티태스킹·배터리 교환 안돼
넷북
해상도 낮고 배터리 무거워
▶휴대성
일반적으로 넷북은 10.1인치 디스플레이를 사용하고 아이패드는 9.7인치 IPS 멀티터치 스크린을 단다는 점에서 사이즈는 큰 차이가 없다. 아이패드는 12.7mm 두께, 680g 무게로 얇고 가벼워 휴대가 간편하다. 하지만 이 정도 크기와 무게의 넷북 제품도 이미 시중에 나와 있다.
▶체감속도와 운용시스템
애플 하드웨어에 최적화 된 운영체제 덕분에 아이패드의 체감속도는 우수한 편. 아이폰보다 한 층 빠른 조작속도를 보여주며 손가락이 움직이는 대로 반응한다. 답답하게 부팅을 기다릴 필요도 없다.
하지만 아이패드의 운용시스템(OS)은 아이폰의 OS와 같다는 점에서 일부 하드웨어 성능 업그레이드와 애플의 e북 마켓인 아이북 탑재 외에는 사용도에서 아이폰과 큰 차이를 못 느낄 것이라는 지적.
초고속 유선 인터넷망과 마이크로소프트 OS인 윈도가 표준인 컴퓨터가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상황에서 아이폰과 아이패드의 기본 웹브라우저인 ‘사파리’로만으로 한계가 있다는 것이다.
▶조작 편의성, 키보드
손가락 두 개로 모든 것을 해결하는 멀티터치 기반의 아이패드 인터페이스는 편리하다고 할 수 있다. 가로 세로 화면 회전도 자유롭다. 하지만 문서 작성 등 키보드를 자주 쓰는 사람들에게는 넷북이 낫다. 아이패드에서 지원하는 가상 키보드의 경우 랜드스케이프 모드(넓은 모드)로 놓고 사용하지 않는 이상 전체적인 타이핑이 어렵고 가상 키보드는 터치형식으로 버튼입력보다 더 불편하다. 애플에서는 외부 무선키보드도 지원한다고 하지만 휴대용 기기에 미니키보드까지 소지한다는 점은 부정적이다.
▶배터리, 저장공간
배터리 사용시간은 아이패드(10시간)와 넷북(11시간)이 비슷하다. 넷북은 무거운 배터리가 장착됐고 아이패드의 경우 아예 배터리 교체를 할 수 없다는 게 흠. 동영상, 사진 등을 담기 위해 더 많은 저장 공간이 필요하다면 단연 넷북이 우월하다.
▶멀티미디어
아이패드의 경우 전자책이나 실제 신문 편집과 같은 e신문 등 뉴미디어를 즐기기에 안성맞춤이며 애플 앱스토어에서 14만여개의 애플리케이션도 즉시 이용할 수 있다. 아이패드는 음악 파일 및 동영상 재생, 사진 감상, e북 등의 기능을 빠르고 직관적으로 쓸 수 있다. 하지만 주로 게임용으로 사용할 생각이라면 굳이 아이패드가 아닌 아이폰과 아이팟 터치면 충분하다. 넷북은 PC 기반이라 음악 및 동영상 등의 포맷에 큰 제약을 받지 않는다는 장점이 있다.
▶인터넷
사용 편의성 및 체감 속도는 아이패드가 한 수 위다. 아이패드는 손가락으로 편하게 스크롤 및 확대 축소를 할 수 있기 때문에 액정 해상도의 제약에서 비교적 자유롭다. 그렇지만 플래시 및 액티브X 등을 쓰는 일부 사이트 및 서비스는 제대로 이용할 수 없다. 넷북의 경우 낮은 해상도가 다소 불편하긴 하지만 전반적으로 PC에서 할 수 있는 많은 것들을 즐길 수 있다. PC보다 작고 느려서 조금 불편하지만 아쉬운 대로 PC를 대체할 수 있는 수준이다.
▶멀티태스킹
아이패드의 경우 가장 많이 지적되는 단점이 멀티태스킹이 불가능하다는 것. 즉 MP3 플레이어를 들으면서 전자책을 읽는 등 동시에 여러 작업을 할 수 없다. 블루투스 기능이 있다고 하지만 USB 연결단자가 없어 데이터를 옮기는 것이 쉽지 않고 카메라 기능도 없고 배터리 교환도 안된다.
▶가격
아이패드의 가격은 잠재 바이어들에게 고민이다. 와이파이 기능만 갖춘 아이패드는 16GB 제품이 499달러, 32GB는 599달러, 64GB는 699달러다. 3G 기능이 추가된 제품은 16GB 629달러, 32GB 729달러, 64GB 829달러로 책정됐다.
물론 애플이라는 브랜드 네임 때문에 그 정도 비용은 충분히 각오한다는 소비자가 꽤 있겠지만 케이스와 키보드, 각종 액세서리 등을 구입한다면 추가 비용도 만만찮을 것이다. 이 가격이면 성능 좋은 넷북이나 노트북을 충분히 구입할 수 있다.
▶프로세서
하드웨어만 놓고 보면 넷북 쪽이 조금 더 높은 제원을 가진다. 아이패드는 1GHz 애플 A4 시스템-온-칩을 쓴다. 넷북의 경우 1.2~2GHz 작동 속도를 갖는 아톰 프로세서를 기반으로 한다. 아이패드의 경우 USB와 외장 메모리 슬롯을 지원하지 않아 별매 액세서리가 나오면 구입해야 한다.
<이해광 기자>
애플의 스티브 잡스 최고경영자가 새 태블릿 PC ‘아이패드’를 들어보이고 있다. (A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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